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향기는 그녀의 불쾌함을 가셨다.김민아는 몇 번 휘저어 한 숟가락 떠서 입으로 불은 다음 또 조금 맛보았다.“응, 괜찮네, 좋아, 지아가 좋아할 맛이야.“네가 한 거면 나야 당연히 좋아하지.”소지아는 주방에 들어갔는데, 지금까지 유일하게 그녀의 곁에 남은 사람은 김민아뿐이었다.“돌아왔어, 아저씨는 어때?”“여전히 그대로지뭐.”“걱정하지 마, 곧 회복될 거야. 내가 오늘 너 대신해서 돈을 기부했어. 그렇게 많은 돈을 기부하다니, 내가 마음이 다 아프더라. 그래도 그렇게 많이 기부한 것은 너밖에 없어.”“넌 아주 돈 구멍에 빠졌나봐. 돈이 있어도 쓸 여유가 있어야지. 나처럼 곧 죽는 사람한텐, 아무리 많은 돈도 종이일 뿐이야. 차라리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게 낫지.”“하긴, 어차피 다 남자의 돈이니 다 써야지. 어차피 그도 그 여우에게 남겨줄 거 아니야. 흥, 그 남자는 말할 것도 없어. 내가 한 발로 차서 산에서 내려온 원수를 평생 기억해야 해. 나 요 며칠 꿈을 꾸면서 이도윤을 발로 걷어차는 거 있지.”“너도 참.” 소지아는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움직이지 마.” 김민아는 어디에서 카메라를 꺼냈는지 몰랐다. “그대로 있어, 그래 바로 이 웃음이야.”소지아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내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나야 지금 네가 건강한 틈을 타서 좀 더 찍으려는 거지. 앞으로 네가 떠나면 나도 추억으로 남겨 둘 수 있고…….”말할수록 김민아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소지아는 카메라를 들고와 부드럽게 웃기 시작했다.“그럼 필터 좀 넣어줘. 여자들은 다 예쁜 거 좋아하잖아. 나도 좀 더 웃어야겠다. 나중에 사진 볼 때, 너 기분 좀 더 좋아지게. 오늘 저녁의 자선 만찬은 우씨 집안 사람이 전적으로 꾸렸다. 그들은 경매가격의 10% 를 자선 기부한다는 말을 내걸었다. 사실 모두들 잘 알고 있었는데, 우씨 집안은 최근 자금에 문제가 생겨 물건을 좀 팔아 현금을 챙기려 했던
경비원은 소지아를 난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온 사람 중 예복을 입지 않고 패딩 한 벌을 입고 온 사람이 없었다. 그것도 안의 털이 다 나온 패딩을.소지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내 친구에게 있어요.”“미안합니다만, 그래도 친구가 와서 함께 들어가셔야 합니다.”이런 장소는 원래 사적인 자리라 소지아도 경비원의 직책을 이해할 수 있었다.들어가는 손님들도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소지아는 등을 곧게 펴고 태연하면서도 침착했다.바로 이때, 여금청이 백채원의 팔을 안고 나타났는데, 멀리서 여금청의 목소리가 들렸다.“언니, 그 인터뷰에서 예복을 보았는데, 그 위에 도합 3650개의 진짜 다이아가 박혀있다면서요? 하나하나가 모두 대표님이 언니에 대한 사랑이라니, 이런 죽마고우의 사랑이 너무 부러워요.”소지아는 손가락으로 살을 깊이 파고들었고, 아파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녀는 줄곧 뭇별이란 예복이 이도윤이 자신을 위해 디자인해주었다고 생각했고 또 그가 그렇게 많은 다이아몬드를 박아놓은 것은 예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와 백채원을 기념하는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엇다.‘10년 전부터 이도윤은 백채원을 연모해 왔구나.’꽃단장을 한 여인 몇 명에게 둘러싸인 백채원은 소지아와 눈빛을 마주치더니 싸늘하게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자신과 이도윤의 과거가 알려지지 않도록 소지아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여금청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날 식사자리에서 소지아는 모두를 불쾌하게 했고, 가까스로 소씨 집안이 파산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여금청은 또 백채원과 사이가 좋았으니 더욱이는 소지아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우리 공부 잘하는 천재잖아? 왜 이렇게 입고 왔어? 멀리서 보니까 노숙자인 줄 알았어.”경비원도 때아니게 입을 열었다.“사모님, 이 아가씨를 아십니까? 그녀는 초청장을 안 가져 왔는데, 그녀를 아신다면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백채원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모르는 사람이야.”여금청은 이 기회를 틈타 즉시 경비원에게 분부하였다.“
