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규는 아들의 고함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괴로워했고, 더 이상의 비난도 할 수 없었다.노동명은 원래 덩치가 크고 거칠어 보이는 남자였다.병실에 열흘 정도 누워있었더니, 완전히 살이 빠졌다.그를 아끼는 사람들은 지금의 그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괴로울 것이다. 다리에 상처를 입은 후로부터 그는 예전의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눈빛조차 더는 반짝이지 않고 안에 절망만이 가득 담겨있다.처음에 의사도 그가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주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니까.아무런 진전이 없을 수도 있고, 이로써 붕괴하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여보, 동명이를 비난하지 말아요.”윤미라가 남편을 향해 말했다.“이게 다 내 잘못이에요. 애가 배고프지 않다는데 굳이 먹이려 한 내 잘못이에요.”윤미라는 잘못을 모두 자기 탓으로 돌렸다.어머니를 쳐다보고 있던 노동명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는 더 이상 어머니를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비록 어머니는 그가 하예진을 만나러 가는 줄 알고 막으려고 했지만, 사실 더 큰 잘못은 그에게 있었다. 그의 차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돌발상황이 닥쳤을 때 비록 급정거했지만 여전히 앞 차를 추돌하게 되었다.죽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한참 전에 들어와서 조용히 서있던 경호원이 드디어 용기를 내어 말했다.“넷째 도련님, 전이진 도련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그는 감히 전태윤이 왔다고 말하지 못했다.또한 전이진은 최근 관성에 없었다. 방금 관성에 돌아온 그가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왔다고 해도 합당한 일이었다.“보고 싶지 않다고 전해.”노동명은 단번에 거절했다.경호원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전 대표님과 사모님도 함께 오셨습니다.”“만나고 싶지 않다는데 못 들었어? 아무도 보고 싶지 않다고! 날 동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게 너무 싫단 말이야! 날 동정할 필요가 없어!”경호원이 한마디만 더 하자 노동명은 폭발
하예정은 윤미라를 부축하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의자에 앉혔다.윤미라는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을 만나 교류도 하지 않고 이렇게 혼자 고민하고 있으면 어떻게 잘 나을 수 있겠어요?”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전태윤 형제에게 사과했다.“태윤아, 이진아, 우리 동명이를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동명이는 지금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걸 두려워해. 때로는 친형들이 보러와도 병실에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 세 형수가 보양식을 챙겨와도 병실에 발 못 들여놓게 하는데 그냥 보양식만 병실에 들어갈 수 있어. 동명이는 지금 누구를 봐도, 어떤 관심의 말을 해도 모두 자신을 동정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윤미라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막내아들이 그녀에게 준 인상은 줄곧 매우 강인한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자 윤미라는 속수무책이었다.노씨 일가의 연장자들도 모두 찾아왔지만, 노동명은 지금 귀에 누구의 말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절친과의 만남도 거절하고 있다. 전태윤과 소정남은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도 걸어봤지만 아무런 답장도 받지 못했다.노동명은 완전히 자신을 비관적인 세계에 가두었다.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제 상처가 회복할 수 있을까?전태윤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아줌마, 동명이 지금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갈 수 있어요? 시간이 있을 때 데리고 산책하러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열흘 정도 침대에 누워있었으니 답답해 죽을 것 같을 거예요. 데리고 나가 산책하며 기분 전환을 하면 기분이 좀 나아질 거예요. 우리 모두 동명이가 이렇게 무너지는 모습을 가만두고 볼 수가 없어요. 이러다 남은 인생까지 망치면 어떡해요? 잘 회복할 수 있게 마음을 가다듬고 삶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죠.”윤미라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비록 움직일 때 다리 통증이 심하지만 휄체어를 탈 수는 있어. 하지만 부축받으며 휄체어에 타자니 또 자신이 쓸모없다는 둥 생각이 드나 봐. 휠체어를 타는 것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면서 말이야. 그래서인지 거
