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의 모든 챕터: 챕터 171 - 챕터 180
1036 챕터
제171화 대단한 능력
정희민이 조심스러운 말투로 어젯밤 양다인한테 한 일을 강하영에게 이실직고하자 강하영은 제자리에 멈춘 채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아들 하나가 천재적인 해킹 기술을 가진 줄 알았는데 두 명 다 천재라고?’심지어 희민의 능력이 강세준보다 한 수 위였다.“엄마?”전화기 너머로 대답이 들려오지 않아 정희민은 겁에 질렸는지 조심스레 엄마 이름을 부르자 강하영이 제정신을 차렸다.“그래, 희민아…… 너랑 세준이가 엄마를 위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니 정말 기쁘게 생각해. 다만 이건 어른들 사이의 원한이니까 엄마는 너희 둘이 이 일에 끼어들거나 상처받는 걸 원하지 않아. 그저 너희가 즐겁고 건강하게만 자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알겠어요. 그리고 드릴 말씀이 하나 더 있어요…….”“뭔데?”강하영이 아래층으로 내려가며 물었다.“엄마는 아빠가 우리 사이를 알게 되는 것을 막았으면 좋겠어요?”“아빠가 뭘 하겠다고 하셨어?”“저랑 양다인의 혈연관계를 알아보라고 하셨어요.”그 말을 들은 강하영은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 정유준의 성격에 양다인의 배신을 알게 되면 분명 희민의 신분을 알아볼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다만 양다인과 희민이가 아니라 정유준과 희민의 관계를 알아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정유준이 뭔가를 알아차렸단 말일까?강하영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입을 열었다.“희민아, 너는 누가 뭐래도 내 아이니까 이 일은 상관할 필요 없어. 발견하더라도 우리 사이를 추측만 할 뿐이지 직접 찾아와 막무가내로 나와 너를 데리고 유전자 검사를 하지는 못할 거야.”하영은 결코 이 일을 걱정하지 않았다. 반대로 정유준이 알게 되면 희민과 만나는 횟수도 많아질 텐데 왜 기꺼이 하지 않겠는가?전화기 너머의 정희민이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알았어요.”전화를 끊고 강하영은 1층으로 내려갔다.두 아이가 카펫에 앉아 레고를 가지고 노는 것을 보고 앞으로 다가갔다.“얘들아, 엄마가 일이 있어 나갔다 올게.”강세희는 얼른 몸을 일으키고 강하영의 옷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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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저는 세준의 엄마가 좋아요
정희민이 담담한 말투로 되물었다.“아빠,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세요?”정유준은 입술을 오므리며 무슨 말을 어디서 어떻게 꺼내야 할지 망설였다.만약 희민이에게 섣불리 양다인이 친엄마가 아니라고 얘기하면 희민이가 어떤 반응일지 알 수 없었다.“아빠.”정유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희민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는 엄마가 싫어요. 세준이 엄마가 더 좋아요. 친절하고 저를 많이 관심해 줬어요. 엄마처럼 계속 때리고 욕하지도 않거든요. 심지어 양다인이 저의 친엄마가 아니길 바랄 때가 많았어요. 그 여자한테서는 엄마의 온기를 느낄 수 없었거든요.”그 말을 들은 정유준은 멍해지고 말았다.‘5살짜리가 이런 말을 한다고?’그러나 생각해 보면 자신의 아들이 해킹 기술 면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선보이고 있었으니 기타 면에서도 자연스레 다른 아이들보다 비교적 성숙할지도 모른다.기왕 이렇게 된 바에 정유준도 마음이 놓였다.“희민아, 앞으로 세준이네 집에 놀러 가고 싶으면 가도 돼. 다 놀면 아빠가 데리러 갈게. 물론 거기서 지내고 싶다면 그래도 상관없어.”“아빠는 처음에 세준이네 엄마를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셨잖아요.”희민의 말에 정유준의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내가 그런 말을 했어? 어린이들은 거짓말을 하면 안 돼.”“…….”정유준이 정희민의 방을 나서려 할 때 갑자기 뒤에서 다급하게“삐삐”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소린지 궁금해 고개를 돌리니 정희민이 작은 몸으로 재빨리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진지하고 긴장한 표정으로 의자에 올라가 컴퓨터를 켰다.두 개의 작고 하얀 손이 키보드를 두드리자 스크린에는 여러 개의 코드가 빠르게 튀어나왔고, 마지막 위치 화면에는 눈에 띄게 “GOG”라는 영어 자모가 나타났다.정유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무슨 일이야? 누가 도움을 요청한 거야?”얼굴이 하얗게 질린 정희민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정유준을 바라보았다.“아빠! 세준이를 구해줄 수 있어요?”“강세준?”정유준이 미간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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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최악의 상황