그녀는 하이힐을 신고 진환 앞에 가서 선글라스를 벗으며 그를 노려보았다.“또 우리 지아 화나게 했어요?”진환은 결코 한 여자의 옷차림을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지금은…….“스카인드 호텔이 클럽인 줄 아나봐요? 이렇게 입고 춤이나 추려고요?”김민아는 성격이 솔직해서 이도윤에 대한 불만이 원래 큰데다 진환이라는 그의 앞잡이를 보니 기분이 더욱 언짢았다.“그쪽 죽으면 내가 이렇게 입고 그쪽 무덤까지 찾아가서 춤 출게요.”진환도 여자와 따지기 귀찮았다.“따라 들어와요.”김민아는 초청장을 꺼내 자랑스러워하며 말했다.“필요 없어요, 난 초대 받았거든요.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 소지아는 이미 2층에 올라갔다. 전에 소계훈도 이곳에 오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그의 취미는 많지 않았는데, 유독 골동품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다.백제에서 고구려에 이르기까지, 파산하기 전에 소계훈은 적지 않게 많은 골동품을 샀는데 한가할 때 심지어 스스로 도예를 만들며 찻잔이나 그릇을 제작했는데 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만약 증거가 확실하지 않았다면, 소지아는 그렇게 생활의 정취가 물씬 풍긴 아저씨가 그렇게 미친 짓을 할 줄은 도무지 생각지도 못했다.소지아는 고풍스러운 건물을 누비며 유리 뒤의 소장품을 보았는데, 그중 여러 개가 모두 눈에 익은 것을 발견했다. 소계훈이 전에 수집한 보배들이었다.그중 한 나무로 만든 불상 돈주머니에는 또 하나의 작은 이빨자국이 있었는데, 이는 그녀가 6살 되던 해에 소계훈이 돈주머니에 사탕이 있다고 농담을 해서 세게 깨물어 생긴 자국이었고, 하마터면 이빨이 떨어질 뻔했다.이로 인해 작은 이빨 자국이 하나 더 생긴 돈주머니는 이 목조품을 더욱 귀엽고 깜찍하게 만들었다.지난날의 아름다운 기억이 떠오르자, 소지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어릴 때처럼 유리에 엎드려 한참동안 떠나려 하지 않았다.자신이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을 떠올리자 소지아는 정신을 차리며 몸을 돌렸고, 동시에 같은 부스 앞에 있는 이도윤과 눈을 마주쳤다.그는 정말 아주
김민아가 자리에 앉자, 연회장의 불빛도 어두워졌다. 이때 백채원은 목소리를 낮추며 협박했다.“김민아, 당신 너무 날뛰지 않는 게 좋을 텐데.”“네? 내가 뭘 했다고 날뛴다는 거죠? 난 당신이 상간녀란 것을 밝히는 거야말로 날뛰는 건 줄 알았단 말이에요.”어두컴컴한 불빛이 백채원의 얼굴을 비추자 그녀의 안색을 무척 창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김민아는 오히려 즐겁게 웃었다.“난 당신이 화가 나면서도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는 모습 보기 좋아해요. 백채원 씨, 당신이 한 그 일들, 난 이미 증거를 준비했어요. 만약 또 나를 건드리고 나와 지아를 도발한다면, 나는 그 증거들 공개할지도 몰라요. 내가 만약 당신이라면, 지금 이도윤 씨를 얻은 이상, 밖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하게 있었을 거예요. 사람이라면, 사람 같은 짓을 해야죠.”백채원은 눈을 부릅뜨고 더는 말을 하지 못했다.소지아는 이도윤과 헤어진 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남들 눈엔 그들이 서로 낯선 사람처럼 보였다.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의 표정은 똑같이 차가웠고, 남들이 10억, 20억을 부르든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았다.아무튼 남이 떠들썩하든 말든 그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경매가 막바지에 이르자, 우 사장은 직접 무대에 올라 사회를 맡았다.“다음은 역사가 아주 유구한 경매품인데, 이미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죠.”대형 스크린에 고풍스러운 정원을 가진 고택이 나타났다.소씨 고택은 소씨 집안 조상님이 지은 것으로, 후에 다시 리모델링하여 역사를 보존한 동시에 또 새로운 스타일을 추가했다. 가장 관건적인 것은 이 고택의 지반이 매우 좋다는 것이다.이는 현재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에 있어, 스스로 안에서 살든 내놓아서 비즈니스를 하든 모두 괜찮았다.소지아는 그 익숙한 정원을 바라보았다. 매화는 이미 꽃망울이 맺혀 머지않아 필 것이다.그녀는 소계훈이 나무 밑에 약초를 많이 묻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시집가서 아이
