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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서유는 한눈에 온재빈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특별히 저녁 만찬 연회를 열고 김시후를 초청하여 참석하게 하였는데, 아마도 자신의 여동생과 맺어주기 위함으로 추측되었다.

하지만 온재빈은 그가 여자를 데리고 올 줄 몰랐었는지라 마음속으로 서유에 대한 의견이 마구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가정교육을 잘 받은 탓인지, 온재빈은 그녀의 체면을 잘 봐주었고 이렇게 되면 서유 역시 자연히 그에게 잘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악수를 건네는 온재빈의 손을 잡고 웃었다.

“안녕하세요.”

이내 온재빈은 손을 놓고는 시선을 김시후에게 돌렸다.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술 한잔 마시고 옛이야기 나누러 가자.”

그러나 김시후는 조금 마음이 편치 않아 서유에게 말했다.

“저랑 함께 들어가요.”

서유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온재빈을 힐끗 보고는 눈치 있게 거절했다.

“배가 좀 고파서, 뭐 좀 먹으러 갈게요.”

이윽고 김시후가 서유를 살피기도 전에 온재빈은 하인을 불러왔다.

“이 아가씨 데리고 가서 음식 좀 대접하세요. 절대 홀대하지 마시고요.”

그러자 하인은 서유에게 황급히 말했다.

“자, 저를 따라오세요.”

이렇게 한번 말해놓으면 사정을 다 알아도 친구를 거절하기 어려워 김시후는 서유에게 신신당부하였다.

“함부로 어디 가지 말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요.”

서유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하인의 인솔하에 회식장으로 왔다.

한식, 양식 등 모든 음식이 줄지어 늘어선 긴 탁자 위에 놓여 있다.

서유는 소화가 잘되지 않아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지만, 하인의 접대에 이를 악물고 버섯 수프를 마셨다.

그녀가 조용히 회식장 구역에 서서 수프를 먹고 있을 때, 갑자기 정원 밖에서 고급 차 몇 대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뒤이어 소수빈은 먼저 차에서 내려서 코니섹의 차 문을 열고 뒷좌석에 앉아 있는 존귀한 남자를 불러 내렸다.

따스한 노란색 조명 아래 두 손을 주머니에 꽂고 차 문 앞에 서 있는 검은색 양복 차림의 남자.

신에 의해 조각된 듯한 정교하고 입체적이며 흠잡을 데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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