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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점심 때가 되자 이명인의 남편 차문섭, 수현의 외조부, 녀석들의 증조부가 돌아왔다.

손에는 생선 두 마리가 들려 있었고 점심에 녀석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선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명인의 말을 듣고 나서야 윤아와 수현이 왔다는 걸 안 차문섭은 얼른 방으로 들어와 두 사람과 조우했다.

차문섭은 온화한 사람이었다. 두 사람과 잠시 대화를 나누다 이러다 밥때를 놓치겠다며 밥하러 갔다.

그러더니 이내 부뚜막에 불을 지폈다.

윤아는 문가에 서서 차문섭이 주방으로 향하는 걸 지켜봤다. 이명인은 옆에서 차문섭의 요리를 거들었다.

평소에도 쭉 이렇게 지내온 것 같았다.

“좋아?”

수현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윤아가 반응하기도 전에 수현이 말을 이어갔다.

“좋으면 앞으로 우리도 늙으면 이렇게 살자.”

윤아는 수현이 노후 얘기를 꺼낼 줄은 몰랐지만 얼른 머릿속에 이를 그려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할머님처럼?”

“응,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아니면 네가 원하는 것 뭐든지.”

윤아가 이렇게 말했다.

“그건 좀 어렵지 않을까? 너 밥 할 줄 알아?”

이 문제에 수현은 말문이 막혔다.

그렇게 수현이 말이 없어지자 윤아가 고개를 들어 이렇게 물었다.

“왜 말이 없어? 요리할 줄 몰라?”

한참을 더 침묵하던 수현이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모르지만 앞으로도 모른다는 법이 있나. 앞으로 나이 들어 노후 생활 즐길 때가 되면 그때부터 배우면 되지. 10첩 반상은 아니더라도 간단한 거부터 배우면 너 배불리 먹이는 데는 문제 없을 것 같은데.”

이를 들은 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꼭 네가 요리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

“그럼 네가 하려고?”

대충 그 장면을 그려본 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안 돼. 네가 하게 놔둘 순 없어. 그냥 내가 할게.”

가녀린 몸으로 주방에서 분주히 돌아치면서 하얗고 가느다란 손목으로 설거지하고 칼을 들 생각을 하니 벌써 걱정이 되는 수현이었다.

다른 남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수현은 윤아가 그러는 건 두고 볼 수 없었다.

윤아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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