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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주현아를 멀리 보내세요

민효연은 평소와 달리 조금 초췌해 보였다. 설영준은 주승아가 사망했을 당시 지금과 똑같은 얼굴을 한 민효연을 본 적이 있다.

‘지금 또 이런 모습인 건 전남편 때문이 아니라 주현아 때문이겠지.’

“약속대로 따님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한 약속에 주정명 씨는 없었던 거로 기억하는데요?”

설영준의 말에 민효연은 피식 웃었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그의 심기를 건드려서 살아남은 인간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 파장이 지나치게 컸다.

“설 대표가 한 짓이 맞다고 인정한다는 소리군.”

“이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으니 쌓은 업보를 스스로 돌려받은 거라고 해두죠.”

“현아가 송 선생한테 한 일 때문에 주씨 일가를 몰락시키려는 건가? 만약 주정명이 이 사건 때문에 감옥에 들어가면 앞으로 현아는 경주에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겠지. 설 대표는 그걸 노리고 한 거 아닌가?”

민효연은 이미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다. 그저 설영준이 정말 이런 짓을 했다는 것을 믿지 않으려 했을 뿐.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짓을 한 이유가 고작...

민효연은 주정명이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다. 그녀가 걱정하는 것은 딸인 주현아뿐이다.

살가운 모녀 사이는 아니라고는 하나 그럼에도 딸이기에 걱정할 수밖에 없다.

주승아와 설영준이 양가 어른들의 뜻으로 약혼했을 당시 주현아는 절식하는 것으로 반대의 뜻을 비쳤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민효연에게 의지하고 있었고 자신을 사랑하는 엄마라면 설영준의 아내로 언니가 아닌 자신을 보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아무리 울고 아무리 빌어봐도 민효연은 끝까지 허락하지 않았다.

심지어 약혼 축하의 이미로 보란 듯이 주승아에게 값비싼 진주 팔찌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팔찌를 끼워주는 장면을 주현아는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다.

그 순간 그녀는 엄마와 언니에게 극도의 배신감을 느꼈다. 곁을 지켜주었던 주정명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이 집안에서 외면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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