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준 곁에 가장 오래 머물렀던 여자, 강하영. 김제시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정씨 집안 셋째 도련님이 애지중지하는 여자,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강하영은 자신이 첫사랑의 대역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정유준이 ‘첫사랑’을 찾은 그 날, 강하영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낙심천만한 강하영, 뱃속 정유준의 아이와 멀리 떠나기로 결심하게 되고…….십여 년 동안 찾아 헤매던 진짜 첫사랑이 바로 항상 그의 곁을 지키던 강하영이라는 걸 알고, 정유준은 강한 자책감에 빠져 죽을 듯 괴로워하는데…….
더 보기아크로빌에서.하영은 딴 생각을 하며 밥을 먹고 있었고, 캐리가 돌아왔을 때, 그녀는 여전히 멍하니 식탁에 앉아 있었다.캐리는 그런 하영을 한참 쳐다보다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서 손을 흔들었다.“G?” 캐리는 영문을 몰랐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야?”하영은 천천히 정신을 차리더니 고개를 들어 캐리를 바라보았다.“아무것도 아니야. 너 밥 먹었어?”“아직.” 캐리는 하영 옆에 있는 의자를 당기더니 털썩 앉았다. “아이들은?”“위층에서 놀고 있겠지.” 하영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녀는 기계처럼 그릇에 있는 밥을 한 알 한 알 입에 넣고 있었다.“G, 너 정말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캐리는 한눈에 꿰뚫어 보았다. “하지만 이제 넌 나한테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말을 마치자, 캐리는 답답함에 한숨을 쉬었다.하영은 묵묵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난 단지 네가 나 때문에 너무 많은 걱정을 하는 거 원하지 않아서 그래.”“난 네 친구잖아!”캐리는 진지하게 말했다.“난 정말 널 도와 고민 같은 거 해결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하영은 캐리를 보며 웃었다.“네가 날 도와 공장과 회사를 잘 관리해 줬다는 것만으로도 난 너무 감동이야.”캐리는 쯧쯧 소리를 내더니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문밖에서 갑자기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하영은 즉시 고개를 돌렸는데, 유준이 돌아온 줄 알고 급히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갔다.캐리는 질투를 하며 말했다.“G, 밀당 같은 거도 좀 하고 그래! 정유준이 돌아왔다고 막 그렇게 달려가다니! 내가 돌아올 땐 왜 안 그러는 건데!!”하영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유준 씨한테 볼일이 좀 있어서 그래!”캐리는 화가 나서 입을 삐쭉 내밀더니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남자친구만 중요하지. 친구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나 봐, 흥!”하영은 문을 열고 나갔지만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유준이 아니었다.인사도 없이 찾아온 진석이었다.비록 진석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
김형욱이었다.양다인은 정주원이 유준에게 맞아 입원한 일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정주원이 전화한 것이라 생각했다.‘정주원은 왜 또 이 번호로 전화를 한 거지?’생각하면서 양다인은 전화를 받았다.“그동안 정씨 집안에서 너무 잘 먹고 잘 살아서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잊어버린 건가?”양다인은 자기도 모르게 화를 냈다.“이제 더 이상 연기하지 마요. 내가 당신이 누군지 모를 것 같아요?! 이런 말로 날 비웃으니까 재밌어요?”양다인은 정말 참을 만큼 참았다.‘어차피 지금 어르신도 내가 필요하니, 정주원이 나한테 무슨 지나친 일을 할 수 있겠어?!’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오히려 침묵에 빠졌고, 잠시 후 김형욱이 말했다.“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지?”“당신 정주원이잖아요! 나도 다 안다고요! 대체 언제까지 허세를 부릴 거예요? 날 그렇게 만들어 놓고, 아직도 부족한 거냐고요?!”양다인은 통제를 잃고 울부짖었다.그러나 이때, 김형욱은 나지막하게 웃었다.“내가 정주원이라고? 누가 그래?”양다인은 김형욱의 물음에 멈칫했다.“그럼 당신은 누구죠?! 설마 발뺌하려고요?!”“병원에 가서 정주원의 현재 상황에 대해 좀 알아보지 그래?” 김형욱이 말했다.양다인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정주원은 지금 정유준한테 얻어맞아서 병원에 입원했어. 턱이 날아간 데다 코까지 골절되어서 아직도 말을 할 수 없거든.”양다인은 놀라서 두 눈을 부릅떴다.‘정주원이 또 맞아서 병원에 들어갔다니?!’‘그럼 나랑 전화하고 있는 이 사람은 또 누구야?!’‘누구를 막론하고 난 지금 좋은 태도를 보여야 할 것 같아.’‘김형욱이란 사람은 정말 끔찍할 정도로 대단하니까.’순간, 양다인은 말투가 누그러졌다.“형욱 씨, 미안해요. 내가 너무 당돌했네요.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거예요?”“우인나 그 일은 아주 잘했어. 앞으로 또 무슨 계획이 있는 거지?”양다인은 떠보며 물었다.“그전에 한마디 여쭤봐도 될까요? 형욱 씨는 도