두 사람이 복도에서 3시간을 애타게 기다렸을 때, 수술실 불이 꺼지고 부진석이 걸어 나왔다.부진석은 의자에 앉아 넋이 나가 있는 강하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열었다.“강하영…….”강하영이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수술실을 바라보며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임 씨 아주머니는 어떻게 됐어?”부진석이 눈을 내리깔며 대답했다.“아주머니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쇼크 상태였어. 수술은 성공적이지만 아직 위험한 고비를 넘기지 못했으니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는 게 좋을 거야.”강하영의 입술이 떨리기 시작하며 온몸에 한기가 감돌았다.“그게 무슨 뜻이야?”“그러니까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야.”부진석이 어두운 표정으로 얘기했고, 그 말을 들은 강하영은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자기 몸을 가늠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넘어졌다.그 모습에 소예준이 얼른 하영을 부축하며 놀라 소리쳤다.“하영아!”의식을 되찾은 강하영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며 무거운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내 잘못이야……, 다 내 잘못이야…….”소예준도 마음이 아팠다.“하영아,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강하영은 고개를 저으며 얼굴을 가리고 통곡하기 시작했다.“내가 오로지 복수에만 정신이 팔려서 애들이랑 아주머니 생각을 하지 못 했어.”“하영아, 지금 자책해도 소용없다는 거 잘 알잖아.”소예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애들의 행방을 아직 모르고 있으니 벌써 쓰러지면 안 돼.”“벌써 3시간이나 지났어!”강하영은 멘탈이 무너졌는지 그저 눈물만 쏟았다.“상대방은 아이를 데려가고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았어! 경찰서에서 아직 소식도 없고, 아주머니도 위험한 고비에 처했는데 나 이제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띵-”말이 끝나기 바쁘게 강하영의 휴대폰에 문자음이 울리자, 강하영은 움찔하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니 낯선 번호로 문자가 도착했다.“30분 줄게. 헤드라인 뉴스를 내리고 외부에 네가 일부러 양다인을 모함했다고 알려. 그렇지 않으면 네 애들도 살아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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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이유 하나만 얘기해 봐
그 시각 정유준은 아파트에 앉아 있었는데, 그의 앞에는 묶여 있는 강세준과 강하영이 있었고 두 아이의 입에는 미처 찢지 못한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강하영의 전화에 정유준은 다소 의외라고 생각하며 눈가에 옅은 웃음기를 머금은 채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정유준 씨, 당신이 내 아이들을 구해줘!”“음? 애들이 왜?”정유준이 흥미진진하게 묻자 강하영은 오늘 있었던 일을 정유준에게 설명해 줬다.“정유준 씨, 어떤 요구를 해도 괜찮으니 제발 애들이 안전할 수 있게 구해줘!”정유준의 목소리가 더욱 낮게 깔렸다.“내가 꼭 구해야하는 이유를 얘기해 봐.”정유준의 말에 강하영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5년 전에 내가 출산한 아이들의 상황을 얘기해 줄게요.”“강하영, 지금 나랑 흥정하자는 거야?”정유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강세준은 한눈에 보기에도 나를 똑 닮았는데 대체 언제까지 숨길 생각이지?’“아니! 정유준 씨, 지금은 이런 말을 할 때때가 아니에요. 제발 부탁 좀 할게요.”정유준은 미간을 찌푸렸다.“강하영, 다시 잘 생각하고 나한테 전화하는 게 좋을 거야.”말을 마친 정유준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정유준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한참참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두 아이와 시선이 마주쳤다.잠시 후 정유준이 턱짓으로 허시원에게 아이들의 얼굴에 있는 테이프를 벗겨주라고 지시했다.허시원이 앞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테이프를 뜯어냈는데, 강세희 얼굴에 붙은 테이프를 떼자마자 강세희는 울부짖기 시작했다.“엄마한테 데려다줘요! 아저씨 나빠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면서도 왜 엄마한테 얘기하지 않아요?”강세희는 화가 나면서도 억울했지만 몸이 묶여 있던 터라 사람을 때릴 수도 없었다.핑크빛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정유준이 미간을 찌푸렸고, 눈치가 빠른 허시원이 바로 앞으로 달려가 즉시 테이프를 다시 붙였다.강세희가 똘망똘망한 눈을 부릅뜨고 읍읍 거리며 뭔가를 계속해서 뭔가를 얘기하려 애썼고, 정유준은 강세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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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엄마를 기다려요?
