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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신태우가 허탈하게 웃으며 눈을 감았다. 한 시대를 누빈 반보천인이 몰락한 순간이었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염구준과 치렀던 결투를 돌이키며 그동안 해왔던 노력들에 대한 허무함을 느꼈다. 백 년 넘는 세월을 살아오며 수도 없는 강자들을 만나왔지만, 이런 결말을 맞이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치 못했다.

신태우는 마지막 숨을 길게 내뱉으며 이승과 작별을 고했다.

“구준 씨.”

“염구준 오빠!”

최시원과 신태우가 죽자 손가을과 한채인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팔에서 불을 뿜어낼 수가 있어? 그런데 옷은 멀쩡하네? 어떻게….”

두 사람은 마치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처럼 그동안 참아왔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오늘 전투를 본 뒤로 손가을과 한채인은 자신들이 알고 있던 상식이 완전히 뒤집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만화에서나 본 듯한 일이 현실에서 진짜로 일어나다니, 놀랍다 못해 경악스러웠다. 몸에서 광채를 뿜어낼 수 있는 고수들이 실존할 줄이야!

“궁금한 것도 참 많아.”

염구준이 미소를 지으며 난장판이 된 침실을 돌아보았다.

“일단 나가자. 밖에 나가서 마저 얘기하자. 여기 너무 엉망이야.”

정말로 엉망이었다. 사방에 튀긴 피하며 부서진 벽과 먼지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응.”

두 여자는 얌전히 염구준의 뒤를 따라 침실 밖으로 향했다.

그런데 막상 침실 입구에 도착해보니, 바로 나갈 수가 없었다.

두두두두두….

사방에서 기관총이 발사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두 그들을 향해 날아온 공격이었다.

아까 신태우가 밖으로 내보낸, 황유길의 부하들이었다!

그들은 줄곧 침실 밖 복도에서 염구준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겨우 이런 것으로 날 막을 수 있을 줄 아느냐? 제 분수를 모르는 것들!”

염구준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그들을 향해 외쳤다. 그런 다음 오른팔을 뻗어 손가을과 한채인을 품에 감싼 채 위로 날아오르며 왼손으로 복도 벽을 내리쳤다.

용하국의 고무학, 진공장!

이전에 그가 이 기술을 펼쳤을 땐 비록 대단한 위력이긴 했지만,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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