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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이연석은 그와 서유의 일을 직접적으로 질문하지 않았는데, 주로는 서유가 이승하가 “기르던” 여자였기 때문에 체면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또 약속을 지키지 않는 김시후를 가만둘 수는 없었으므로 결국 온희수의 일로 트집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김시후은 이연석에게 곤욕을 치르면서도 화내지 않았다. 다만 그의 눈 밑에는 한기가 돌았다.

“혼인은 제 허락을 받지 않고 아버지가 마음대로 한 결정입니다. 저는 이연석 씨 여동생분한테 장가들 생각 없어요. 그러니 진실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말문이 막힌 이연석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곱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 말은 파혼하겠다는 겁니까?”

“약혼한 적이 없는 어떻게 파혼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겠습니까?”

김시후는 담담하게 웃었다.

확실히 그저 혼담이 오갔을 뿐이지, 실현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두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어떻게 직접 혼인을 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김시후가 이 말을 한 것은 이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은 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연석은 평소 노는 데에만 습관이 되어 김시후와 같이 뭐든 노련하게 대하는 성질 따위를 배우지 않았다.

곧이어 이연석은 김시후에게 “따뜻한” 교훈을 주려고 소매를 걷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이승하가 그를 저지했다.

“연석아.”

상석에 앉은 남자는 담담했지만 천하를 손안에 둔 듯한 시큰둥한 모습으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역시 이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가 아니랄까 봐, 그 카리스마가 너무 강했다.

이승하는 아무런 감정 없는 말투로 김시후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애초에 김시후 씨 아버님께서 저희 집에 와서 혼인을 청한 것이니 그 약속을 무르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때 어떻게 청하셨으면 아버님께 어떻게 무르라고 하세요.”

“청했다.”라는 말에 모든 사람이 고개를 돌려 보았다.

‘원래는 김씨 집안이 이씨 집안 덕을 보려고 한 거였구나. 김씨 집안도 우리라 마찬가지네, 자식들을 팔아 입지를 굳히려는 걸 보면 말이야.’

모두들 김시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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