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171 - Chapter 180
1170 Chapters
제171화 출처를 찾아내
강씨 집안의 WS그룹이 오늘과 같은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모두 강무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다만 존재를 드러내지 않은 채 막후에서 조종하다 보니 아무도 모를 뿐.저들은 무진을 마냥 능력 없는 아랫사람으로만 치부했다. 무진의 실력을 간과한 채.운경은 조카 무진이 충분히 기댈 수 있을 만큼 든든하다는 걸 깨달았다.잠시 고민하던 운경이 무진의 말에 동의했다.“네가 하기로 결심한 이상 난 무조건 지지하도록 할게.”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학교.오전 수업시간, 해가 서쪽에서 뜨기라도 했는지 성연이 책상에 엎드려 자지도 않고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그런 성연의 모습이 상당히 의아스러웠다.어떤 선생님들은 꽤 기뻐하기도 했다.송성연이 생각만큼 그렇게 고집스럽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살았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하며.선생님들을 가장 기쁘게 한 것은 성연에게 문제를 풀게 한 것이다.성연도 거침없이 답을 말했다.거의 모든 선생님이 수업 중에 성연을 호명해서 문제에 답하게 했다.그리고 역시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문제들이었다.송성연이 만점으로 북성남고에 편입했다는 말이 진작부터 돌았었다.그러니 선생님들이 성연의 실력을 측정해 보고 싶어 하는 것도 당연할 터.예전엔 성연이 줄곧 잠을 자고, 교장선생님의 사전 지시가 있어서 선생님들도 못 본 척할 수밖에 없었다.성연의 변화에 선생님들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어느 선생님이든 성적 좋은 학생을 좋아할 수밖에.문제에 답을 마친 성연이 자리에 앉았다.그러자 선생님이 웃음을 멈추지 않으며 칭찬했다.“송성연 학생은 평소에 잠만 자는 것 같더니 안 보는 데서 열심히 공부한 모양이야. 이건 지난 번 시험 문제였는데, 아무도 맞추지 못 했어. 그런데 송성연 학생이 맞추다니. 평소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걸 증명했구나. 모두 이 답안을 본보기로 삼아야겠디.”선생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반장이 앞장서서 박수를 쳤다.그리고 많은 시선이 성연에게로 향했다.만약 한 선생님만 칭찬했다면 그들도 믿지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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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그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성연의 엄숙한 표정을 본 서한기가 참지 못하고 삐딱하게 말했다.“보스, ‘스카이 아이’ 조사하러 간 것 아니었습니까? 왜 그렇게 오랫동안 진전이 없습니까? 거꾸로 강씨 집안을 걱정하기 시작한 것 같네요? 진짜 거기에 빠진 건 아니겠지요?”예전에는 송성연이 누구에게도 이러는 걸 본 적이 없었다.특별히 가까운 사람을 제외하고는 이런 대우를 받은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송성연은 귀찮은 일을 무척이나 사람이다.조금이라도 귀찮다고 여겨지거나 일을 하는 데 머리를 써야 한다든지 하면 바로 한 두발짝 뒤로 물러섰다.그런 그녀가 자발적으로 귀찮은 일에 손댄다? 그건 그녀 마음속에 차지한 크기가 결코 작지 않다는 의미.송성연이 강씨 집안에 있다 보니 서한기도 그 집안의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요즘 강씨 집안 WS그룹과 관련한 소문들로 떠들썩했다.그도 약간 들은 바가 있었다.강씨 그룹의 회장이 입원을 했다는데 성연이 이 약을 찾는 것은 아마 그 회장을 염두에 둔 것이리라.‘참 희한하기도 하지.’웃을 듯 말 듯, 다소 서늘한 표정의 성연이 서한기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내 일을 네가 따져?”성연 자신도 사실 어떤 마음인지 잘 모르겠다.그녀의 직감이 말하고 있었다. 절대 이 일을 좌시해선 안된다고.마음이 가는 대로 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 마음을 따라 움직였을 뿐.하물며 그녀가 이렇게 하는 게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몸이 괜찮았을 때, 할머니는 그녀에게 무척 잘해주었어. 나 대신 화도 내주시고.’살아 계실 때 외할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은혜를 알고 보답해야 한다고.결국 자신이 이러는 것 모두 은혜에 보답하려는 것이다.이런 차원에서 보면, 빠져들고 말고는, 그녀가 고려해야 할 문제가 아니었다.강씨 집안 사람들 모두 그녀에게 잘해 준다.의술인으로서 사람이 죽어가는 걸 보고도 구해주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이렇게 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서한기가 말하는 그런 게 아니야.’성연의 위협적인 목소리에 서한기는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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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괜히 잘해주지 않았어