유준이 탁자 위에 놓은 태블릿을 보자, 하영은 의혹을 느끼며 태블릿을 들었다. 유준의 태블릿은 비밀번호가 없어 하영은 쉽게 소리 나고 있는 그 앱을 찾을 수 있었다.그 안에는 오디오가 형성되고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자동으로 생성된 텍스트가 있었다.자신의 이름이 나타나자, 하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세히 훑어보았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본 하영은 놀라서 두 눈을 부릅떴다.‘정창만 지금 양다인더러 날 죽이라고 명령한 거야?!’‘그것도 두 주일 안으로!’하영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고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하영은 깜짝 놀랐지만 얼른 몸을 돌려 침대 머리맡으로 가서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예준의 전화인 것을 보고 하영은 얼른 받았다.“오빠.” 하영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다.“하영아, 지금 어디야?” 예준은 다급하게 물었다.“집에 있는데, 왜요?”“정창만은 양다인을 이용해 너에게 불리한 일을 할 거야. 하영아, 요 며칠 넌 아무 데도 가지 마. 내가 가능한 한 빨리 양다인을 해결할 테니까!”예준은 정색하며 말했다.“오빠도 유준 씨와 같은 오디오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하영이 놀라지 않는 것을 보고, 예준은 반문했다.“유준이 알려준 거야?”“아니요.”하영이 설명했다.“유준 씨의 태블릿이 지금 내 방에 있어서 마침 본 것뿐이에요.”“이 일을 유준에게 말해. 그럼 그도 널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경호원을 붙여줄 거야. 그리고 유준은 내일 바로 정창만을 해결할 거고.”“내일이요?” 하영은 마음이 좀 안정되었다.“그럼 정창만이 잡혀가기만 하면 날 죽이는 계획은 물거품으로 되겠죠?”“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예준이 말했다.“양다인은 원래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으니, 이 틈을 타서 정말 널 죽여버릴지도 몰라. 하영아, 그 여자는 지금 총을 가지고 있어. 그래서 난 너무 두려워. 나 정말 널 잃고 싶지 않아, 알겠니?”하영은 웃으며 말했다.“알았어요, 오빠. 두 사람이 양다인을 해결하기 전까지, 난 아무 데도
오기태도 버럭 했다. “할말 있으면 그냥 시원하게 말해! 여기서 위세 떨치지 말고! 우리가 없었으면 MK는 이미 망했을 거야!”유준은 담담하게 질문을 했다.“그럼 나도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만약 내가 없었다면, 당신들은 누워서 수천억이란 연봉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예전의 MK와 현재의 MK, 비교할 가치가 아예 없지 않나요?”옆에 있던 류찬로가 입을 열었다.“이렇게 다퉈봤자 시간만 낭비하는 거니까, 말해봐, 정 대표, 오늘 우리를 협박하는 목적이 도대체 뭐야!”유준은 자세를 바꾸었다.그는 긴 다리를 꼬더니 오만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드러냈다.“내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정 회장을 MK에서 쫓아내자는 제의에 동의했으면 좋겠어요.”“말도 안 돼!”“헛된 망상을 하고 있어!”“난 너처럼 이렇게 양심 없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유준은 싸늘하게 웃더니 시원을 바라보았다.“주식 양도서 가져와.”시원은 얼른 가방에서 계약서 5부를 꺼내 테이블 위에 하나하나 올려놓았다.“지금 뭐 하자는 거지?!” 지성욱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지금 우릴 핍박하려는 거야?!”“내가 준 이익을 누리고 싶지 않은 이상, 이제 사인하고 꺼질 수밖에. 당신들은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나와 맞서려는 거죠? 당신들이 숨기고 싶은 그 비밀, 내가 하나만 밝혀내도 당신들은 김제에서 평생 고개를 들지 못할 텐데. 돈과 명예를 선택할 건지, 아니면 그깟 의리를 선택할 건지 잘 생각해 봐요. 시간을 좀 주죠.”말하면서 유준은 일어섰다.“잘 상의해 봐요.”뒤이어 유준은 성큼성큼 룸을 떠났다. 시원도 그의 뒤를 바짝 따라 방을 나섰다.남은 다섯 명의 주주들은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았고, 잠시 후, 일일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탄식을 했다.“지금 그 기세 봤지? 내가 보기엔 그냥 승낙하자.”“나도 그동안 회장님 밑에서 많은 일을 해줬으니 이번에는 내 가족을 위해 물러나고 싶어. 정유준 지금 손에 우리 집안을 망칠 수 있는 증거가 있거든. 나 내 아들이 당하는 거 절대 못 봐.”
