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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내 상처는 별거 아니야. 제때 약 바꿔주고 잘 휴식하면 돼. 어디 가는 데는 문제 없어. 게다가 이번에는 너 안고 달릴 필요도 없잖아.”

마지막 한마디는 윤아를 놀리는 게 틀림없었다. 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수현을 힐끔 노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런 말 하면 낯 간지럽지 않아?”

“됐어 어디 불편한 데 없지? 그럼 일단 뭐 좀 먹고 이따가 보고서 볼래?”

“그래.”

윤아도 사실 조금 배고팠다.

수현은 얼른 주방에 음식을 준비하라고 했다. 윤아가 요즘 식욕이 확 떨어졌다는 사실을 수현은 아직 모르고 있었지만 금방 깬 윤아를 배려해 전부 소화하기 쉬운 음식으로 준비했다.

윤아도 수현에게 들키기 싫었다. 이제 삶의 의미를 되찾았으니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완전히 회복할 일만 남았기에 수현에게 말해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윤아는 조심스럽게 꼭꼭 씹어서 먹었다. 혹시나 급하게 먹거나 많이 먹었다가 체하기라도 할 것 같아서였다.

윤아는 포만감이 들자 자제하며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수현이 얼른 손을 내밀어 사발을 받았다.

“다 먹었어?”

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금방 깨서 그런지 입맛이 별로 없네. 다음에 더 먹을게.”

이에 수현도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도우미에게 남은 음식들을 치워달라고 했다.

검사 결과가 나왔고 의사는 윤아에게 별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기억은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현에게 윤아가 아직 영양실조 상태라고 말해줬다.

결과를 들은 수현은 보고서를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원래도 가늘었던 윤아의 손목이 이번에 더 가늘어진 걸 발견했다.

게다가 영양실조라고?

시간이 고작 얼마나 지났다고 영양실조란 말인가? 수현은 윤아가 최근에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어떻게 기억을 잃고 영양실조까지 걸린 것일까?

이렇게 생각한 수현은 주먹을 불끈 쥐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선우 이 빌어먹을 놈, 윤아를 좋아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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