서한기는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명령을 받고 즉시 사람을 보내 이 일을 처리하게 했다.그날 일은 정확하게 처리됐다.저녁에 집으로 돌아간 성연이 무진과 함께 식탁에 앉아 밥을 먹었다.시간이 지나면서 집안의 요리사들도 성연의 입맛을 파악하고 매번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 절반, 무진이 늘 먹던 음식 절반이 식탁에 놓였다. 강씨 집안에서 성연이 대접받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해 주었다.절반쯤 식사를 했을 때 성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최근 밴드에 가입했어요. 밴드 활동이 있어서 앞으로 2시간쯤 늦게 집에 올 거예요.”무진에게 일부러 이 정보를 흘렸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위해.고등학생이 취미 동아리에 참여하는 거야 정상적인 일일 테니.“운전기사에게 좀 늦게 데리러 가라고 하지. 아니면 네가 바뀐 시간을 기사에게 알려주든가.”무진은 성연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주주들과 둘째, 셋째 숙부 쪽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성연이 쪽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성연이 원하는 걸 최대한 들어줄 뿐.“고마워요.” 생각해 보던 성연도 감사 인사를 했다.할머니는 병원에 계시니 무진의 미간엔 늘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가라앉은 기운이 왠지 무거웠다.무진이 힘들어하는 것을 느낀 성연이 주저주저 위로의 말을 꺼냈다.“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할머니 좋아지실 거예요.”“응.” 무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비록 단순한 말 몇 마디였지만, 무진의 얼굴이 많이 풀린 걸 볼 수 있었다.다음 일.성연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보건실로 달려갔다.보건실은 이미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귀족 학교 북성남고는 결코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그래서 보건실도 넓고 컸다. 어젯밤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한기는 보건실 내에 독립된 공간을 따로 만들었다.내부는 사한기가 깨끗이 정리해 두었다. 그만 열쇠를 가지고 있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다.모두 어린 학생들이라 이쪽과 연관되었을 리 만무하고.보더라도 의료기구인 줄 알고 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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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곧 회사를 접수하기 위해 무진이 해야 할 일이 많았다.한동안은 성연에 대해서도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병원에 더 있어도 별다른 진전이 없자 고모부 조승호가 퇴원을 권했다.“병원에 계시는 게 엄마에게 좀 더 좋지 않을까요? 병원에서 간호사가 더 잘 돌볼 수 있을 테니까.” 운경은 엄마의 퇴원에 찬성하지 않았다.“똑같아. 집에 가셔서 익숙한 것들을 보시면 장모님 마음이 좀 더 좋아지실 테고, 병세에도 도움이 되겠지.” 조승호는 언제나처럼 사심이 없었다.그저 어떻게 해야 장모님이 더 좋아지실까, 하는 마음 외에는.“알았어요.” 운경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저녁 무렵. 수업을 마친 성연이 무진과 함께 안금여를 강씨 고택으로 모셔갔다.집안에 있던 집사와 고용인들이 모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선대 회장부터 지금까지 몇 십 년의 세월을 모셨던 안금여의 이런 모습을 본 집사는 눈물 범벅이었다.“마님, 어찌, 어찌 이런 일이?”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며 안금여 앞으로 다가갔다.집사를 알아보지 못한 안금여는 그저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을 뿐이다. 멍한 눈을 한 채.바라보던 운경도 가슴이 아파왔다. 슬쩍 고개를 돌리며 눈물을 훔쳤다.집안의 고용인들을 모두 해산시긴 운경이 입을 열었다.“집사님, 우린 요즘 무척 바빠요. 집사님이 집에 있으면서 엄마를 잘 보살펴야 해요. 생각이 짧은 고용인들에게 빈틈을 주지 않도록 하시고요.”지금의 안금여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평소 고용인들에게 엄격했었다.일부 고용인들은 원한을 품을 수도 있기 마련.지금의 안금여는 어떤 짓을 하더라도 아무 말도 못할 것이다.운경은 곁에서 돌볼 마음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할 때도 많을 터였다.자신이 곁에 없을 때, 엄마가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이었다.사실 엄마를 누구에게 맡겨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집사는 이 집안 사람이라 할 만큼 믿을 수 있었다.“아가씨, 걱정 마세요. 제가 부인을 잘 모시겠습니다.” 그러며 안금여를 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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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난처하게 하지 마십시오
