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421 - 챕터 430
672 챕터
제421화
소원은 걱정스러워하며 물었다.“설마 너 이준혁한테서 빌려온 거야?!”그러면서 그녀는 카드를 다시 돌려주었다.“나는 이거 필요 없어! 그러니까 빨리 가서 돌려줘. 나 때문에 너까지 괴롭게 만들고 싶지 않아.”윤혜인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이거 준혁 씨한테 빌린 거 아니야. 이 돈은 내가 대학 시절 그린 ‘그리움’이라는 그림을 팔고 번 거야.”“뭐라고? 너 그 그림 팔았어?”놀란 소원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 그림은 윤혜인이 꿈속에서 어머니를 보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작품으로, 그녀가 몇 달 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이었다.당시 그녀는 그림의 일부를 찍어 해외 소셜 미디어에 올렸고 누군가가 그림을 사고 직접 작가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었다.소원이 윤혜인의 의견을 물었지만, 그녀는 동의하지 않았고 결국 그 포스팅을 삭제했다.하지만 현재 윤혜인은 소원을 위해 그 그림을 팔아 버렸다.소원은 거부했다.“나 이 돈 받을 수 없어. 가서 그림 되찾아와.”“그냥 받아둬. 나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판 거야. 그래서 내 그림을 산 사람이 누구인지 정보를 알 수조차 없어. 지금 돌려받으려고 해도 이미 받을 수 없게 됐다고.”처음에 소원이 그 작품을 올렸을 때 상대방은 6억을 제안했다고 한다.하지만 시간이 얼마간 흐르자 가격은 바로 10억까지 뛰어올랐고 심지어 경매가 이루어지기도 했다.인터넷상에는 확실히 이상한 사람이 많다. 윤혜인은 매우 신중하게 거래를 마치고 바로 계정을 삭제했다.소원이 여전히 돈을 받기를 거부하자 결국 윤혜인이 다시 말을 꺼냈다.“나 전에 그 집 팔았잖아. 이 돈으로 너희 집 산다고 치자. 그럼 나 앞으로는 집세 안 낼 거야!”“그거랑은 다르지. 우리 집은 6억에도 팔리지 않아, 겨우 4억 정도라면 모를까.”“말 섭섭하게 한다? 자꾸 이러면 네가 날 좋은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길 거야. 남은 돈은 내가 투자한다고 치면 되잖아. 손해 보면 방법 없는 거고 벌게 되면 나한테 네가 나한테 나눠주면 되지!”윤
더 보기
제422화
윤혜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여기서 뭐해요?”그녀는 어젯밤 이미 충분히 자기 의사를 똑똑히 밝혔었다.때문에 이준혁처럼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 다시는 그녀를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왜, 내가 방해됐어?”남자가 이를 악물고 몇 마디 내뱉었다.‘도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또 이렇게 불쾌해하는 거야...’하지만 이미 두 사람 사이에는 희망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으니 철저히 끝내는 것이 맞았다.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네, 정말 방해돼요. 제가 어제 분명히 말하지 않았나요, 이준혁 씨?”이준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나랑 재결합하지 않겠다는 이유가 한구운 때문이야?”윤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자꾸 다른 사람 끌어들이지 않으시면 안 돼요?”그러자 이준혁의 표정이 굳어졌다.“하... 아까 보니까 되게 즐겁게 문자 주고받더라?”‘...혹시 아까 내가 문자 나누는 거 봤나?’하지만 그녀와 한구운은 그저 업무 이야기만 나누었을 뿐이고 두 사람은 정말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다.심지어 지난번 일도 윤혜인은 이준혁을 속이기 위해 그렇게 말했을 뿐,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직접 해명한 적이 있다.아마 그는 처음부터 그녀를 믿지 않았던 것 같다.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가능성이 없으니 윤혜인은 이준혁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마음대로 생각하세요.”해명할 의욕도 없었는지라 윤혜인은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가려 했다.이준혁은 안색이 갑자기 차가워지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뒤에서 문손잡이를 잡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고 몸을 돌려세워 문에 밀어붙였다. 이윽고 그의 입술이 윤혜인의 입술을 덮쳤다.“웁...”윤혜인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렸다. 밀쳐낼 새도 없이 그의 혀는 이미 그녀의 입안을 마구 헤집고 있었다. 마치 못다 한 욕구를 해소하려는 듯 거센 키스가 이어졌다.윤혜인의 입은 온통 그의 숨결로 가득 찼다. 이런 강제적인 키스가 그녀는 매우 불쾌했다.그래서 강하게
