이 말은 유난히 귀에 거슬렸지만, 그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소지아는 그를 막던 손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도윤은 이미 그녀의 패딩 안으로 손을 뻗었는데, 그 안에는 스웨터, 스웨터 안에는 패딩 조끼, 조끼 안에는 내복도 있었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너 할머니야? 왜 이렇게 많이 입었어?”소지아는 얼굴을 붉히며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춥단 말이야.곧 이도윤은 한가지 일을 의식했다. 분명히 이렇게 많이 입었지만 소지아는 전혀 뚱뚱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도대체 얼마나 말랐는가.그의 손바닥은 그녀의 피부에 닿았고, 그녀의 등이 무척 배기는 것을 느꼈는데, 마치 위에는 얇은 살만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언제 이렇게 말랐을까?이도윤의 방금 나타난 욕망은 깨끗이 사라졌고 심지어 보이지 않는 죄책감으로 가득찼다.소지아도 일이 어떻게 이렇게 발전했는지 몰라 불쾌하게 그 칠흑 같은 동공을 쳐다보았다.“나한테 이러면 백채원에게 들키는 거 두렵지 않니? 잊지 마,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이도윤의 냉담하고 각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나와 그녀의 일은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차례가 아니야. 방금 네가 제의한 거, 난 동의했어. 지금부터 네 아빠의 빚은 네가 갚아.”소지아는 급히 입을 열었다.“그럼 레오는…….”“내가 찾을 거야.”그가 약속을 하자 있어서 소지아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남자의 눈빛은 갈고리처럼 그녀의 몸에 떨어졌다.“그리고 너, 내가 필요로 할 때 반드시 제때에 도착해야 해.”소지아는 그가 이 말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그녀의 번쩍이는 눈물을 보며 이도윤의 차가운 손끝은 그녀의 뺨을 스치며 목소리가 경박하고 경멸했다.“나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어. 난 아직 네 몸에 대해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내가 널 건드릴 때마다 넌 죽을 만큼 괴롭겠지.”이도윤의 차가운 눈빛은 줄곧 그녀의 마음속을 꿰뚫어보았다.“이 방식보다 더 너를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 어딨지? 안 그래.”
이도윤은 그리 크지 않은 이 아파트를 살펴보았는데 곳곳에서 소지아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그는 방에 놓여진 아기의 작은 침대를 보았다. 이는 그녀가 유일하게 그 집에서 가져간 물건이었다. 이도윤은 마음이 복잡했다.소지아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따라갔을 때, 그는 한 가지 일을 깨달았다.그가 아무리 그녀를 미워해도, 그녀에 대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다. 사랑과 미움이라는 이 두 가지 복잡한 감정은 서로 뒤엉켜 있었다.마치 가시덤불이 두 사람을 매섭게 감아놓은 것처럼 피투성이로 되기 전에 절대로 달아날 수 없었다.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소지아를 심연으로 몰아넣었는데, 그 자신은 또 어찌 벼랑 끝에 서서 휘청거리지 않았겠는가.이도윤은 침대에 있는 털털한 장난감을 들었는데, 이 2년 간의 수백 일 동안, 소지아는 이 인형을 안아야만 잠을 잘 수 있었다.만약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는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었을 것이다.소지아, 매번 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의 입에는 여전히 그녀에 대한 사랑이 넘쳐흐른다.그는 그녀를 철저히 떠날 방법이 없었다.욕실에서 오랫동안 쉬었더니 소지아는 마침내 좀 좋아졌다.그녀는 천천히 땅에서 일어나 식은땀을 흘린 몸을 이끌고 한 걸음 한 걸음 거실로 향했다.그녀는 이도윤처럼 시간을 중시하는 사람은 벌써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고개를 들어 베란다 옆에 기대어 있는 사람을 보았다.두 손가락 사이에는 불빛이 반짝거렸는데, 그는 전보다 담배 중독이 훨씬 심해진 것 같다.소지아를 놀라게 한 것은 이도윤이 뜻밖에도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다.아니면 그가 자신을 짓밟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인가?여기까지 생각하자 소지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따뜻한 물 한 잔을 받아 목을 축였다.그리고 천천히 이도윤을 향해 걸어갔다.“여기서 아니면 침대에서 할 거야?” 그녀의 말투는 싸늘해서 마치 기계인 것 같았다.이도윤은 눈을 들어 창백한 그녀의 얼굴로 시선을 돌리고 연기를 한 모금