김민아는 화가 나서 이가 근질근질했다. 이 세상에 어떻게 이런 얄미운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당신은 그녀의 남자를 빼앗아 사모님의 자리에 올라갔는데, 이것으로 아직 부족한 거예요?”백채원은 콧방귀를 뀌었다.“그녀만 없었다면 난 진작에 도윤 씨에게 시집갔을 거예요. 소지아가 내 남자를 빼앗았죠.”“백채원 씨 정말 너무 뻔뻔하네요. 기네스 세계 기록을 신청해봐요. 백 년 정도는 아무도 당신의 기록을 깨뜨릴 수 없을 걸요. 난 나 자신이 이미 충분히 뻔뻔하다고 생각했는데, 백채원 씨와 비교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네요. 당신은 정말 이 세상에서 최고로 뻔뻔스러운 사람이니까요.”“김민아 씨, 말 좀 똑바로 했으면 좋겠네요.” 백채원은 두 손으로 가슴을 안고 차갑게 협박했다.“에이, 화 났어요?” 김민아는 항상 사람을 화병 나게 죽게 하는 능력이 있었다.“지금 화난 사람은 내가 아닐 텐데요.”김민아의 표정은 담담하여 도탄에 빠진 소지아와 선명한 대조를 이루었다.소지아는 이미 가격을 1000억으로 불렀고 이도윤은 그녀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 지금 그는 500억만 더 추가하면 순조롭게 소씨 고택을 따낼 수 있었다.우 사장은 이도윤이 카드를 들지 않는 것을 보고 그제야 조심스럽게 물었다.“다른 가격은 없나요?”“1000억 한 번.”이도윤의 바지 주머니 속의 핸드폰은 또 한 번 끊임없이 진동했다.“1000억 두 번.”김민아도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이것은 이미 고택의 다툼이 아니라 두 여자가 이도윤의 마음속에 있는 지위의 전쟁이었다.그의 바지 주머니의 핸드폰은 다시 한번 진동했다.“1000억…….”우 사장은 이미 망치를 들어올렸고, 이때 이도윤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1500억.”소지아의 몸은 가볍게 떨렸다. 그녀는 자신이 여지없이 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백채원은 입가를 구부리고 웃으며 승리자의 미소를 지었고, 눈을 흘기며 김민아에게 말했다.“내가 말했죠,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도윤 씨는 모두 나에게
인해로의 야경은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널찍한 아스팔트 길 양쪽에 가로등이 밝은 불빛을 반짝이며 마치 천국으로 가는 길처럼 보이지 않는 곳까지 뻗어 있었다.소지아는 차창을 내려 바닷바람을 쐬었다.쌀쌀한 바닷바람이 패딩을 뚫고 불어와 그녀의 온몸을 차갑게 만들었다.김민아는 핸들을 잡으면서 그녀를 일깨워주었다.“감기에 걸릴라.” “조금만 더 쐴게.” 소지아는 차창에 엎드려 팔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고 자유로운 바람을 느꼈다.“민아야, 내가 죽으면 너 내 유골 바다에 뿌려.”김민아는 바로 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길가에 세웠다.“지아야, 밤중에 이런 농담하지 마. 하나도 안 웃겨.”소지아는 차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바다냄새가 나는 바람을 만끽했다.“난 원래 고택을 산 다음, 내가 죽을 때, 네가 날 우리 집 정원의 그 매화나무 아래에 묻으라고 하고 싶었어. 나도 거기서 자랐으니 이제 거기로 돌아가야 하잖아. 어차피 우리 아빠는 평생 나와 그 약초들을 볼 수 없을 테니까. 그런데…….”소지아는 여기까지 말할 때 멈추었다.“그는 나에게 이 기회를 주지 않았어. 아무튼 됐어, 어차피 죽으면 모두 먼지로 변하는 거니까 어디에 묻혀도 별 차이가 없겠지.”김민아는 이미 그녀를 안고 울음을 터뜨렸다.“왜 차이가 없어? 네가 소씨 집안에 묻혀야 내가 널 만나고 싶을 때 찾아가서 제사를 지내줄 수 있잖아. 네가 바다에 묻히면, 내가 잠수라도 배워서 널 찾아가야 하는 거 아니니?”소지아는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너도 참, 엄청 귀엽다니까.”“지아야, 봐봐, 넌 웃는 게 정말 예뻐, 많이 좀 웃어.”“좋아.” 소지아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사실 이렇게 많은 일을 겪으면서 나도 많이 터득했어. 인생은 바로 이렇다는 것을. 얻고 싶은 무언가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수록 더욱 얻기 어려워.”“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난 전에 그렇게 전심전력으로 한 사람을 사랑한 적이 있었기에 글 속에만 존재하는 그 감정을 체득했어. 지금은 모두 바람을 따라