강하영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오빠 뜻은 아이가 납치된 것을 정유준이 나보다 더 빨리 알았을 거란 얘기야?”소예준이 고개를 끄덕였다.“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 정유준이 너를 꼬박 5년 동안 찾아다녔는데, 너에게 감정이 없었다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너를 내려놓을 수 없는 이상, 네가 아이를 잃은 고통에 빠지는 것을 절대 가만히 지켜만 볼 사람이 아니잖아. 이렇게 얘기하면 이해가 되겠어?”강하영이 눈을 내리깔고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이성을 되찾고 정희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정희민의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강하영이 느릿느릿하게 물었다.“희민아, 묻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아빠가 어디 나가셨니?”“아빠가 엄마한테 전화하지 않았어요?”정희민의 말에 강하영도 어느 정도 확신이 생겼다.“희민아, 혹시 세준이와 세희한테 무슨 일 생긴 걸 알고 있었어?”강하영의 직설적인 물음에 정희민은 솔직하게 대답했다.“네. 아빠가 구하러 가셨어요.”“나간 지 얼마나 지났어?”정희민은 시계를 확인하더니 확신에 찬 말투로 입을 열었다.“3시간 됐어요. 엄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가 아주 많은 사람을 데리고 제가 보내준 위치로 가셨으니까 분명 세준이를 찾았을 거예요.”그 말에 강하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희민아, 도와줘서 고마워. 네가 아니었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거야.”강하영은 알 수 없는 따뜻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희민이에게 빚진 것이 많지만, 희민이는 동생들을 항상 제일 먼저 생각하고 있었다.“엄마, 아빠는…….”“엄마가 전화할게.”“네.”전화를 끊은 강하영은 소예준을 바라보았다.“오빠, 정유준 씨가 두 아이를 구했나 봐.”소예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봤을 때 애들한테 아빠를 만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정유준의 신분이나 지위 때문이라도 누가 감히 애들을 건드리지 못할 거야.”강하영은 눈을 내리깔았다.“오빠 말도 일리가 있지만, 그가 양육권을 빼앗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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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나쁜 아빠가 왜 저러는 거야?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정유준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되묻자 강세준은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사과를 한입 베어 물었다.“제가 엄마를 오게 할 수 있어요.”정유준이 웃는 듯 웃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너는 강하영의 아들이니 한 마디만 하면 달려오겠지.”“저를 찾으러 오는 게 아니라 아저씨를 찾으러요.”어이가 없는 강세준은 나쁜 아빠의 아이큐가 걱정스러웠다.“일부러 나를 찾아 오게 할 필요는 없어. 너희들 때문엘도 조만간 올 거야.”정유준이 말을 마치고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는 강세준을 뒤로 곧장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갔다.‘이 얘기도 통하지 않는 거야?’엄마 대신에 겨우 자리를 찾아 주려다 아예 쓰레기 장으로 만들어 버렸다.소씨 집안.소예준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소 노인의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왔다.“쓸모없는 것들! 두 아이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해!”양다인이 곁에서 그런 소 노인을 위로했다.“할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그러다 몸만 상하겠어요. 저는 괜찮아요.”소예준은 약간 싸늘한 눈빛으로 바로 거실로 들어가 화가 나서 숨을 크게 쉬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물었다.“할아버지, 오늘 왜 그렇게 화가 나셨어요?”소 노인은 고개를 번쩍 들어 소예준을 바라보았다.“집에 들어올 줄도 아는구나.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또 5년 전처럼 지켜만 볼 거야?”소 노인의 말에 소예준은 피식 웃었다.“할아버지께서 저에게 얼마나 큰 권리를 주셨는데요? 고작 보잘것없는 대표인 제가 뭘 결정할 수 있겠어요?”소 노인은 두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너도 네 엄마처럼 나를 화나게 할 셈이냐?”“할아버지.”소예준의 얼굴에 점차 한기가 감돌았다.“애초에 할아버지께서 아버지가 마음에 안 드신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협박하지 않으셨으면, 어머니도 돌아가지 않았을 겁니다.”말을 마친 소예준은 또 양다인 쪽을 힐끗 쳐다봤다.“어머니가 아직 계셨다면 저렇게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는 여자를 절대 소씨 집안에 들이지 않았겠죠.”“무례한 놈! 내일 당장 헤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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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우리 얘기 좀 해