모두 윤미라를 잠시 위로한 후, 일단은 병원을 떠나기로 했다. 들고 온 선물은 경호원에게 주어 병실로 가져가게 했다.윤미라는 사람들을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배웅하고 그들이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다시 돌아섰다.다시 돌아온 윤미라는 병실 문앞에 잠시 서 있다가 들어갔다.노동명은 침대에 누워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넋이 나간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태윤이는 갔어?”노진규가 조용히 물었다.“네, 동명이가 만나고 싶지 않다는데 먼저 떠날 수밖에요.”윤미라는 한숨을 쉬며 침대 옆에 앉아 아들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녀는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동명아, 모두가 널 관심해서 보러 온 것뿐이지 동정 같은 거 하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 이상한 생각 그만하자, 응?”노동명은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분명히 어머니의 말을 듣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이에 윤미라의 마음이 갑자기 쥐어짜듯 아파 났다.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막내아들은 바른길로 돌아왔고 더는 조폭들과 어울리겠다고 소리치지도 않았다. 그 후 막내아들은 친구인 전태윤으로부터 많은 돈을 빌려서 스스로 사업을 하기 시작했고, 비록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결국 모두 이겨내고 말았다.그로써 십여 년이 지난 지금, 노진 그룹이 있게 되었고 막내아들도 개인 재산이 2조에 달하는 성공한 사람으로 거듭났다.감정 문제만 아니었다면... 그는 여전히 눈부신 노씨 일가의 넷째 도련님이었을 거다.‘이게 다 내 잘못이지 뭐, 내가 모자 관계를 끊겠다며 막지만 안았어도... 이런 교통사고가 나지 않았을 텐데.’어머니를 말을 듣지 않으려고 눈을 감은 노동명은 어느샌가 잠이 들었다.그는 비록 매일 침대에 누워 있지만, 사실 항상 잠을 이루지 못했다.가끔 눈을 감고 일을 생각하다가 날이 밝을 무렵에야 잠시 잠을 잘 수 있었다.교통사고가 그에게 준 타격은 너무 컸다.그는 장애인이 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여보, 동명이를 잘 지켜요. 난 좀 밖에 다녀올게요.”윤미라는 몸을 일으키며
“사모님.”윤미라가 가게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앉아 있던 하예진은 얼른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예진 씨,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사드리고 싶은데 시간 어때요?”“네, 좋아요.”하예진은 앞치마를 풀며 두 점원에게 분부했다.“전 잠깐 나갔다 올 테니 두 분 먼저 테이블 치워줘요. 그리고 이따가 일구 씨가 우빈이를 데려다주면 우빈이 좀 봐줘요.”오늘 원래 하예진은 하루 종일 가게 문을 열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서평 거리에 있는 한 레스토랑을 보러 갈 예정이었다. 그 레스토랑은 장사가 잘되지 않고, 매달 적자가 나서 사장이 양도하려고 하고 있다.나쁘지 않은 위치라 매일 오가는 손님이 꽤 많을 텐데 왜 장사가 안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사장이 경영을 잘 못하는 건지 아니면 요리사가 요리를 못하는 건지 직접 찾아가 알아볼 예정이었다.하예진은 가서 제대로 알아보고, 주변 환경도 둘러본 후 적합하다면 그 레스토랑을 인수할 생각이다.여동생 하예정이 투자한 채소 농장은 사업이 잘되어 회사를 설립하였고 많은 호텔, 학교, 공장과 협력하여 매일 많은 채소를 공급하곤 한다.또한 하예정은 자신이 투자한 사업도 관리해야 하고, 재벌가 미래의 안방마님으로서의 관리하는 법도 배워야 하기에 정신없이 바쁠 것이다.하예진은 동생만큼의 성과를 얻기는 바라지 않지만 음식업계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싶었다.하예진은 가게 일을 잘 안배한 후 윤미라를 따라서 가게를 나섰다.그녀는 윤미라의 차를 타지 않고 혼자 차를 몰고 윤미라를 따라 근처 카페로 갔다.카페는 장사가 별로인지 조용해 보였다.둘은 모두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사모님, 아주 피곤해 보이는데 휴식 잘하시고 몸조심하세요.”윤미라는 예전에 비해 늙고 초췌해 보였고 화장도 하지 않아 예전처럼 고귀한 여인의 온화하고 점잖은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윤미라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나도 그러고 싶지만, 동명이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밥도 안 넘어가고, 잠도 오지 않는 게 마음이 너무 괴롭네요.”“