더 보기
제423화
윤혜인은 고개를 숙였다. 눈가가 조금 촉촉이 젖어 들었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열 번을 말해도 똑같아요...”과거의 여러 가지 일들이나 이준혁 부모님의 반대 등... 모두가 그녀에게 이준혁에게 더 이상 미련을 두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그럼 하지 마.”이준혁은 고개를 숙여 윤혜인의 얼굴을 감싸더니 그녀의 눈물에 강압적으로 입을 맞췄다.“말하지 마, 듣고 싶지 않으니까.”윤혜인은 여전히 몸부림치려 했지만 이준혁은 그녀를 아주 꼭 껴안았다. 너무 꽉 껴안다 못해 그녀를 자신의 몸속에 녹여 넣으려는 것 같았다.그가 말했다.“알아, 네가 하는 말이 진심이 아닐 거라는 거. 그렇게 빨리 거절하지 말고, 잘 생각한 다음에 나한테 말해줘, 응?”그녀를 껴안는 이준혁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자존심이 강한 그가 현재 모든 주도권을 이 여자에게 넘겨버렸다.그는 자신이 너무 비굴해졌다고 느꼈다. 지금 윤혜인이 단 한마디만 뱉어도 그는 무너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이준혁이 떠난 후, 윤혜인은 문을 열고 온몸에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앉았다.오랫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마침내 터져 나왔다.다시는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수없이 스스로 다짐했지만, 이준혁과 가까워지기만 하면 마음속 깊이 자리한 뭔지 모를 감정이 꿈틀거렸다.충분히 단호하지 못한 것 같아 후회하면서도 그녀는 동시에 두려움에 사로잡혔다.자신이 깊이 빠져버릴까 봐, 떨어져 내릴까 봐, 산산조각이 나서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까 봐......다음 날.윤혜인은 병원에 있는 소원에게 국을 가져다주러 갔다.집을 나서기 전, 그녀는 눈 밑의 다크서클을 가리기 위해 옅게 화장을 했다.막 병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윤혜인은 안에서 들려오는 의사의 목소리를 들었다.“태아에 관한 일은 오직 환자분만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신중히 생각하시길 바라요.”윤혜인은 온몸이 얼어붙었다.의사가 나간 후,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 소원을 마주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소원아, 너... 임신했어
더 보기
제424화
하지만 상대방은 양보하지 않았다. 당시 한구운은 투자 은행에서 그의 기를 적잖이 꺾어놨었다. 때문에 방혁수는 이 기회를 빌어 한구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그는 앞으로 나와서는 두 사람의 길을 막으며 말했다.“뭐야, 여자친구랑 식사하는 거야?”윤혜인은 반박하려 하자 남자의 시선이 갑자기 그녀에게로 돌아갔다.“이쁜이, 그거 알아? 이 사람 회사에서 위반 행위로 해고되었었어. AI한테 해고됐다는 건 한마디로 아무것도 아닌 쓰레기란 말이지. 국내의 어떤 투자 은행에서도 얘를 다시 뽑지 않을거야. 이런 쓰레기랑 미래가 있을 것 같아? 그러니 나를 따라오는 건 어때?”한구운의 안색이 차가워졌다. 그는 늘 분노를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는데 말이다.그는 윤혜인을 자신의 뒤로 물러나게 하고는 말했다.“방혁수, 너 말 좀 조심해. 내 친구 성가시게 하지 말고.”그러자 방혁수가 헤벌쭉하고 웃는 것이다.“이 이쁜이가 반드시 너를 따를 거라고 어떻게 보장해? 넌 지금 직장도 없잖아. 이쁜이 나랑 가자. 오빠가 멋진 거 보여주고 맛있는 거 먹게 해줄게. 어때? 내 카드 다 너한테 맡길게.”한구운은 방혁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윤혜인을 끌어당겼다.“무시해요. 우리 이만 갑시다.”표면상으로는 차분해 보였지만, 윤혜인은 한구운의 팔이 굳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그가 왜 해고당했는지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구운은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써도 절대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방혁수 같은 인간쓰레기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다니, 윤혜인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제자리에 우뚝 서서 물었다.“방 대표님이시죠?”“음, 응, 맞아.”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방혁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생각 다 한거야, 이쁜이? 가자, 가자. 오빠 따라와.”그가 내민 손을 보자 윤혜인은 역겨움을 느꼈다.“교양이 있으면 어디 가서든 존중을 받습니다. 다음에 외출하실 때는 꼭 함께 챙기시길 바라요.”방혁수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가, 비로소
