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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그럼 어디서 자요?

이날 밤, 두 사람은 한방에서 자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사태라 할 수 있었다.

설영준은 바로 이런 사람이다. 만약 그가 정말 원한다면 설령 그녀가 원하지 않더라도 그녀를 굴복시킬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녀가 지금은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그한테는 그녀를 유혹할 방법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그는 완전 능구렁이로 그녀와는 전혀 다른 레벨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송재이의 '성추행'이라는 말이 그에게 만약 계속하면 군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그는 마음이 울적해서 차라리 베란다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담배를 피우려 했다.

휴대전화가 울렸을 때 그는 마침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껐다.

전화가 온 것을 보니 또 하나의 낯선 번호였다.

그는 지난번에 주현아가 다른 사람의 휴대폰 번호로 문자 보냈던 일이 생각났다.

설영준은 2초간 눈을 내리깔고 생각하다가 수화기를 눌렀다.

전화 저쪽에서 들려오는 것은 부슬부슬 내리는 빗소리였다.

뒤이어 주현아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준 씨, 우리 아버지가 적어도 20년 형을 선고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단지 이 일이 네가 한 일인지 알고 싶어서...”

“그럼 경찰이 왜 날 안 잡아가는 건데?”

돌아오는 건 그의 차분한 말투였다.

그의 또 다른 뜻은 주정명이 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 말에 주현아는 처절하게 울기 시작했다.

“너 왜 이러는 거야? 왜? 우리 엄마가 나보고 국내에 더 머물지 말라고 출국 준비를 하라고 했는데, 나는 널 떠나고 싶지 않아...”

설영준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고 그녀가 그곳에서 불쌍하게 울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송 선생님 때문이야? 네가 한 이 모든 것이 다 그 여자를 위한 것이야? 너에게 있어서 그 여자가 정말 그렇게 중요한 거야?”

“얘기 다 했어? 다 했으면 끊어.”

설영준은 주현아의 말에 대답할 뜻이 없었다.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주현아가 급히 그를 불렀다.

“영준아, 나 지금 장하 별장 입구에 있어. 널 만나고 싶어.”

“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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