이도윤은 진환이 그에게 옷을 보내온 줄 알고 직접 걸어 나왔는데 고개를 돌려보니 뜻밖에도 임건우였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소지아를 향해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손님이야?”소지아는 잠옷을 입고 있었고, 이도윤은 목욕 수건을 둘러싸고 있었으니 아무리 봐도 부부간에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행위를 마친 모습이었다.임건우는 바보도 아니고, 설맞이 용품을 내려놓고 넋을 잃은 채 떠났다.소지아는 설명하지 않았다. 임건우가 깊이 빠질수록 오히려 위험해졌으니 이러면 그나 자신이나 모두 좋았다.이도윤은 차갑게 그 설맞이 용품들을 바라보았다.“내가 쩨쩨한 거야?”2000억 원의 위자료, 그야말로 평생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이따가 쓰레기 수거하는 아저씨한테 줄게.”이도윤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자주 오는 거야?”“내가 감기에 걸렸을 때 왔었어.”“다음은 없어.”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냉혹했다.소지아는 잠시 멈추었다가 순종하며 대답했다.“응.”이도윤이 정리를 마치고 떠날 때에야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레오에 대해서 말이야.”“찾으면 알려줄게.”그리고 문이 닫혔다.그가 한 사람을 찾는 것은 그래도 매우 쉬웠다.소계훈에게 이제 살 희망이 있었다.소지아는 소파에 주저앉아 고개를 들어 눈을 감고 한숨을 돌렸다.오후.임건우는 집에서 온 전화를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지금 출국 연수할 기회가 있는데 그가 몇년간 나갔다가 다시 귀국하기만 하면 직접 원장의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었다고 표시했다.“죄송해요, 아버지, 저 당분간 출국하고 싶지 않아요.”“이거 엄청 좋은 기회야, 내가 수를 엄청 써서 너에게 널 위해 쟁취했건만. 전국에 딱 세 명밖에 없어.”임건우는 씁쓸하게 웃었다.“이도윤이 준 거겠죠.”“나는 너와 이 대표님 사이에 무슨 일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나에게 직접 이 소식을 알려줬어. 넌 네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우리 집안을 위해, 그리고 네 동생들을 위해 잘 생각해봐.”말을 잘 듣던 임건우가 침묵하자 그의 아버
소지아는 동작을 멈추고 말투는 약간 엄숙해졌다.“아주머니, 선을 넘었네요. 난 우리 아빠와 이야기를 좀 할 테니 먼저 나가 있어요.”“네, 아가씨.” 간병인은 문을 살며시 닫았다.소지아는 평소와 같이 인내심을 가지고 소계훈을 위해 몸을 닦고 머리카락과 손톱을 다듬었다.한쪽의 심전도에서 그의 평온한 심박수를 나타내지 않았다면, 그녀는 거의 그가 이미 이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할 것이다.오늘은 날씨가 좋았는데 더는 전의 폭설이 아니었다. 그녀는 커튼을 걷어 따뜻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게 했다.“아빠, 나도 지금 점점 아빠와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요. 더 이상 깨어나지 않으면 아마 나를 볼 수 없을 거예요. 참, 나 이도윤과 이혼했어요.”소지아의 목소리는 매우 가벼웠다. 햇빛이 그녀의 입가의 미소에 떨어지자 그녀는 계속 말했다.“비록 이 2년 동안 그는 날 괴롭혔지만, 이혼할 때는 오히려 매우 대범했어요. 집, 차, 주식, 줄 거 모두 다 줘서 나도 지금 부자예요.”“나는 엄마가 떠날 때, 아빠가 나에게 인생은 아쉬움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요. 그래야 우리는 소중히 여길 줄 안다고. 그 후부터 나는 주변의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고 모든 사람을 소중히 여겼지만, 결국 나는 여전히 아무도 남길 수 없었어요.”“아빠, 또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요. 전에 우리 별장을 산 우씨 어르신이 소씨 별장을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래요. 난 그 집을 사올 거예요. 그때 레오가 아빠를 치료하면, 남은 생에 거기서 한가롭게 보내요. 내가 불효녀라서 아빠보다 먼저 떠나네요. 아빠를 보살필 수 없을 같아요.”소지아는 오후 내내 그와 말했고, 햇빛이 하늘에서 사라졌을 때, 그녀는 여전히 소계훈이 깨어난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웃었다.“역시 기적은 모두 소설에서만 일어나는군요.”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YH 그룹 대표, 거금을 들여 약혼녀를 위해 고급 예복을 주문함’ 이란 뉴스를 봤다. 아래에 예복의 사진을 보았는데, 그것은 바로