이어 유준은 팔로 하영을 감싸더니 두 손을 세면대에 올려놓았다.먹물 같은 그 눈동자에는 담담한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거짓말을 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닌데.”하영은 유준의 눈을 바라보며, 긴장한 마음에 심장이 두근거렸다.“난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누가 며칠 동안 넋을 잃고 날 기다렸지?”유준은 점차 몸을 숙이더니 하영의 귓가에 대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너 아니라고 말하지 마.”뜨거운 기운이 귓가에 떨어지자, 짜릿한 느낌은 순식간에 하영의 몸을 휩쓸었다. 심지어 그녀의 귀까지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하영은 당황해하며 유준을 밀어냈다.“누가 알려준 거예요?”그러나 말을 하자마자, 하영은 바로 후회했다.‘나 지금 그 말을 인정한 거잖아?’유준은 입술을 가볍게 오므리더니 한 손으로 하영의 가는 허리를 감쌌고, 다른 한 손은 하영의 턱을 쥐며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욕실 안의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데다가 유준의 능숙한 키스에 하영은 몸이 더워지더니 점차 분위기에 빠져들었다.얼마 지났는지, 하영은 힘이 빠진 채 유준의 어깨에 엎드렸다.유준은 차마 하영을 깨우지 못하고, 그저 그녀를 위해 몸을 씻어준 후, 하영을 침대에 올려놓았다.그러고 나서 유준은 옷을 입고 하영의 이마에 키스를 남기며 침실에서 떠났다.정씨 가문 본가.정창만은 사람 시켜 양다인을 서재로 불렀다.양다인은 들어오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정창만을 보았다.비록 그녀는 요 며칠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정창만의 이런 초췌한 모습에 마음은 미친 듯이 기뻐하기 시작했다.양다인은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르며 서재로 들어갔다.“이번엔 또 무슨 일로 저를 부르신 거죠?”정창만은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너에게 한 가지 일을 시킬 건데, 이 일이 성사되면, 너에게 600억을 주지. 그리고 네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널 외국에 보낼 거야.”‘600억?!’양다인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이 돈에 유준 씨가 전에 준 400억까지 더하면, 나
유준은 갑자기 허리를 굽히더니 하영을 안고 일어섰다.그는 눈동자를 드리우며 차가운 눈빛으로 하영을 바라보았고, 말투는 무척 엄숙했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난 네가 스스로 잠들게끔 널 엄청 피곤하게 만들 거야.”가벼운 말 한마디에 하영은 바로 이상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그녀는 부끄러워서 발버둥 쳤다.“정유준 씨, 지금 대낮인데, 그런 일 좀 안 하면 안 돼요?!”유준은 하영을 안고 계단을 올라갔다.“네 방 커튼만 치면 밤과 다름없지.”하영은 계속 몸부림쳤다.“나 지금 인나의 일 때문에 정말 이런 일할 기분이 아니에요.”“그럼 나한테 사실을 말해. 그럼 내가 대신 해결해 줄 테니까.”하영은 더 이상 발버둥 치지 않고 유준의 가슴에 바짝 달라붙었다.그녀도 도움이 필요했지만, 이미 인나와 약속한 이상, 하영은 그 약속을 어기고 싶지 않았다.침실로 들어가자, 유준은 하영을 소파에 내려놓았다.하영은 외투를 벗은 후, 가운을 들고 욕실로 걸어갔다.그리고 문 앞에 도착하자, 하영은 의혹한 표정으로 유준을 바라보았다.“오늘 목요일인데, 회사에 안 가봐도 되는 거예요?”유준은 소파에 앉았다.“네가 자는 거 보고.”하영은 더 이상 이 고집스러운 남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그러나 하영이 들어가자마자, 유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그는 번호를 확인했는데, 예준의 전화인 것을 보고 바로 받았다.“유준아.” 예준의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집사가 죽었어.”유준의 표정은 무척 평온했다.“응, 내가 예상한 바야.”“이제 인증이 없어졌어.” 예준은 약간 초조해졌다.“난 정창만이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어. 유준아, 우리 도대체 언제 그 사람을 감옥에 넣을 수 있는 거지?”유준은 차갑게 웃었고, 눈 밑에는 한기가 가득했다.“모레, 난 기자회견을 열어 정창만을 MK에서 쫓아낼 거야.”“너 혼자만으로는 안 될걸.”예준이 말했다.“다른 주주들의 사인이 필요하지.”“너와 하영은 그냥 앉아서 정창만이 제재를