정희민은 입술을 오므리며 목소리를 낮췄다.“아마 엄마가 전화를 안 해서 저러시는 것 같아.”강세준은 나쁜 아빠를 힐끗 쳐다보며 식판에 담긴 밥을 느릿한 동작으로 먹었다. 세준이 분명 어제 체면을 지킬 방법을 알려주려 했는데 굳이 마다하셨으니 샘통이라고 생각했다.어쩌면 부자간에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정유준은 식탁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와 강세준의 앞에 서서 물었다.“어젯밤 얘기했던 방법이라는 게 뭐야?”강세준은 느릿한 동작으로 정유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지금은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집에 가고 싶지 않아? 또 여동생이 우는 모습을 보고 싶어?”정유준의 말에 강세준은 마음속으로 투덜거렸다.‘여동생이 우는 게 걱정되면 처음부터 왜 돌려보지 않은 거야?’강세준은 고개를 돌려 강세희를 보며 물었다.“세희야, 엄마 보고 싶어?”강세희는 커다랗고 예쁜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앳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엄마는 분명 바쁘실 테니까 괜히 폐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아.”강세준은 입가에 우아한 미소를 머금고 도발하듯 정유준을 바라보았다.“보세요. 저희는 급하지 않아요.”정유준의 입꼬리가 경련을 일으켰다.‘대체 이 아이들은 누구를 닮은 거야? 기어이 친자확인 결과를 눈 앞에 확인시켜줘야겠어?’정유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엄마가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니?”“엄마가 조급해하시는지 어떻게 아세요? 혹시 아저씨가 급한 건 아니고요?”“…….”강세준의 반문에 정유준은 할 말을 잃었고, 정유준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강세준이 또 묻기 시작했다.“아저씨, 왜 우리 엄마가 아저씨를 찾아오길 바라시는 거죠?”정유준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어른들 일에 애들은 참견하지 마라!”말을 마친 정유준은 차갑게 몸을 돌려 외투를 걸친 뒤 문을 나섰다.그 모습에 강세준은 입을 삐죽거리며 참지 못하고 한마디 중얼거렸다.“나쁜 아빠!”‘나랑 세희가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그렇게도 인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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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여자는 잘 달래줘야 해
딸의 목소리에 강하영의 가슴이 미어졌다.예전에는 일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집에 돌아오면 애들부터 살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애들과 떨어져 본다.강하영은 눈시울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세희야, 엄마가 세준이랑 너를 데리러 못 가서 미안해.”“엄마는 우리를 버린 게 아니라 많이 바쁘신 거죠? 저랑 오빠가 안전하다는 것도 알고 계셨죠?”강세희의 불안한 말투에 강하영의 마음이 더욱 시큰해졌다.“엄마가 왜 너랑 오빠들을 버리겠어? 너희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병원에서 임 할머니와 밤새 같이 있었어.”강세희의 말투가 갑자기 긴장해지기 시작했다.“임 할머니가 왜요?”금세 눈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한 강하영이 잠긴 목소리로 설명했다.“할머니가 몸이 편치 않으셔서 한동안은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것 같아. 우리 세희 착하지? 엄마가 바쁜 일들을 처리하고 너랑 오빠 데리러 갈게. 참, 세준이도 곁에 있어?”전화기 너머로 잡음이 들려오더니 곧 강세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세준이에요.”강하영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세준아, 동생 잘 지켜줘. 엄마가 바쁜 일만 마무리하고 데리리러 갈게.”“엄마 너무 서두를 필요 없어요. 저랑 세희도 엄마가 바쁘신 걸 알고 있어요. 희민이 집에 있는 것도 나름 편해요.”그 말은 사실이었다. 나쁜 아빠 집에 있는 건 확실히 편안했는데 유일하게 유감스러운 점이라면 엄마가 없다는 것이다.강하영은 그 말에 안심이 됐다.“그래. 너희들만 즐거우면 돼. 밥 잘 챙겨 먹고…….”강하영은 세 아이와 잠시 얘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은 뒤 계속해서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맞은 편 MK 건물.배현욱은 정유준의 사무실에 앉아 차를 마시며 웃는 듯 아닌듯 묘한 눈빛으로 정유준을 훑어보았다.“쯧쯧.”배현욱은 혀를 차며 정유준을 훑어보았다.“벌써 여자한테 차인 거야?”정유준은 배현욱을 노려보며 싸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그딴 말을 할 거면 당장 꺼져.”하마터면 차에 사레가 들릴 뻔한 배현욱은 헛기침을 두 번 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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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엄마한테 데려다줄게
