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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죄책감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다

꽉 닫힌 유리창으로 비가 사정없이 쏟아졌다.

송재이는 눈을 질끈 감고 있다가 좀처럼 시동을 걸지 않는 남자를 보며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

“출발 안 하고 뭐 해?”

설영준은 그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더니 검지를 들어 그녀 앞에서 흔들었다.

“...뭐 하는 거야?”

“마지막이야.”

설영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밤 넌 이미 나한테 짜증 많이 냈어. 이게 마지막이야. 또 나한테 짜증 내면 이 자리에서 후회하게 만들어 줄 거야.”

그 방식이 어떤 것인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그 말을 할 때 뒷좌석을 힐끔 바라보기까지 했으니 더 말할 필요 없이 바로 그녀가 이해한 뜻이 맞았다.

뒷좌석은 두 사람이 몸을 겹치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두 사람은 이미 차에 한 적이 있었고 지금은 비까지 와 한껏 더 분위기가 있었다.

송재이는 그의 시선을 받으며 저도 모르게 겉옷을 꽉 쥐었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경계심이 어려있었다.

설영준은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었다.

“내 탓이라고 생각해?”

송재이는 그에게 쏘아붙이려다가 방금 그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는 최대한 화를 가라앉히고 얘기했다.

“예슬이가 널 좋아해.”

“날 좋아하는 여자는 차고 넘쳐. 그런데 그게 뭐?”

“내가 무슨 말 하는 건지 알고 있잖아.”

송재이는 그의 태도가 기가 막혔다.

“나는 예슬이한테 상처 주고 싶지 않단 말이야. 아마 지금쯤 너랑 내가 짜고 걔를 속인 거라고 생각할 거야...”

“아니었어?”

“당연히 아니지!”

송재이는 화가 나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남자 하나 때문에 친구와 멀어지고 싶지 않아. 너랑은 안 보면 그만이지만 친구는 평생 봐야 한단 말이야.”

“유치하긴.”

설영준은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로 서서히 차에 시동을 걸었다.

집으로 향하는 길, 송재이는 말이 통하지 않는 그를 한참이나 노려보다가 결국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비는 점점 더 거세졌고 송재이 집 앞에 도착했을 때는 천둥 번개도 치며 날씨가 꽤 험악해졌다.

설영준은 차를 세우고 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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