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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당신은 성연신의 곁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 없어요

방 안.

옷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물침대에 누워있던 알몸의 여자가 깜짝 놀라며 꺅 소리를 질렀다.

모든 증거가 고스란히 펼쳐져 있었다. 심지안이 목격한 심연아와 강우석이 몸을 섞던 그 날의 광경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녀는 이미 지나간 일이라 덤덤해진 줄 알았으나 같은 일이 생생히 눈앞에 펼쳐지니 또다시 위 속에서 메스꺼움이 기어올랐다.

그녀가 역겨움에 헛구역질을 할 때 귓가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욱은 성연신과 오랫동안 함께 해왔기에 일을 신속하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데에 매우 능했다. 그는 곧바로 진유진과 남자를 떨어뜨려 놓고 핸드폰으로 현장에 널브러져 있는 증거 사진을 찍은 뒤 심지안과 진유진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아래로 내려가자 진유진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말했다.

“난 아직 저놈을 때리지도 못했어요. 왜 날 끌어낸 건데요?”

“에너지를 무의미한 곳에 사용하지 마세요.”

심지안이 누군가와 똑 닮은 말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심지안 씨, 대표님께서 차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친구분은 제가 택시를 태워 보낼게요.”

성 대표님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선 안 된다.

심지안이 여전히 흐느끼고 있는 진유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전 유진이와 함께 갈 거예요.”

정욱은 성연신의 말을 떠올리고는 단호히 말했다.

“제가 친구분을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가는 길에 조금 전 찍은 사진도 보내드리고요.”

심지안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진유진이 정욱의 팔에 이끌려 택시를 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효율적이다.

하지만 왜 이렇게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걸까.

심지안이 차에 돌아가자 그녀를 한 번 슥 훑어본 성연신이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발견하고는 이마를 찌푸렸다.

“얼굴색이 왜 그래요?”

“아니에요... 조금 전 그 장면이 너무 역겨워서요.”

성연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운전대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

30분 뒤 중정원.

홍교은은 성연신의 차가 보이자 멈추기도 전에 달려가 애처로운 얼굴로 말했다.

“연신아, 오빠가 조사를 받으러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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