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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6화

심장이 멎는다는 게 바로 이런 느낌인 것 같았다.

‘강제훈이다!’

‘제훈 오빠가 지금 집 앞에 나타난 거야!’

예은이 바로 문을 열려고 움직이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돌려 자신의 옷차림을 살폈다.

젖은 머리, 가운 차림, 단정하지 못한 차림으로 어떻게 손님을 맞겠는가?

예은의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잠... 잠깐만요!”

신발부터 갈아 신고 옷도 갈아입고 머리도 말리고 싶었다. 방은 오른쪽, 드라이기는 왼쪽, 너무 고민된 탓에 예은은 제 자리에 빙빙 맴돌았다.

노크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아까보다 빨라진 템포는 두드리는 사람의 마음을 대변했다.

예은은 자리에 멈춰서서 울먹였다.

‘그래,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자.’

‘이런 내가 싫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번호를 차단하고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으니 이미 화가 났을 거야.’

예은이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문밖의 차분한 옷차림의 남자는 아직도 노크하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었다.

예은이 문을 열자 살짝 고개를 든 제훈의 얼굴은 조금 당황해 보였다.

예은은 이런 제훈의 표정을 읽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죄송해요. 아까... 아까는 노크 소리를 듣지 못하고.”

그 말을 하는 자신의 혀를 깨물고 싶어졌다.

거짓말도 너무 성의가 없었다.

집이 이렇게 작은데, 어디에 있어도 노크 소리가 잘 들릴 것이다.

제훈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그럼 하던 일 계속하세요.”

그 말을 끝으로 제훈이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

“제훈... 제훈 오빠 잠깐만요!”

예은이 다급하게 제훈을 잡았다.

제훈은 조금 의외라는 듯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왜 그러시죠?”

복도의 어두운 불빛이 제훈의 옆선을 비췄고 평소보다 좀 더 따뜻한 인상으로 보였다.

예은은 이런 제훈을 보며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기분이 상한 제훈을 이대로 돌려보낼 수는 없었다.

“아까... 아까 메시지는 제훈 오빠인 줄 모르고 스팸인 줄 알고 그런 거예요.”

예은이 떠듬떠듬 말을 이었다.

굳은 몸의 제훈이 천천히 몸을 돌리고 예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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