더 보기
제425화
식사가 반쯤 진행됐을 무렵,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무대로 올라와 연주하기 시작했다.윤혜인은 그것이 레스토랑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듣고 있었다.곡이 끝나자, 그녀는 연주자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그때, 갑자기 연주자가 마술처럼 큰 붉은 장미 다발을 꺼내어 윤혜인에게 건넸다. 당황한 윤혜인은 손을 뻗어 받지 않았다.“자, 이번에는 이벤트 시간입니다. 이 아름다운 장미는 우리 레스토랑 2주년 기념 이벤트에 참여한 특별한 손님들 중 가장 아름다운 분께 드리는 선물이예요.”‘아, 이벤트였구나.’윤혜인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장미 다발을 받아들었다.그리고 다음 순간, 한구운이 벌떡 일어나더니 테이블 주위를 돌아 윤혜인에게 다가왔다.그러고는 보석 상자를 꺼내 열었는데 그 안에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팔찌가 들어있었다.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혜인아,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래?”윤혜인은 완전히 멍해졌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오빠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거지?!’주변에서 식사하던 손님들도 박수를 치며 “받아줘, 받아줘!” 라고 외치고 있었다.부끄러움에 윤혜인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그녀는 한구운에게 조심스럽게 귓속말로 물었다.“오빠,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예요?”그러자 한구운은 미소를 띠며 반은 농담 반 진심 반으로 말했다.“아직도 모르겠어? 네가 내 여자친구가 되어줬으면 하는 거잖아.”“네?!”윤혜인은 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다.“저, 전 안 돼요!”그 말을 들은 한구운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말했다.“혜인아, 아홉 시 방향에 있는 저 여자가 해외에서부터 국내까지 날 따라다녔어. 난 저 여자가 나한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나 좀 도와줄래?”“저...”윤혜인은 사람을 속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지난번 가짜 연인 행세를 한 것도 어쩔 수 없이 그런 것이었다.그래서 또다시 가짜 연인 행세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더 보기
제426화
정장 차림에 반듯한 체격을 자랑하는 이준혁은 여전히 우아하고 고고한 모습이었다.윤혜인의 얼굴이 갑자기 하얗게 질리면서 흠칫 몸이 떨렸지만 이준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조롱하는 듯한 눈빛으로 한구운을 바라보았다.“내연남이 출세했다고 축하라도 해줘야 하나요? 이렇게 능숙한 걸 봐서 남의 가정을 파탄 낸 게 한두 번이 아닌가 봐요?”다분히 질투가 섞인 말투였지만 이런 말을 듣고도 한구운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하지만 윤혜인은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이준혁 씨, 대체 언제까지 그런 헛소리를 할 거예요?”이준혁의 잘생긴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내가 틀린 말 했나, 아니면 사건의 전말을 다 잊어버린 거야?”“...”아니라고 말하면 당장이라도 이 망할 남자가 줄줄이 자세한 얘기를 늘어놓을 것만 같았다.한구운은 두 사람이 티격태격 주고받으며 말싸움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알 수 없는 불쾌함을 느꼈다.이준혁은 언뜻 보기에 상관없다는 표정이었지만 같은 남자로서 알 수 있었다. 지금 그의 모습은 분노가 치밀어 도저히 감출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한구운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주저하지 않고 윤혜인의 손을 잡았고, 손바닥에 닿은 작은 손의 부드러움에 순간 심장이 요동쳤다.그는 여자를 만난 적이 없었고 욕구가 생기면 여자를 찾기보다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다.그의 눈에 여자는 더러운 존재였으니까. 하지만 윤혜인을 만나고 나니 자신도 여성에 대한 거부감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작은 손을 꽉 쥐고 이준혁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이 대표님, 혜인이는 이제 제 여자 친구니까 제가 잘 챙길게요. 과거의 일은 상관없지만 대표님께 감사한 건 있네요.”한구운은 잠시 멈칫하더니 미소가 한결 짙어졌다.“그쪽이 혜인이 놓아준 덕분에 저한테 기회가 생겼네요.”이준혁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시커멓게 변하며 분노가 역력했다.윤혜인이 화를 낼까 걱정스러운 마음만 아니었다면 당장에 한구운을 두 동강 내 피가 흥건하게 만들었
