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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수현의 큰 손이 윤아의 허리를 놓아주고 나서도 윤아는 한참을 멍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정말 말한 대로 한다고? 이렇게 끝난다고?

귓불에 아직 수현이 촉촉함이 남아 있는 것 같아 간질거렸고 마음도 덩달아 찌릿찌릿해 자기도 모르게 귓불을 살짝 만졌다.

하지만 윤아는 손을 올리다 말고 다시 내렸다.

안 돼, 만지면 안 돼.

만지면 고약한 수현이 또 놀릴 게 뻔했다.

윤아는 귓불을 만지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왠지 실망한 표정이다?”

수현이 또 예고 없이 다가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하다 말아서 실망한 건가?”

“아니거든!”

윤아가 쏘아붙였다.

이렇게 부정한 윤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어금니를 깨물며 말했다.

“혼자 여기 앉아 있어.”

윤아는 이렇게 말하며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때 수현이 윤아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됐어. 화내지 마. 아까는 그냥 장난 좀 친 거야.”

“이거 놔.”

윤아는 자기 손을 빼려고 했다.

수현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알았어. 난 그냥 네가 그 떡을 처치하기가 곤란해 보이길래.”

수현에게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던 윤아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뭐라고?”

“먹기 힘들어했잖아. 그래서 내가 대신 먹어준 건데.”

수현의 말에 윤아가 당황했다. 혹시 수현이 뭔가 알아챈 건가? 윤아가 자기도 모르게 반박했다.

“먹기 힘들어하긴 뭐가?”

“응?”

수현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

“힘들지 않다는 애가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먹었던 거야?”

“나 원래 꼭꼭 씹어먹는 거 좋아하거든.”

윤아가 반박했다.

“그래, 그럼 내가 다른 건 먹기 싫은데 딱 네 손에 든 거 먹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고 치자.”

수현도 윤아와 입씨름하기는 싫었다. 윤아가 숨기고 싶은 일이 있다면 수현도 계속 캐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수현이 이렇게 인정하고 나니 윤아도 입을 꾹 닫았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한참이 지나도 아무 말이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윤아가 고개를 들어 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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