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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지아는 비행기에서 도윤이 눈 속에서 지윤이를 안는 장면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말 나쁜 엄마였다.

이제 겨우 만났는데 결국 다시 아이의 손을 놓아야 했으니, 지금 지윤의 마음은 얼마나 슬플까?

지아는 유리창에 손을 얹은 채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지아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눈 속 깊은 곳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사라지는 부자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헤어지면 언제 다시 아들을 만날 수 있을까.

비행기는 섬을 향해 날아갔고 지아는 한참이 지나서야 아들과의 이별을 극복했다.

착륙하기도 전에 민아의 등 뒤로 소망이 옷깃을 붙잡고 있었고, 앞에 있는 해경이와 독수리 병아리 잡기 놀이를 하는 모습에 들리지 않아도 그들이 무척 신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헬리콥터 소리가 들리자 민아도 움직임을 멈추고 아이와 함께 지아를 마중 나왔다.

일주일 동안 만나지 못했고 세찬이 없어서인지 기분이 한결 나아진 민아는 안색도 전처럼 창백하지 않고 좋아 보였다.

“지아야.”

“엄마!”

두 아이가 새끼 고양이처럼 지아를 에워쌌다. 두 아이를 다시 만난 사실에 기뻐해야 했지만 지아는 두 아이의 얼굴을 보며 지윤을 떠올렸다.

지윤이 홀로 그들의 짐을 짊어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왜 기분이 안 좋아? 개도윤이 또 괴롭혔어?”

민아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당장이라도 따지러 갈 기세였다.

“아니, 말하자면 길어. 나중에 말해줄게.”

지아는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추스르며 말했다. 이미 큰 잘못을 하고 왔으니 두 아이에게까지 상처를 줄 수 없었다.

“이모 말씀 잘 들었어?”

“네!”

새처럼 입을 모아 재잘거리는 두 아이는 무척 귀여웠다.

민아가 웃었다.

“앞으로는 이모라고 부르지 마. 몰라 이젠, 그냥 내 아들딸 삼을래. 앞으로는 엄마라고 불러주면 고맙겠어!”

“그래, 애들 이뻐해 주는 사람 많으면 나야 좋지. 민아야, 나 배고파 죽겠어.”

“오늘 너 올 줄 알고 주방에 다 준비해달라고 했어. 개도윤이 나쁘긴 해도 너한테는 정말 잘해주긴 하나 봐. 이 섬엔 정말 모든 게 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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