더 보기
제427화
달칵-차 문이 잠겼다.화가 난 윤혜인은 그의 옷깃을 잡고 마구 때렸다.“이준혁 씨, 미쳤어요? 빨리 내려줘요!”남자가 몸을 숙여 마구 움직이는 그녀의 손을 붙잡아 고정시키려 했지만, 윤혜인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옷깃을 여민 채 그에게서 최대한 몸을 뒤로 뺐다.순식간에 이준혁의 예리한 눈동자가 다시 어두워졌다!그는 그녀의 발목을 잡은 손을 확 들어 올리며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 그녀의 허벅지가 그의 튼튼하고 얄쌍한 허리에 밀착되었고 시트에 무릎을 꿇은 채 어쩔 수 없이 그에게 기대는 자세가 되었다.윤혜인은 앞좌석과 그의 가슴 사이에 꽉 끼어 꼼짝할 수 없었고, 긴장한 마음에 살짝 움직이자 입술이 바로 튀어나온 그의 목울대에 닿았다.그곳은 남자에게 가장 금기되는 곳이었다.윤혜인은 놀라서 호흡까지 흐트러지며 최대한 그에게서 몸을 멀리 떨어뜨리려 했지만 그럴수록 아래는 더욱 밀착되었다.화악!윤혜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이 망할 남자의 거기가...그녀는 두렵기도 하고 화도 났지만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소리만 질렀다.“왜 이래요, 진짜!”이준혁은 살짝 거칠어진 호흡과 갈라진 목소리로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깨물며 경고했다.“자꾸 건드리면 너 가만 안 둬.”“윽...”윤혜인은 밀려오는 고통에 상체와 하체 모두 불에 덴 듯 화끈거렸고, 무릎을 꿇은 자세는 더욱 비참하고 굴욕적이어서 당장이라도 남자의 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두 손은 이미 남자에게 꽉 붙잡힌 상태였다.이 순간, 공포와 분노가 그녀를 잠식하고 있었다.“얌전해졌으니 이제 내가 너한테 따질 차례네.”남자의 위험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자 윤혜인은 그를 노려보았다.“나한테 뭘 따져요?”이준혁은 비장한 표정으로 그녀의 턱을 붙잡고 들어 올리며 말했다.“오늘 밤 누가 저 남자 만나라고 했지?”윤혜인은 그에게 이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듯 눈을 흘겼고 이참에 그의 화를 돋워 자신을 놓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반박했다.“어차피 둘 다 솔로인데 안될 게 뭐가 있어요?”
더 보기
제428화
차창의 선팅이 아무리 짙게 되어 있어도 손으로 누르면 그림자가 보였다.수치심과 분노가 밀려온 윤혜인이 발로 그를 걷어차려는데 남자의 무릎이 그녀의 종아리를 꽉 누르고 있었다.그렇게 한 번씩 움직일 때마다 거센 힘에 차가 몇 번이고 흔들렸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목소리를 낮췄다.“그렇게 움직이다가 차까지 망가지겠네!”윤혜인은 곧바로 행동을 멈추고 당황하며 밖을 보려고 했지만 남자가 그녀의 허리를 붙잡았다.그녀가 몸부림치자 옷이 말아 올라가며 하얗고 가는 허리가 살짝 드러났다.이준혁의 차가운 손가락 마디가 매끄러운 허리선에 닿았고 흐르는 온천물에 흘러 들어가는 듯한 편안함에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그는 몸을 가까이 밀착한 채 매혹적인 중저음 목소리로 말했다.“차가 이렇게 흔들리면 밖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순식간에 윤혜인의 하얗고 작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차가 흔들린다면 당연히 그런 쪽으로 생각할 게 뻔했다.윤혜인은 분노에 몸서리쳤다.“미친!”그녀는 뒤척이며 몇 마디 욕설만 내뱉을 뿐, 달리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물기를 머금은 눈으로 그를 매섭게 노려볼 뿐이었다. 조금 전 거친 행동으로 향긋한 입술이 살짝 벌어진 채 나지막이 숨을 몰아쉬던 그녀는 이 모습이 얼마나 유혹적인지 알지 못했다.이준혁의 눈빛이 가라앉더니 손을 뻗어 여자의 입술을 천천히 어루만지며 서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내 말대로 당장 헤어져. 다음엔 저놈 앞에서 정말 무슨 짓 할지 몰라.”그냥 해보는 말이 아니었다. 생각만 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그 본인도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하지 못했다.그는 최면이라도 건 듯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했다.“난 네가 다른 남자 만나는 걸 용납할 수 없어.”오랜 시간 운동으로 다져진 남자의 손끝에는 거친 살결이 살짝 느껴졌고, 그가 입술을 짓누르자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순식간에 윤혜인은 얼굴이 달아오르고 발끝마저 움츠러들면서 어색하게 시선을 내렸다.“손 아프니까