“하영아, 난 이미 마음을 정했어.”인나가 말했다.“너도 봤잖아, 오늘 현욱 씨의 상태. 난 현욱 씨에게 두 번 다시 타격을 입히고 싶지 않아. 한 번이면 충분하니까 그냥 단념하라고 그래.”“현욱 씨가 평생 모를 거라고 확신하는 거야?” 하영은 계속 말렸다.“그의 능력이라면 언젠가 이 사실을 발견하게 될 거야.”“나 외국에 가서 치료하고 싶어. 그리고 발견하면 뭐가 어때서?”하영은 멈칫했다.“출국하려고? 유준 씨 명의로 된 병원은 외국보다 환경과 수준이 더 좋을 텐데.”“난 이곳에서 아이를 지웠기 때문에 계속 이 병원에 남아 아픈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하영아, 날 설득할 필요 없어.” 인나는 씁쓸하게 말했다.하영은 그런 느낌을 알고 있었기에 할 수 없이 말했다.“네가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상, 나도 다른 말하지 않겠어. 언제쯤 가려고?”“이 일을 내 부모님께 말씀드린 후에. 일찍 떠날수록 좋지...”다음날, 하영은 인나를 집으로 데려다준 다음, 스스로 아크로빌로 돌아갔다.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현욱의 차도 여기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하영은 현욱의 차를 한참 동안 쳐다본 후에야 비로소 별장으로 들어갔다.이때 현욱과 유준 두 사람은 거실에 앉아 있었고, 현관에서 인기척이 들려오자 분분히 고개를 돌렸다.하영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현욱은 얼른 일어섰다. 그리고 그의 눈빛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하영 씨, 미안해요. 어제 내가 너무 충동적이었어요.”하영은 복잡한 표정으로 현욱을 바라보았다.“현욱 씨의 마음을 내가 이해할 수 있기에 사과할 필요 없어요.”현욱은 당황해하며 손을 비볐다.“오늘 찾아온 목적은...”“인나 때문이죠? 나도 알아요.” 하영은 소파에 앉았다.“그러나 난 인나의 결정을 존중해요.”현욱도 따라서 자리에 앉았다.“나도 알아요. 왜냐하면 두 사람은 절친이잖아요. 그러나 내가 인나 씨의 약혼자이고, 또 그동안 열심히 인나 씨를 돌본 것을 봐서라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려줄 수 없어
“그래서, 내가 우인나 씨의 사장으로서 안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유준은 나지막이 말했다.“이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현욱은 고개를 저었다.“너랑은 상관없어. 내가 사람을 잘못 봤으니까.”“난 사장으로서 우인나 씨의 인성을 꿰뚫어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우인나 씨를 디자인팀 팀장의 자리에 앉히기까지 했어.”현욱은 멈칫했다.“넌 신도 아니니 어떻게 모든 것을 알 수 있겠어?”유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의미심장하게 현욱을 쳐다보았다.현욱은 얼떨떨해졌다.“잠깐만, 너 지금 나한테 뭐 암시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인나 씨가 단지 이런 핑계로 날 속이고 있을 뿐, 사실 다른 고충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건가?”“하영이 왜 지금까지 나에게 아이의 신분을 알려주지 않았을까?”“네 아버지가 아이들 빼앗아갈까 봐!”“그러니 인나 씨의 일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 봐.” 유준은 일어서서 말했다.“술도 더 이상 마실 필요가 없는 것 같고.”“잠깐!”유준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현욱을 바라보았다.“인나 씨가 무슨 이유로 아이를 지웠을까?”