성연에게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을 운경은 모르고 있었다.이 기회를 빌려서 할머니 안금여의 몸을 검사해 보려는.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 양도 적고 썩 정확하지도 않았다.직접 검사해 보아야 할머니 치매의 구체적인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다.또 할머니의 몸 상태에 근거해야만 가장 적절한 약을 조제할 수 있고.할머니의 몸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했다.마침, 다음 날이 주말이었다.송성연은 안금여 곁을 지키려 고택에 왔을 때, 무진과 운경이 모두 없었다.성연이 집사에게 말했다.“할머니를 모시고 나가서 기분을 좀 전환하고 싶어요. 뭐가 튀어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바깥의 공기가 그래도 좀 신선하죠. 늘 안에 갇혀 계시면 건강 회복에도 좋지 않아요.”이유는 아주 충분했다.평소 안금여는 성연을 좋아했지만, 집사의 눈에 송성연은 여전히 외부인인 뿐이었다.아직 경계심을 다 지우지 못한 집사는 성연처럼 어린 여자아이가 안금여를 잘 돌볼기나 할까 걱정이 앞섰다. 안금여를 놓고 모험을 할 수는 없으니까.성연을 바라보는 집사의 마음이 여전히 놓이지 않았다.“아무래도 사람을 보내 두 사람을 뒤따라가게 하겠습니다. 좀 더 안전하게.”성연이 손을 흔들었다.“괜찮아요, 편하게 왔다 갔다 할 거예요.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요.”성연의 말에도 집사는 뜻을 굽히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작은 사모님, 난처하게 하지 마십시오. 사람을 보내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뒤에 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만약 사고가 생기면 성연의 이 작고 가녀린 몸으로는 안금여를 제대로 보호할 수 없을 터.집사는 속으로 이런 생각 중이었다.“뒤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니면서 할머니를 자극하면 어떡해요?” 성연이 일부러 말했다.“제가 멀리서 따르게 시키겠습니다. 그러면 회장님께 보이지 않을 겁니다.” 무슨 말을 해도 집사는 동의하려 하지 않았다.결국 성연이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집사가 붙인 경호원이 뒤따르는 데에 동의했다.집사에게 다른 악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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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밑천이 아깝다
서한기의 차에 안금여를 태우고 옷을 정리해 준 후, 자신도 차에 올라 타 차창을 닫았다.“2시간밖에 시간이 없어. 두 시간 후에 돌아와야 해.”시간은 충분했다. 자신들의 실험 기기들은 모두 최고의 것들이니까.간단한 데이터 테스트엔 그리 긴 시간이 필요 없다.잠시 후 서한기가 입을 열었다.“보스가 지난번에 준 그 약 성분들을 조사해 봤습니다. 회장님이 드신 그 약물은, N국에서 건너온 겁니다. 또 그 변태 교수의 연구소였어요.”그 말을 듣던 성연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가라앉았다.변태 교수는 ‘브라이언’이라는 외국 교수를 말한다.그는 의학계의 수치였다. 한때는 그 의학계의 천재였다. 무수한 상도 받았었고. 그런데 연구에 미치더니 사람을 해치는 약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지금은 이미 어둠의 세력, 위험 인물 중의 하나로 분류되었다.‘이 약이 저쪽에서 흘러나왔을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는데.’‘브라이언 교수가 약을 쓰는 방식은 너무 극단적이야.’‘극도의 효과를 내기 위해 모든 약물을 썼을 거야.’‘그러나 이것도 사람을 해치는 것에 국한된다.’예를 들자면, 치매를 일으키는 이 약.브라이언 교수는 이 약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어쩐지 그때 약효가 그렇게 빨리 나타나더라니. 알고 보니 브라이언 교수의 손에서 나온 것이었다.할머니의 상황은 아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할 것이다.‘그나저나 브라이언 교수의 약을 구하다니, 강상철, 강상규에게 이런 능력이 다 있었나.’브라이언의 행위는 정말 부끄러운 짓이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약을 구하고 있었다.일년 내내 지명수배 중인 터라 그의 연구실에서 생산한 약은 더 구하기 힘들었다.그의 연구실과 행적은 뚜렷한 정착지가 없어 찾기조차 힘들었다.이 약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사람에게 끼친 해악은 가히 치명적이었다.천재를 잘못된 곳에 쓰면 바로 고위험 인물이 되는 것이다.둘째, 셋째 할아버지가 그렇게나 많은 돈을 안금여에게 쓰다니, 정말 밑천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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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참을 수 없다