더 보기
제429화
윤혜인은 머리에 벼락이라도 맞은 듯 하얘졌고 몸속의 피가 빠르게 말라가는 것 같았다.그녀는 상대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술을 몇 번이나 벙긋하다가 이름을 불렀다.“송소미!”이름 세 글자에 윤혜인은 잇새 사이로 증오를 가득 담아 뱉었다.그녀의 배 속에 있던 아이를 죽인 독한 여자가 다시 나타났다!“오호, 눈썰미가 좋네. 이런 모습인데도 알아보고.”웃는 송소미의 목소리는 불꼬챙이에 목을 덴 듯 거칠어서 이 늦은 밤에 특히 더 무서웠다.그녀는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챙이 큰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윤혜인이 눈빛만으로는 자신을 알아볼 줄이야.윤혜인은 속이 들끓었고 꽉 움켜쥔 손에 뼈마디가 하얗다 못해 투명하게 변해갔다.그녀는 송소미를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네가 어떻게 감히 여기에 나타나!”송소미의 눈동자에 음침한 빛이 번뜩였다.“허, 내가 왜 여기 오면 안 되는데? 내가 오지 않으면 어떻게 날 이 지경으로 만든 언니를 처리하겠어!”갈라진 그녀의 목소리에 광기가 서려 있었다.윤혜인은 잔뜩 경계하며 가방 속 스프레이를 찾으면서 상대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입을 열었다.“송소미, 넌 이제 수배범이 됐어. 같은 실수 반복하지 말고 빨리 자수해!”송소미의 눈동자가 시뻘겋게 빛나며 독하게 웃었다. “망할 년, 내가 오늘 너 지옥으로 끌고 가려고 왔어!” 그리고는 스프레이를 꺼내 윤혜인을 향해 힘껏 뿌렸다.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자 윤혜인은 급히 입과 코를 가렸지만 이미 늦었다.이미 숨결을 타고 들어와 어지럼증을 느끼며 벽을 붙잡은 채 뒤로 물러났다.그녀의 가방에는 스프레이가 없었고 어디에 떨어뜨렸는지도 알 수 없었다.윤혜인은 눈앞에 환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송소미를 향해 격하게 가방을 내리쳤지만 그녀는 가볍게 옆으로 피했다.송소미는 여전히 버티고 있는 윤혜인을 바라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발버둥 치지 마, 소용없어.” 이 스프레이는 ‘1분 스프레이’로 불리는 것으로서 아무리 강한 사람이나 사나운 짐승도 맞으면 1
더 보기
제430화
...검은색 고급 승용차 안에서 이준혁은 카시트 위에 놓인 작은 물건을 만져보더니 ‘호신용 스프레이'라고 적힌 것을 보았다.순간 잘생긴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이 여자가 날 정말 변태로 보네.’“띠리링-”그때 좌석에 놓아둔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번쩍이는 이름을 본 이준혁은 깜짝 놀라 순간 믿기지 않았다.웬일로 이 여자가 그에게 먼저 전화를 건 걸까!그는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곧바로 통화버튼을 눌러 다소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그런데 지직거리며 전기가 흐르는 소리만 들리다가 갑자기 오리의 목을 인두로 지진 듯 갈라져서 듣기 불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이준혁의 동공이 순식간에 움츠러들며 정교한 이목구비가 굳어버렸다.전화는 그대로 툭 끊겼다.“차 돌려. 당장 Z아파트로 돌아가!”이준혁의 얼굴은 폭풍우가 몰아칠 듯 먹구름이 가득했고, 그는 운전기사에게 윤혜인의 아파트로 가라고 명령하는 동시에 주훈에게 지시했다.“집사람 위치 확인해!”주훈은 당황했다. 이혼한 것도 잊어버리고 ‘집사람’이라는 호칭을 쓰는 걸 보니 대표님이 어지간히 초조한 게 아닌 것 같았다.주훈은 노트북을 열어 재빨리 네트워크 부서에 윤혜인의 위치를 찾으라고 알렸고 5분 만에 결과가 나왔다.주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사모님 휴대폰 신호가 10시 15분 Z아파트에서 마지막으로 잡혔고 그 이후로는 연결이 끊겼습니다!”회사 고위 네트워크 부서에서는 휴대폰의 전원이 꺼졌든 물에 빠졌든, 불에 타거나 망가져도 위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연결이 끊겼다는 것은 상대방 역시 특수한 기술을 이용해 휴대폰을 파괴한 고급 해커의 도움을 받았다는 뜻이었다.이준혁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전에 송소미를 찾으라고 보냈던 사람들에게 무슨 소식 없는지 연락해 봐.”주훈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송소미가 사라진 후부터 대표님은 추적에 나섰고 가장 최근에 연해 지역에서 소식이 들려왔었다.몇 분 뒤, 주훈은 이렇게 보고했다.“대표님, 송소미는 더 이상
더 보기
이전
1
...
4142434445
...
6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