음식의 향기는 그녀의 불쾌함을 가셨다.김민아는 몇 번 휘저어 한 숟가락 떠서 입으로 불은 다음 또 조금 맛보았다.“응, 괜찮네, 좋아, 지아가 좋아할 맛이야.“네가 한 거면 나야 당연히 좋아하지.”소지아는 주방에 들어갔는데, 지금까지 유일하게 그녀의 곁에 남은 사람은 김민아뿐이었다.“돌아왔어, 아저씨는 어때?”“여전히 그대로지뭐.”“걱정하지 마, 곧 회복될 거야. 내가 오늘 너 대신해서 돈을 기부했어. 그렇게 많은 돈을 기부하다니, 내가 마음이 다 아프더라. 그래도 그렇게 많이 기부한 것은 너밖에 없어.”“넌 아주 돈 구멍에 빠졌나봐. 돈이 있어도 쓸 여유가 있어야지. 나처럼 곧 죽는 사람한텐, 아무리 많은 돈도 종이일 뿐이야. 차라리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게 낫지.”“하긴, 어차피 다 남자의 돈이니 다 써야지. 어차피 그도 그 여우에게 남겨줄 거 아니야. 흥, 그 남자는 말할 것도 없어. 내가 한 발로 차서 산에서 내려온 원수를 평생 기억해야 해. 나 요 며칠 꿈을 꾸면서 이도윤을 발로 걷어차는 거 있지.”“너도 참.” 소지아는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움직이지 마.” 김민아는 어디에서 카메라를 꺼냈는지 몰랐다. “그대로 있어, 그래 바로 이 웃음이야.”소지아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내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나야 지금 네가 건강한 틈을 타서 좀 더 찍으려는 거지. 앞으로 네가 떠나면 나도 추억으로 남겨 둘 수 있고…….”말할수록 김민아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소지아는 카메라를 들고와 부드럽게 웃기 시작했다.“그럼 필터 좀 넣어줘. 여자들은 다 예쁜 거 좋아하잖아. 나도 좀 더 웃어야겠다. 나중에 사진 볼 때, 너 기분 좀 더 좋아지게. 오늘 저녁의 자선 만찬은 우씨 집안 사람이 전적으로 꾸렸다. 그들은 경매가격의 10% 를 자선 기부한다는 말을 내걸었다. 사실 모두들 잘 알고 있었는데, 우씨 집안은 최근 자금에 문제가 생겨 물건을 좀 팔아 현금을 챙기려 했던
경비원은 소지아를 난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온 사람 중 예복을 입지 않고 패딩 한 벌을 입고 온 사람이 없었다. 그것도 안의 털이 다 나온 패딩을.소지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내 친구에게 있어요.”“미안합니다만, 그래도 친구가 와서 함께 들어가셔야 합니다.”이런 장소는 원래 사적인 자리라 소지아도 경비원의 직책을 이해할 수 있었다.들어가는 손님들도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소지아는 등을 곧게 펴고 태연하면서도 침착했다.바로 이때, 여금청이 백채원의 팔을 안고 나타났는데, 멀리서 여금청의 목소리가 들렸다.“언니, 그 인터뷰에서 예복을 보았는데, 그 위에 도합 3650개의 진짜 다이아가 박혀있다면서요? 하나하나가 모두 대표님이 언니에 대한 사랑이라니, 이런 죽마고우의 사랑이 너무 부러워요.”소지아는 손가락으로 살을 깊이 파고들었고, 아파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녀는 줄곧 뭇별이란 예복이 이도윤이 자신을 위해 디자인해주었다고 생각했고 또 그가 그렇게 많은 다이아몬드를 박아놓은 것은 예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와 백채원을 기념하는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엇다.‘10년 전부터 이도윤은 백채원을 연모해 왔구나.’꽃단장을 한 여인 몇 명에게 둘러싸인 백채원은 소지아와 눈빛을 마주치더니 싸늘하게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자신과 이도윤의 과거가 알려지지 않도록 소지아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여금청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날 식사자리에서 소지아는 모두를 불쾌하게 했고, 가까스로 소씨 집안이 파산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여금청은 또 백채원과 사이가 좋았으니 더욱이는 소지아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우리 공부 잘하는 천재잖아? 왜 이렇게 입고 왔어? 멀리서 보니까 노숙자인 줄 알았어.”경비원도 때아니게 입을 열었다.“사모님, 이 아가씨를 아십니까? 그녀는 초청장을 안 가져 왔는데, 그녀를 아신다면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백채원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모르는 사람이야.”여금청은 이 기회를 틈타 즉시 경비원에게 분부하였다.“