윤미라는 말을 이었다.“예진 씨, 동명의 말을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그 아이는 지금... 고슴도치처럼 가시투성이에요. 누가 찾아와도 만나주지 않고, 자꾸만 다른 사람들이 동정 어린 눈길로 자신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사모님, 전 동명 씨를 탓하지 않아요.”윤미라가 이렇게 다정하게 손잡는 게 익숙하지 않은 하예진은 말하며 자기 손을 살며시 뺐다.“예진 씨, 내가 오늘 이렇게 염치 불문하고 찾아온 건 부탁이 하나 있어서예요.”윤미라는 드디어 본론에 들어갔다. 그녀는 애원하는 눈길로 하예진을 바라보며 부탁했다.“우리 가족 모두 동명의 지금 이런 모습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지만 전혀 말릴 방법이 없어서 그러는데... 동명이는 예진 씨를 매우 좋아해요. 최근 예진 씨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 건 다 열등감이 생긴 것 때문이에요. 본인이 불구가 됐다고, 예진 씨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서 만나는 것도 거절하는 것 같아요.”하예진은 묵묵히 듣고만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윤미라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그래서 이렇게 부탁드리는데, 동명이가 자신감을 되찾고 퇴원 후에도 재활치료를 견지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해요.”윤미라는 하예진이 돕기만 하면 막내아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재활치료를 견지할 수 있을 거로 믿고 있다.지금 이 상태로는 자칫하면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할 것만 같았다.“예진 씨가 사업 때문에 바쁘단 거 알아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손해 보게 하지 않을 거예요. 하루에 200만 원을 급여로 드릴 테니 낮에만 좀 돌봐주면 안 될까요? 밤에는 지킬 필요가 없어요. 어떻게 생각해요?”하예진의 토스트 가게는 장사가 잘되고 있지만 하루에 200만 원을 버는 건 무리였다. 윤미라는 자기 아들이 자신감을 되찾도록 도와주기 위해 하예진에게 지급하는 하루 급여를 높게 정했다고 생각했다.“예진 씨가 동명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우리는 절대 간섭하지 않을 거니 걱정하지 말아요. 그건 예진 씨와 동
“예진 씨도 내가 드리는 급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동명이는 지금 많이 예민해서 걸핏하면 화를 내고 물건을 던지는데... 내가 엄마라서, 나 때문에 그런 사고가 난 거랑 마찬가지니까 참을 수 있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라면 누가 견딜 수 있겠어요? 나도 따로 간병인을 구해 동명이를 돌봐주게 하고 싶었는데, 아무도 그 돈을 벌려고 하지 않아요. 동명이가 지금 여간 돌보기 어려운 게 아니에요.”윤미라는 하예진에게 그 돈을 주는 것이 조금도 비싸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들만 좋아질 수 있다면 아무리 많은 돈을 쓴다고 해도 그녀는 기꺼이 쓸 생각이었다.한 달이면 6천만 원인데 그녀가 들고 다니는 가방은 대다수가 6천만 원이 되거나 그걸 훨씬 넘는다.윤미라는 하루에 200만 원을 지불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하예진은 오히려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하예진의 토스트 가게도 장사가 잘되고 있지만 그래도 하루 수입이 200만 원과는 거리가 멀었다.“그리고 우빈이도 키워야 하잖아요, 우빈이가 관성 유치원을 다닌다고 들었어요. 그 유치원 학비도 적지 않던데... 예진 씨가 돈 안 받고 동명이를 돌봐주게는 할 수 없어요. 그럼 우리가 양심이 불안할까 봐 그래요. 한 달에 6천만 원 드리는 게 많이 드리는 게 아니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나랑 흥정할 생각도 하지 말아요, 알겠죠? 또 사양하거든 매일 300만 원, 아니 400만 원을 드릴 거예요.”“사모님, 제가 한번 잘 생각해 보고 내일 답변드려도 괜찮겠죠?”하예진은 여동생과 이 일에 관해 토론하고 싶었다.윤미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알겠어요, 예진 씨. 재촉하지 않을 테니 한번 잘 생각해 보세요. 동명이도 퇴원하려면 며칠 더 입원해야 하거든요. 나랑 애 아빠도 아직은 버틸 수 있으니... 나중에 재활치료를 시작하거든 더 힘들어질 거예요.”하예진은 윤미라의 흰머리를 보며 생각했다. 윤미라는 더 이상 도도한 상류층 사모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지금은 오직 아들이 잘 낫기만을 바라고 있는
