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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이렇게 생각한 수현이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

“너 왜 그래?”

윤아는 수현을 상대할 겨를이 없어 그저 고개만 저으며 수현의 상처를 계속 치료해줬다.

손이 빠른 윤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상처에 약을 바르고 붕대로 상처를 감싸주었다.

치료하면서 수현은 윤아에게 말을 걸고 싶었지만 기회를 찾지 못했다. 그저 윤아가 손을 들라고 하면 들고 내리라면 내리고 붕대의 한쪽을 잡으라고 하면 고분고분 다 들어줬다. 회사를 관리할 땐 피도 눈물도 없던 그가 지금은 길든 사자처럼 머리는 고귀하게 들고 있어도 눈빛은 부드럽게 윤아의 행동을 살피고 있었다.

윤아가 상처 치료를 끝내고 다 됐다고 말하고는 몸을 돌려 물건을 정리했다.

수현은 윤아가 허리를 숙이고 정리하는 모습에 입술을 앙다물더니 그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일단 그렇게 놓아둬. 너도 가서 샤워해야지.”

윤아는 그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수현은 어쩔 수 없이 자세를 숙이고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윤아야!”

수현의 말과 행동에 힘이 들어갔다. 뿌리치다가 실패한 윤아는 그저 기나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알았어. 일단 이거 놔. 지금 가서 씻을게.”

“조금 전까지 괜찮았잖아. 지금은 왜 이래?”

아까 상처를 치료해 줄 때까지만 해도 수현을 걱정하던 윤아가 지금은 오히려 수현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 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윤아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먼저 자. 난 이만 샤워하러.”

윤아는 이렇게 말하더니 옷가지를 챙겨 욕실로 향했다.

문을 닫으려는데 수현이 따라왔다.

윤아는 멈칫하더니 자기도 모르게 문을 닫으며 수현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데 수현의 손이 욕실 문을 막았다.

“너…”

이런 광경에 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나 샤워할 거야. 무슨 할 말 있어?”

“너 이상해. 그건 얘기해줘야지.”

“아니야.”

윤아가 일단 부정했다.

“네가 잘못 생각한 거야.”

“조금 전까지 울던 애가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상처 치료해 주고, 그 감정들은 다 어디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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