김민아가 사장님의 곁으로 달려가 주문을 더 하는 틈을 타서 소지아는 방금 김민아가 그녀에게 몰래 찍어준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었다.그녀는 바다 사진 한 장을 찍은 다음 ‘머나먼 곳’이라는 글과 함께 sns에 올렸다.소지아는 지금 그녀의 집 아래에 차 한대가 세워져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이도윤은 소지아가 연회에서 떠나는 그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녀가 기부한 1000억 원을 생각하면, 마치 그녀가 건물에서 뛰어내린 날처럼 그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그는 답을 원했다.소지아와 김민아는 줄곧 돌아오지 않아 그는 이렇게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진환이 입을 열었다.“대표님, 사모님은 아직 바비큐를 드시고 있어서 조만간 돌아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그녀는 어디에 있지?”“보아하니 인해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사모님 방금 sns를 올렸습니다.”이도윤은 가장 빨리 휴대전화를 켰는데, 그의 sns는 여전히 민백현이 올린 링크였다. ‘충격! 계란후라이를 자주 먹으면 뜻밖에도 이런 병에 걸리다니.’그리고 시간은 한 시간 전이었다.“언제 올렸지?”“22분 전에요.” 진환은 이도윤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을 보고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대표님은 보이지 않는 겁니까?”이도윤은 휴대전화를 꽉 쥐고 이를 갈며 말했다.“날 삭제했군.”이것은 매우 뻘쭘한 상황이었다. 보스를 삭제하고 자신을 삭제하지 않았다니. 진환은 또 조심스럽게 그에게 일깨워주었다.“사모님은 또 새로운 닉네임과 프로필 사진을 바꾸었습니다.”이도윤은 이미 그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았다.소지아의 프로필 사진은 이미 그녀 본인으로 바뀌었다. 어두컴컴한 가로등 아래, 부드러운 불빛은 그녀의 희미한 옆모습을 그려냈고, 바람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하늘하늘하게 불었다. 그녀의 입가의 미소는 오히려 유난히 부드럽게 만들며 성숙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진이었다.이도윤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어루만졌지만, 차가운 스크린밖에 느낄 수 없었다.그녀는 죽더라도 커플
진환은 어이 없어 하며 그녀의 호칭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말하자면, 그 앞잡이도 당신보다 못 생겼는데. 그는 줄곧 표정도 없어서 얼굴을 이렇게 하고 있단 말이에요.”김민아는 또 진환을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진환은 얼른 그녀를 끌고 차에 태웠다. 그리고 김민아는 조수석을 두드렸다.“오빠, 잘 생겼는데, 내가 책임질게요.”진환이 막 거절하려 하자 김민아는 또 한마디 덧붙였다.“내가 개를 엄청 잘 키우는데, 지난번에 난 우리 집 개를 뚱뚱하고 튼튼하게 키워서…….”소지아는 이곳에서 이도윤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얼른 불안함을 억누르고 평온한 표정으로 물었다.“민아는…….”이도윤은 담배꽁초를 끄고 또박또박 말했다.“진환이 집으로 데려다 줄 거야.”소지아는 진환이 나쁜 짓을 할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그녀와 이도윤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그는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있었고, 작은 눈송이가 부드럽게 그의 곁에서 춤을 추며 매우 아름다운 화면을 이루었다. 그는 소지아를 향해 바라보았다.“얘기 좀 할까?”소지아는 눈빛조차 그에게 주지 않았다.“나 최근에 말 아주 잘 들었는데. 아무런 남자와 접촉하지 않은데다 선배 연락처조차도 지웠어. 그리고 모기도 수컷이라면 난 멀리 도망쳤거든.”“그래서 나까지 지운 거야?” 이도윤은 이를 악물었다.“네 전화는 삭제하지 않았으니 난 여전히 부르는 대로 갈 수 있어.”“소지아.”“날 데려다줄 필요 없어. 택시 잡았으니까.”소지아는 도망치듯 차에 올라갔고, 문을 닫으려 할 때, 남자의 손이 차 문을 막았다. 그의 손목에 있는 수백억짜리 손목시계는 가로등 아래에서 찬란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이도윤은 키가 아주 컸고, 훤칠한 몸매는 차 옆에 서서 뒤의 가로등 빛을 막았다.흩날리는 눈송이는 가로등 아래에서 춤을 추다 떨어지더니 순간 그의 어깨와 머리에 두꺼운 눈이 쌓였다.그의 긴 팔은 차문 가장자리에 있었고 강한 카리스마는 소지아를 향해 덮쳤다.칠흑 같은 동공은 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