분명 브라이언 교수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는 무진이었기에 보고를 듣고 난 그의 얼굴이 참담해졌다.깊게 가라앉은 눈을 한 무진의 입에서 차가운 음성이 흘러나왔다.“즉시 N국에 사람을 보내 브라이언 교수를 찾아. 그 손에서 반드시 해독제를 받아와.”손건호도 굳은 표정을 지었다.“최대한 빨리 가서 처리하겠습니다.”이어 무진을 보며 물었다.“보스, 고택으로 갈까요, 아니면 회사로 갈까요?”무진의 미간에 주름이 잡히며 담담하게 말했다.“고택으로 가지.”안금여가 집에 있어도 그다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비록 성연이 곁에 있지만, 할머니는 평소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를 챙겼다. 그러니 자신 또한 효심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성연은 서한기와 함께 연구소에 도착했다.아주 조심스럽게 안금여를 부축해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안에는 이미 여러 명의 연구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그녀를 보고 공손하게 말했다.“보스.”성연이 한 사람을 데리고 들어오자 그들의 눈에 약간의 호기심이 비쳤다.하지만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성연의 결정에 항상 복종해왔으며 아무런 이의도 없었다.성연이 살짝 고개를 끄덕인 후 들어가서 흰 가운을 입었다.그리고 안금여에게 일련의 검사들을 진행했다.성연의 표정은 자못 엄숙했다. 각종 기구를 능숙하게 조작하는 태도가 무척이나 진지해 보였다.평소의 무심한 듯한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아무도 17세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최고의 연구자였다.연구소의 사람들은 이런 모습에 일찍부터 습관이 되어 있었다.서한기가 옆에서 침착하게 성연을 서포트했다.한 시간 뒤.검사 결과, 안금여의 각종 신체 지표 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결국 약의 영향으로 뇌신경이 이렇게 된 것이다.성연이 한 여자 연구원에게 안금여와 함께 산책을 가라고 시켰다.다행히 오늘 안금여는 말을 꽤 잘 들었다.소동도 피우지 않고.그렇게 얌전히 다른 사람을 따라나섰다.그러나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성연이았다.부드러운 음성으로 안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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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안개가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회의를 끝내고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더 늦어진 것을 본 성연이 얼른 흰 가운을 벗고 안금여를 원래의 카페로 데려갔다.뒷문으로 들어섰을 때, 줄곧 제위치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경호원이 보였다.이어 다시 실내로 들어와 한 바퀴 둘러보더니 성연을 발견했다. 얼른 다가와 물었다.“사모님, 어디 가셨습니까? 보스께서 오셨습니다.”무진이 벌써 돌아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성연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녀는 강무진 오늘 그렇게 일찍 돌아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속으로 응대할 말이 있었지만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원래 무진이 고택으로 돌아왔는데 할머니와 성연이 보이지 않았다.그제야 집사의 입에서 성연이 할머니를 데리고 외출했다는 말을 들었다. 무슨 사고라도 날까 싶어 걱정된 마음에 찾아온 것이다.성연이 할머니에게 나쁜 일을 할까 봐 걱정하는 게 아니었다.성연이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진짜 걱정되는 것은 둘째, 셋째 쪽에서 이 기회를 틈타 성연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얼른 찾아왔더니 카페에 성연이 없었다.마음이 조급해진 무진이 경호원들에게 빨리 찾으라고 지시했다.경호원들의 기세를 보니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보였다.얼른 성연이 해명했다.“막 할머니를 화장실에 모시고 갔었어요. 그래서 못 본 것이고요.”무진이 의심할까 봐 좀 걱정이 되었다.무진이 어떤 면에서 유난히 예민하다는 걸 알았다.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다 쳐도 무진까지 속일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이들이 의심한다 해도 성연은 작은 꼬투리도 잡지 못하게 했다.그래서 성연은 침착하게 대응했다.“아까 여기 계시다가 회장님과 다른 곳에 가시지 않았습니까?” 경호원이 의심했다.조금 전 사람을 찾을 수 없어 종업원에게 부탁해 여자화장실까지 찾아보았다.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 않았었다.“아뇨, 말했잖아요, 화장실에 갔다고.” 성연이 담담하게 말했다.얼굴에는 전혀 겁먹거나 어색한 기운이 없다.이러니 오히려 더 믿기 어려웠다.경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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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치명타를 날리다
