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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윤아는 확실히 입맛이 없긴 했다. 음식이 식어서가 아니라 원래도 입맛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까 이명인이 윤아의 접시에 자꾸만 음식을 집어준 것도 있었다. 비록 그 음식 중 대부분은 다 수현의 입으로 들어갔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양이 워낙에 많았던지라 윤아는 그중 20퍼센트만 먹었는데도 더는 먹을 자리가 없었다.

윤아는 혹시 모두가 보는 앞에서 토하기라도 할까 봐 먼저 일어날 핑계를 찾고 있었다. 그래도 다이어트가 다른 원인보다는 나은 것 같았다.

이때 수현이 그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올 때 입구에서 괜찮은 맛집 하나 봐둔 게 있어서 저녁은 많이 먹지 않기로 했어요. 거기 가서 맛이 어떤지 보려고요.”

윤아는 수현이 이런 핑계를 찾았다는 것에 살짝 놀랐다.

“네가 말한 그 맛집 김씨 할아버지네 가게 아니야? 맛은 확실히 있어. 너희가 끌릴 만도 하지.”

“그래요?”

수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할아버지도 극찬하는데 한번 가봐야겠어요.”

하지만 이명인은 약간 기분이 상한 듯한 표정이었다.

“집에서 밥해 먹으면 되지, 왜 굳이 밖에 나가서 먹겠다고 그래?”

이명인은 밖에서 하는 음식이 맛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집보다는 깔끔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다. 어떤 사람이 운영하는지도 모르는데 혹시나 손도 씻지 않고 재료를 취급하는 건 아닌지, 썩은 재료와 신선한 재료를 섞어서 만드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올라올 땐 향긋한 요리지만 그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보지 못하니 어떻게 시름 놓고 먹을까?

하여 이명인은 젊을 때 차문섭과 연애를 하면서도 밖에서 먹는 걸 매우 꺼렸다. 그러니 차문섭도 매우 골머리를 앓았다. 다른 커플들은 데이트하면서 산책하다가 좋은 맛집이 있으면 들어가서 먹기도 하면서 감정을 쌓아가는데 이명인은 밖에서 먹는 걸 일절 거절했다. 차문섭은 처음에 이명인이 자신과 있는 게 싫어서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러다 차문섭은 뒤에 이명인이 결벽증이 있어서 밖에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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