그녀는 하이힐을 신고 진환 앞에 가서 선글라스를 벗으며 그를 노려보았다.“또 우리 지아 화나게 했어요?”진환은 결코 한 여자의 옷차림을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지금은…….“스카인드 호텔이 클럽인 줄 아나봐요? 이렇게 입고 춤이나 추려고요?”김민아는 성격이 솔직해서 이도윤에 대한 불만이 원래 큰데다 진환이라는 그의 앞잡이를 보니 기분이 더욱 언짢았다.“그쪽 죽으면 내가 이렇게 입고 그쪽 무덤까지 찾아가서 춤 출게요.”진환도 여자와 따지기 귀찮았다.“따라 들어와요.”김민아는 초청장을 꺼내 자랑스러워하며 말했다.“필요 없어요, 난 초대 받았거든요.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 소지아는 이미 2층에 올라갔다. 전에 소계훈도 이곳에 오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그의 취미는 많지 않았는데, 유독 골동품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다.백제에서 고구려에 이르기까지, 파산하기 전에 소계훈은 적지 않게 많은 골동품을 샀는데 한가할 때 심지어 스스로 도예를 만들며 찻잔이나 그릇을 제작했는데 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만약 증거가 확실하지 않았다면, 소지아는 그렇게 생활의 정취가 물씬 풍긴 아저씨가 그렇게 미친 짓을 할 줄은 도무지 생각지도 못했다.소지아는 고풍스러운 건물을 누비며 유리 뒤의 소장품을 보았는데, 그중 여러 개가 모두 눈에 익은 것을 발견했다. 소계훈이 전에 수집한 보배들이었다.그중 한 나무로 만든 불상 돈주머니에는 또 하나의 작은 이빨자국이 있었는데, 이는 그녀가 6살 되던 해에 소계훈이 돈주머니에 사탕이 있다고 농담을 해서 세게 깨물어 생긴 자국이었고, 하마터면 이빨이 떨어질 뻔했다.이로 인해 작은 이빨 자국이 하나 더 생긴 돈주머니는 이 목조품을 더욱 귀엽고 깜찍하게 만들었다.지난날의 아름다운 기억이 떠오르자, 소지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어릴 때처럼 유리에 엎드려 한참동안 떠나려 하지 않았다.자신이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을 떠올리자 소지아는 정신을 차리며 몸을 돌렸고, 동시에 같은 부스 앞에 있는 이도윤과 눈을 마주쳤다.그는 정말 아주
김민아가 자리에 앉자, 연회장의 불빛도 어두워졌다. 이때 백채원은 목소리를 낮추며 협박했다.“김민아, 당신 너무 날뛰지 않는 게 좋을 텐데.”“네? 내가 뭘 했다고 날뛴다는 거죠? 난 당신이 상간녀란 것을 밝히는 거야말로 날뛰는 건 줄 알았단 말이에요.”어두컴컴한 불빛이 백채원의 얼굴을 비추자 그녀의 안색을 무척 창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김민아는 오히려 즐겁게 웃었다.“난 당신이 화가 나면서도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는 모습 보기 좋아해요. 백채원 씨, 당신이 한 그 일들, 난 이미 증거를 준비했어요. 만약 또 나를 건드리고 나와 지아를 도발한다면, 나는 그 증거들 공개할지도 몰라요. 내가 만약 당신이라면, 지금 이도윤 씨를 얻은 이상, 밖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하게 있었을 거예요. 사람이라면, 사람 같은 짓을 해야죠.”백채원은 눈을 부릅뜨고 더는 말을 하지 못했다.소지아는 이도윤과 헤어진 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남들 눈엔 그들이 서로 낯선 사람처럼 보였다.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의 표정은 똑같이 차가웠고, 남들이 10억, 20억을 부르든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았다.아무튼 남이 떠들썩하든 말든 그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경매가 막바지에 이르자, 우 사장은 직접 무대에 올라 사회를 맡았다.“다음은 역사가 아주 유구한 경매품인데, 이미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죠.”대형 스크린에 고풍스러운 정원을 가진 고택이 나타났다.소씨 고택은 소씨 집안 조상님이 지은 것으로, 후에 다시 리모델링하여 역사를 보존한 동시에 또 새로운 스타일을 추가했다. 가장 관건적인 것은 이 고택의 지반이 매우 좋다는 것이다.이는 현재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에 있어, 스스로 안에서 살든 내놓아서 비즈니스를 하든 모두 괜찮았다.소지아는 그 익숙한 정원을 바라보았다. 매화는 이미 꽃망울이 맺혀 머지않아 필 것이다.그녀는 소계훈이 나무 밑에 약초를 많이 묻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시집가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