현욱이 물었다.“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하영 씨한테 물어봐!” 현욱이 말했다.“나 오늘 화가 나서 실수로 하영 씨를 밀었는데, 지금은 네가 하영 씨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어. 난 물어볼 면목이 없거든...”순간, 유준의 안색은 차가워졌다.“하영에게 손을 댔어?! 너 죽을래??”현욱은 얼른 두 손을 들었다.“맹세하지만 나 그때 정말 고의가 아니었어! 자신의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단 말이야.”유준은 더 이상 현욱을 상대하지 않고 몸을 돌려 룸을 떠났다.아래층으로 내려간 후, 그는 휴대전화로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상대방은 한참이 지나서야 받았는데, 하영의 피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유준은 걱정을 금치 못했다.“너 오늘 넘어졌다며? 어디 다친 데 없어?”하영은 잠시 멈칫했다.“현욱 씨가 말했어요? 지금 상태는 좀 어때요?”“인나 씨 지금 네 곁
유준은 하영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 어디야? 무슨 일 생겼어?”하영은 사실대로 대답했다.“인나가 지금 병원에 있어서, 같이 있어줘야 하거든요.”“이런 일은 현욱한테 맡겨.” 순간, 유준은 기분이 안 좋아졌다.“인나와 현욱 씨는... 헤어졌어요.”“헤어져??” 유준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인나 씨 임신하지 않았어? 그런데 어떻게 헤어질 수 있지?”“인나가 아이를 지웠어요. 그리고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고요. 현욱 씨 오늘 정말 이성을 잃은 것 같던데, 당신도 가서 현욱 씨 찾아봐요.”유준은 그제야 일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알았어, 내가 지금 바로 현욱에게 전화할게.”“네.”전화를 끊은 후, 하영은 병실로 돌아왔다.통화 시간은 겨우 몇 분밖에 안 됐지만, 인나는 이미 눈을 뜨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하영은 마음이 아파서 얼른 그녀에게 다가갔다.“배고프지? 내가 경호원더러 먹을 거 좀 사 오라고 했는데, 좀 먹자, 응?”“하영아, 나 정말 이해가 안 돼.” 인나는 화제를 돌렸다.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하영은 침대에 앉으며 말했다.“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나만 믿어. 지금 틀림없이 누군가가 고의로 널 해치려 한 게 분명해.”인나는 쓴웃음을 지었다.“양다인은 에이즈에 걸렸지만, 난 그 여자와 접촉한 적이 없어. 하지만 내가 접촉한 다른 그 누구에게도 이런 병이 없었고.”“자세히 생각해 봐. 양다인 말고 최근에 수상한 사람이랑 만난 적 있는지.”인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세히 생각했는데, 순간, 그녀는 주민을 떠올렸다.인나는 고개를 돌려 하영을 바라보았다.“주민... 임신해서부터 지금까지, 너희들을 제외하면 주민 그 여자밖에 없어! 그러나 주민도 나한테 손을 댄 적이 없는데. 그리고 그 여자에게도 이런 병이 없잖아. 정말 그녀일까?”하영 역시 미간을 찌푸렸다.“주민과 양다인도 모르는 사이일 텐데.”인나의 눈빛은 다시 어두워졌다.“만약 주민이 아니라면, 나도 정말 모르겠
<사장님,우리 끝났잖아요!>는 김나비 작가가 작성한 로맨스 분야에 속한 연재소설이에요. 강하영은 아픈 상태인 어머니와 노름빚을 진 아버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기 몸을 밑천으로 삼아 정유준의 침대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정유준은 어렸을 때 자신을 구해준 여자를 찾아서 그녀를 보답하려고 했습니다.
이 책은 제280화까지 업데이트했고 조회수가 119.1k에 달했으며 9.1라는 평점을 받았으니 우수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롯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궁금하시면 굿노벨이라는 앱에서 한번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