무진의 뜻을 알아차린 손건호는 지시를 따르기 위해 즉시 움직였다.하지만 손건호는 제대로 조사할 수가 없었다. 성연이 미리 서한기를 시켜 CCTV를 지워버렸으니까.이 일을 진행하겠다고 마음먹은 후 절대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그녀의 오랜 습관이다.필수 기술이기도 하고.그녀가 준비한 상황에서 손건호가 뭔가 알아낸다면 요 몇 년 헛수고한 셈이다.성연과 무진이 고택으로 돌아갔다.운경도 집으로 돌아왔다.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운경이 성연과 안금여를 보고 즉시 달려왔다.성연이 엄마를 데리고 나갔다는 말을 듣고는 음성에 책망의 빛이 묻어났다.“이런 시기에 마음대로 엄마를 데리고 나가다니. 만약 또 무슨 사고가 생기면 어떻게 할려고?”지금 상황에서 안금여의 몸은 더 이상의 충격은 견디지 못한다.또한 둘째, 셋째 숙부 쪽도 걱정이 되었다.그런 악랄한 수작까지 부리는 저들이 아닌가.또한 저들이 움직이는 작은 손발들까지.지금은 집안 모두가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안금여에게 있어서는 매 상황이 모두 치명적이니까.특히나 성연은 전혀 반항할 수 없는 어린 여자아이였다.송성연이 변명했다.“다른 뜻은 없었어요. 할머니께서 나가서 좀 걸으시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하루 종일 새장 속에 갇힌 듯 지내는 건 치매 환자의 병세에도 좋지 않았다.‘사실인 걸.’‘바깥세상을 많이 해야 해.’‘아마 외부에 대한 할머니의 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거고.’더욱이 자신이 이렇게 한 것 모두 할머니의 병세를 위해서가 아닌가.하지만 그녀는 말할 수가 없다.이렇게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할머니가 자신에게 보여준 그 온정과 호의를 위해서일 뿐.’어느 누구의 감사도 필요 없었다. 자기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되는 것이다.성연의 표정이 담담했다.걱정이 많아지며 혼란스러워진 운경의 어조가 순간 좀 거칠어졌다.성연을 다그칠 뜻은 없었다.성연이 이렇게 말하니 또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그래도 재차 당부하는 걸 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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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더 적극적으로 도전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이미 예상한 듯 무진은 별로 따져 묻지도 않았다. 손끝으로 탁자 위를 가볍게 톡톡 두드리더니 느릿한 음성으로 말했다.“알았어. 더 이상 조사할 필요 없어.”손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속으로는 우리 보스 사모님을 너무 감싸는 거 아냐, 라고 생가하면서.송성연 쪽에 문제가 있다는 건 확실했다.그러나 성연은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침대에 누워서 한참을 몽롱한 상태로 있다 겨우 잠들었다.그래도 한참을 자고 일어나니 정신이 많이 돌아온 듯하다.일어났을 때는 이미 저녁 시간이었다.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지 보려고 부엌으로 슬그머니 들어갔다.집사도 있고.“작은 사모님.” 집사는 정중한 음성으로 불렀다.“오늘 저녁은 뭐예요?” 주방 내부에서 음식 하는 걸 봐도 뭔지 모르겠다.성연은 음식 할 줄을 몰랐다.이 음식들은 차려 놓은 것도 같고, 상에 올리려는 것도 같다.집사가 몇 가지 음식을 알려 주었다.집사의 입에서 나오는 음식들은 썩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것들이었다. 여기 고택에서는 전부 자신의 입맛에 맞게 할 수 없을 터였다.성연 자신도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없는 입장이니 먹을 수 있기만 하면 된다.“작은 사모님, 뭐 드시고 싶은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준비하도록 주방에 말해 놓겠습니다.” 눈치를 챈 집사가 곧바로 말했다.주방에는 없는 것이 없어 보였다. 모두 오늘 아침에 구입한 신선한 식재료들이다.뭘 먹고 싶든 문제될 게 없었다.하지만 성연은 너무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손을 저으며 사양했다.“아뇨, 다 괜찮아요. 주방장님께 맡길게요.”‘고택에 오자마자 특권을 누린다? 윽, 그건 모두의 미움을 사는 지름길이지.’그러다 또 다른 솥에 다른 것이 준비되고 있음을 발견한 성연.호기심에 물었다. “이건 뭐에요?”“아, 이건 회장님 드실 겁니다. 회장님 드시기에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 적합해서 주방에 따로 준비하라고 했습니다.”옆에 있던 집사가 대신 대답했다.성연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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