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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작정하고 일을 터트리다

집으로 돌아와 씻고 나온 설영준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도정원이 평범한 일상 사진을 올린 것을 발견했다.

그는 항상 회사 홍보와 관련된 비즈니스적인 사진들만 올렸고 일상 공유 사진은 단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

그러니 이건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송재이와 연우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이 있었다. 화면 너머로도 그 상황이 얼마나 즐겁고 따뜻했는지 충분히 느껴졌다.

다만 이상했던 건 그 사진에 좋아요와 댓글은 하나도 없었다.

설영준은 잠깐 고민하다 이내 도정원이 특정인 공개로 게시물을 올린 것을 눈치챘다.

도정원은 특정인 설정을 설영준에게 들키더라도 그다지 큰 상관이 없었다.

설영준은 지금 도발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늘 아침 송재이에게는 아무런 명분도 주지 않았으면서 말이다.

...

3일 뒤, 송재이는 뉴스로 주정명이 경찰서에 잡혀가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어릴 때 해당 사건을 들어본 적이 있다. 다만 그 사건이 주정명과 관련된 일이라는 것은 몰랐다.

어느덧 저녁이 되고 그녀는 수업 때문에 민효연의 별장으로 왔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현아가 민효연의 손을 잡은 채 울며불며 비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민효연은 그녀의 눈물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고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주현아는 현관에서 들어오는 송재이를 보더니 눈물을 닦고 힘껏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소파에서 일어나 자리를 벗어날 때는 일부러 그녀의 어깨를 세게 밀쳤다.

송재이는 그녀의 힘에 뒷걸음질까지 치게 됐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민효연 쪽으로 고개를 돌려 인사했다.

민효연은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켜더니 휴대폰을 꺼내 들고 송재이 앞으로 천천히 걸어와 말했다.

“송 선생님, 나 대신 설 대표한테 전화 좀 걸어 줄래요? 내가 만나고 싶어 한다고 말이에요.”

“왜 제가...”

송재이는 이상한 부탁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자 민효연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송 선생님이 걸어 주세요.”

평소 영준이라 부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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