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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한지영은 마치 공주님처럼 그의 보살핌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부모님을 제외한 타인이 이렇게까지 그녀를 위하고 아껴주는 건 백연신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소파에 등을 기댄 채 심각한 얼굴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많이 아파?”

“네.”

그의 걱정에 한지영은 일부러 불쌍한 얼굴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들은 좋겠다. 이런 고통 매달 안 겪어도 되고.”

백연신은 손을 들어 그녀의 배를 살살 어루만져주었다.

“이러면?”

“좋네요. 계속해봐요.”

그 말에 백연신은 소파에 앉아 허리를 잔뜩 숙인 채 그녀의 배를 조심스럽게 마사지해주었다.

한지영은 그 손길을 편히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마사지 강도가 약해지자 눈을 감은 채로 속삭였다.

“아, 멈추지 말아요. 계속해요, 계속. 응... 좋아...”

“...”

백연신은 그녀의 속삭임에 머리털이 쭈뼛서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지금 본인이 내뱉은 말이 얼마나 야릇하게 들리는지 알까?

한지영은 백연신이 이렇게도 마사지를 잘 할 줄 몰랐다.

그녀는 그의 손이 이렇게 편하고 기분 좋을 줄 알았으면 생리할 때마다 집에서 쉬는 게 아닌 그에게 마사지해달라고 할 걸 그랬다며 다음부터는 생리하는 날에도 같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도우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여기 생강차랑 초콜릿 가져왔습니다.”

한지영은 눈을 번쩍 뜨고 도우미에게 말했다.

“저한테 주세요.”

도우미는 생강차를 그녀에게 건네주고 소파 옆에 초콜릿을 올려놓았다.

“이만 가봐.”

백연신의 말에 도우미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문을 나가기 전에 다정해 보이는 두 사람을 힐끔 바라보고는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다.

문이 닫힌 뒤 한지영은 생강차를 마시기 위해 고개를 살짝 숙였다.

“천천히 마셔. 혀 데이지 말고.”

“알았어요.”

그녀는 그의 말대로 생강차를 후후 불어 조금 식힌 다음 천천히 마셨다.

백연신은 그녀의 엄마보다 더 섬세한 구석이 있었다. 어쩌면 그런 모습 때문에 한지영은 그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일지도 몰랐다.

남자친구에게 온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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