하예진을 찾아서는 소용없는 일이었다. 문제의 근원은 아들에게 있었기에.윤미라도 아들에게 심한 일들을 했었다.그리고... 지금은 후회만 남았다.하예진은 입을 열었다.“사모님, 예전에 제게 하신 말들은 기억도 나지 않는걸요. 사모님의 마음이 이해도 가고요. 결혼은 역시 비슷한 집안끼리 하는 것이 맞아요. 저도 엄마로서 만약 이제 제 아들이 차이가 크게 나는 여자를 좋아하게 된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거예요.”전에는 아주 개명한 엄마로 될 거라고 생각했더라도 막상 정말 경험해 보면 자녀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마음대로 둘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정말로 마음이 넓은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씨 일가의 어른들이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것이다.하예진은 항상 동생에게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전태윤의 사람 됨됨이가 어떻든 간에 전씨 일가의 어르신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만나기 드무니까.그래서 윤미라가 중간에서 노동명이 찾아오는 것을 막았다는 것을 알고도 하예진은 전혀 화가 나지 않았고 이해가 되었다.“예진 씨, 고마워요. 날 원망하지 않아 줘서.”윤미라는 감격스러운 말투로 고마움을 표했다. 하예진의 인품에 대해서는 그녀도 마음에 들었다.하예진은 비록 출신은 노씨 일가에 못 미치지만, 항상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우수해지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을 보면 사실 하예진도 괜찮은 사람이었다.윤미라는 줄곧 하예진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문벌의 차이가 계속 마음에 걸렸었다.하지만 앞으로 더 이상 자녀의 감정에 끼어들지 않고 될 대로 내버려둘 생각이었다.“고맙다는 말을 들을 만큼 사모님에게 무슨 일을 해드린 적도 없는걸요.”하예진이 쑥스럽게 말했다.그녀는 다시 위로의 말을 꺼냈다.“사모님, 동명 씨를 믿으세요. 절대 쉽게 쓰러지지 않을 거예요.”윤미라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커피숍에서 한참을 머무르다가 윤미라는 병원에 있는 아들이 걱정되어 얼른 떠나서 병원으로
하예진은 아들에게 휴대폰을 건네주었다. 그녀는 이미 가게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두 점원은 모두 깔끔히 치웠다. 그녀는 두 점원을 먼저 퇴근시키고 나서 강일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일구 씨, 또 우빈이를 데려다주셔서 고마워요.”“고맙다는 말 하지 마요. 이건 큰 도련님과 사모님이 저에게 주신 임무이고, 제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요 뭐.”강일구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예진 씨를 도울 수 있어서 저도 기뻐요. 우빈이도 너무 귀여워서 이제 하루라도 못 보면 보고 싶어지는걸요.”우빈이는 강일구의 말을 듣고 턱을 치켜들고는 자신 있게 말했다.“일구 아저씨, 저 누구든지 좋아하는 귀여운 아이인 거죠?”강일구는 웃으며 말했다.“맞아, 우빈이는 내가 본 아이 중에 제일 귀여운 아이야.”하예진은 꼬마를 데리고 나가면서 웃으며 말했다.“일구 씨 칭찬 그만해요. 더 칭찬하면 코끝이 하늘을 찌를까 봐 무서워요.”“진심을 말한 걸 뿐인걸요. 우빈이는 제가 본 아이 중 가장 귀여운 아이예요.”강일구는 자신이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했다.물론, 몇 년 지나서 다른 아이에게 또 같은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하예진은 관성중학교에 동생을 찾아갈 준비를 했다. 강일구에게 따라올 필요 없다고 말하자 그는 알아서 전태윤한테로 돌아갔다.30분 후.“예정 이모, 효진 이모.”우빈이는 내리자마자 가게에 들어오기도 전에 하예정과 심효진을 큰 소리로 불렀다.심효진은 카운터에 앉아서 소설을 읽고 있었다. 심심하여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때우는 중이었다.하예정은 책장 앞에서 책들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우빈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가게를 나서자 우빈이가 쪼르르 달려왔다.그녀는 웃으며 조카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오늘따라 우빈이 엄청 기뻐하네? 무슨 기쁜 일이 있었어? 이모도 같이 기뻐하게 알려주라.”아까 음성 채팅을 할 때 우빈이는 말하고 싶은 것을 참았다.꼬마는 이모의 얼굴을 보며 직접 얘기한 후 칭찬을 듣고 싶었다. 그건 또 음성메시지로 듣는 것과 다른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