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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도윤은 고집불통인 과거 자신과 꼭 닮은 세찬을 보며 그의 순진함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아이가 된다. 시련과 고난을 겪어야 새로운 인생 경험이 생기는 법이니까.

이런 경험은 옆에서 말해줘도 들리지 않으니 본인이 직접 겪어야 했다.

도윤은 오만한 세찬을 비웃지 않았다. 신은 공평하니 예정된 일은 반드시 오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도윤은 세찬이 단순한 애인이 아니라 민아를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걸 이미 알아차렸다.

괜찮다, 어차피 사랑의 힘이 다 바꿀 테니까.

세찬은 말을 하면서 다시 카메라를 쳐다보았고, 영상에는 해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민아의 모습이 담겨 있었는데 전보다 훨씬 더 정서적으로 안정된 모습이었다.

이번에 도윤의 제안이 옳았던 것 같다. 민아에겐 친구와 아이들의 치유가 필요했다.

“요즘 집안이 시끄러워서 3개월만 머물게 했다가 다시 데리러 올 거야.”

이번 민아의 유산으로 세찬은 화가 나서 민아를 위해 미친 짓을 했고, 약혼 상대는 지금까지도 중환자실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상대 역시 돈 있고 권력 있는 재벌 가문이라 고작 애인 때문에 큰 짓을 벌인 세찬의 입지가 난처해졌다.

결혼이 무산되고 두 가문 사이에 원한이 생기자 강씨 어르신도 크게 동요하며 그 역시 애인 때문에 세찬이 지나친 화를 불러왔다는 생각에 이번 기회에 민아도 함께 처리할 생각이었다.

하여 이번 도윤의 제안에 세찬이 동의한 것이다.

“3개월?”

도윤이 피식 웃었다.

“네가 생각보다 그 여자를 더 사랑하는데 다만 그걸 깨닫지 못하는 건 아니야?”

이렇게 큰일이 생겼으니 3개월은 무슨, 3년이 지나도 강씨 가문이 잠잠할지 미지수였다.

“네가 그 아가씨한테 극악무도하게 굴어 남은 인생마저 망쳐버렸다고 들었는데.”

“본인이 자초한 거지.”

그 여자를 언급하는 세찬의 목소리에서 잔인한 냉기가 느껴졌다.

“넌 설마 평생 형수님을 섬에 둘 생각이야?”

“말했잖아, 이번엔 자유를 줄 거라고.”

세찬이 알고 있는 도윤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지아와 섬 의사들의 치료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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