강하영은 차에서 내려 장미꽃 앞으로 다가가 눈살을 찌푸렸다. 강하영은 도무지 정유준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양다인한테 차였다고 지금 다시 나한테 온 거야? 내가 가라면 가고 부르면 오는 똥개도 아니고.’강하영은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 정유준에게 전화를 걸자, 빠르게 남자가 전화를 받더니 기분 좋은 말투가 들려왔다.“얘기해.”강하영은 퉁명스럽게 입을 열었다.“정 대표님, 돈이 넘치게 많아서 쓸 데가 없나 보죠?”강하영의 말에 정유준의 얼굴에 떠오른 웃음기가 싹 가시면서 표정이 갑자기 차갑게 굳어지기 시작했다.“무슨 애기야?”“장미꽃을 선물하는 이런 유치한 행동을 할 사람이 정 대표님밖에 떠오르지 않아서요.”그 말에 정유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배현욱이 분명 장미꽃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고 말했는데, 강하영은 그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비꼬는 말투로 얘기하다니, 한 번도 여자를 위해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었다.‘지금 감히 나를 무시한 거야?’체면을 구길 수 없었던 정유준은 그저 억지로 우길 수밖에 없었다.“내가 할 짓이 없어서 너한테 꽃을 보내겠어?”정유준의 말에 강하영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정 대표님이 보낸 게 아니라면 사람을 시켜 팔아버리라고 할게요.”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리자 정유준의 눈가에 경련이 일어났다.‘방금 뭐라고? 장미꽃을 팔아 버리겠다고?’정유준은 화가 치밀어 올라 씩씩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이런 낭패를 맛본 정유준은 짜증이 밀려왔다.정유준은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던지고 굳은 얼굴로 일어서서 세 아이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문을 열자 카펫에 앉아 놀고 있던 세 아이는 정유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망연한 표정으로 유준을 주시했다.정유준은 그들의 얼굴을 한번 쓱 훑어보더니 시선을 강세희한테 고정했다.강세준 이 자식은 늘 자신과 맞먹기 좋아하니 뭔가 알아내고 싶으면 강세희부터 공략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강세희.”정유준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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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TYC에 대해 알아봐
정유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네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데, 질문에 대답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방금 분명 요구를 먼저 얘기하고 저를 매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거절할 권리가 있어요. 그렇지만 인형은 줘야 해요.”정유준의 얼굴에 순식간에 칠흙 같은 어둠이 드리웠다.‘한 명만 다루기 어려운 줄 알았더니, 두 명 다 이렇게 힘들 줄이야.’아크로빌.강하영은 전화 한 통으로 장미꽃을 몇백만 원에 되팔고 옷을 정리한 뒤에 병원으로 향했다.강하영은 병실에 들어사자 부진석이 간이침대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는데 하영이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깊이 곯아떨어졌다.강하영은 앞으로 다가가 아주머니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몸을 돌려 부진석에게 이불을 덮어주려 했다.막 이불에 손이 닿았을 때 부진석이 갑자기 벌겋게 충혈된 눈을 떴는데 미간에는 여전히 부드러움이 깃들어 있었다.강하영은 깜짝 놀라 손을 거두었다.“깼어? 좀 더 자.”부진석은 몸을 일으키며 이마를 문질렀다.“좀 잤으니 괜찮아. 이따가 저녁에 당직을 서야 하거든.”강하영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이것저것 바삐 신경 쓰게 해서 정말 미안해…….”“별 말씀을.”부진석은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와 신발을 신은 뒤 한숨을 내쉬며 아주머니를 살폈다.“아주머니가 이미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이미 식물인간 상태야.”두 손을 움찔한 강하영의 눈가에는 싸늘한 기운과 고통이 떠올랐다.“내가 곁에서 돌볼게.”강하영은 수믕ㄹ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이 빚은 반드시 톡톡히 갚아줄 거야!’강하영의 생모는 비록 소씨 집안사람이고, 하영의 몸에도 소씨네 집안 피가 흐르고 있지만 이번 일만큼은 혈연관계라고 해도 절대 보고도 못 본 척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소 노인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체면을 중시한다고 했지? 그럼 그 가식적인 가면을 조금씩 벗겨줄게!’3일 후, MK 그룹.허시원이 황급히 대표실 문을 두드리며 사무실로 들어와 태블릿 PC를 정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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