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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하지만 지금 두 사람을 보니 깨달았다.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걸 말이다.

이선희의 질문에 수현이 잠깐 침묵하더니 결국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이 일은 이미 다 해결됐어요. 경과는 묻지 마세요.”

이선희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묻지 말라는 게 무슨 말이야. 다 해결됐다면 더 걱정할 것도 없겠네. 무슨 문제가 남아 있는지 말해 봐.”

“아는 게 많을수록 근심도 많아져요.”

수현이 말했다.

“지금은 괜찮아졌다며?”

이선희가 물었다.

하지만 수현은 입을 앙다문 채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에 이선희는 뭔가 생각 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네 아빠는?”

“처리할 일이 남아 있어서 같이 오지는 않았어요.”

아버지가 이수철에게 연락하는 바람에 지금 사태가 커지고 있다.

이를 들은 이선희의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물었다.

“네 아빠는 괜찮은 거니?”

“엄마는 아빠와 그렇게 오래 지냈으면서 아빠가 어떤 성격인지 몰라요?”

“하긴, 그럼 네 아빠가 계속 처리하게 놔두면 되는 거지? 근데 너는 왜 그렇게 안색이 안 좋아? 다쳤어?”

수현은 대꾸하지 않고 묵인했다.

“그럼 윤아는? 윤아는 어떻게 된 거야? 왜 저렇게 야위었어?”

나간 지 얼마나 됐다고 저렇게 살이 빠졌는지, 참 못된 짓이라고 이선희는 생각했다.

수현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윤아는 아침에 밥을 먹을 때 한 번에 조금씩 많이 씹어서 넘기긴 했지만 먹는 양이 적었다.

그때 수현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이선희에게 말했다.

“이따 할머니가 삼계탕 끓인다고 할 때 엄마가 간섭할 수 있으면 일단 끓이지 말라고 하세요.”

“음...”

이선희는 왜 그러는지 너무 물어보고 싶지만 아들의 굳건한 옆모습을 보며 도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선희는 그냥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다들 무사히 여기 있으니 무슨 일이 있었다 해도 다 지나간 일이다. 나머지는 진태범이 해결하면 된다. 아들이 얘기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노인네들이 걱정하는 게 싫어서일 것이다.

그런 노력을 안다면 더 꼬치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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