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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때 송재이의 뒤를 본 박윤찬이 말을 덧붙였다.

“도정원 씨?”

설영준은 시선을 옆으로 돌려 그제야 사람들 틈에 있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 그는 확인만 하고 금세 고개를 다시 돌려버렸다.

박윤찬은 뒤에서 아무런 반응도 들려오지 않자 룸미러로 뒷좌석을 바라보았다. 설영준은 눈을 감은 채 계속 잠을 자려는 듯 보였다. 마치 송재이가 누구와 함께 있든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파란불이 되고 박윤찬은 서서히 시동을 걸었다.

차량이 나아가는 순간 뒤에서 설영준의 말이 들려왔다.

“서운 아프트로 갑시다.”

서운 아파트는 송재이가 살고 있는 집 이름이었다.

설영준의 머릿속에는 온통 도정원과 그의 아이와 함께 거리를 거닐고 있는 송재이의 모습만 떠올랐다. 저녁 바람을 맞으며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예쁘게 웃고 있는 그 얼굴이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서운 아파트로 향하는 도중 설영준은 갑자기 생각을 바꿔 무언가를 꾹 억누른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차를 돌려 집으로 갑시다.”

고작 몇 분 사이에 말을 바꾸는 그를 보며 박윤찬은 잠깐 어리둥절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대표님답지 않은 말이네요.”

“무슨 뜻입니까?”

설영준은 궁금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대표님은 매사 결단력 있고 신속 정확하게 판단을 내리죠. 한번 입에 뱉은 말은 번복하지 않고요.”

박윤찬은 핸들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일할 때의 모습이겠지만요. 사적으로 어떤지는... 대표님과 사적으로 엮인 분께 여쭤봐야겠죠?”

박윤찬은 송재이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게 조심스러워 굳이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

설영준은 콧방귀를 뀌더니 옆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주정명 보낼 증거는 다 준비됐습니까?”

“지금은 조금 이르지 않을까요?”

박윤찬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설영준은 다시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 역시 얼마 전까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주현아가 계속 일을 벌이는 바람에 인내심의 한계가 다다랐다.

그녀는 송재이의 아이를 유산시킨 것도 모자라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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