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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하지만 커다란 키에 다리까지 긴 수현이 있으니 혼자 누워도 거의 침대 하나를 점할 판인데 아이들이 누울 자리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 아이들을 데려와 같이 잔다는 꿈은 깨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됐어. 일단은 생각하지 말아야지.”

윤아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일단 상처부터 확인하자. 약 어디 넣어놨어?”

윤아는 이렇게 말하더니 수현의 트렁크를 뒤지려 했다.

“내가 할게.”

수현은 트렁크를 내리더니 안에서 약과 붕대를 꺼냈다.

이를 본 윤아가 얼른 그것들을 받아오더니 침대로 걸어가며 말했다.

“여기서 바꿀 거지?”

수현은 옆에 놓인 소파를 힐끔 보더니 아무 말 없이 침대로 가서 앉았다.

입고 있던 코트는 이미 벗었고 지금은 회색의 니트에 안에 하얀 셔츠를 받쳐 입고 있었다.

“일단 니트 먼저 벗을래? 할 수 있겠어?”

“응.”

수현은 대수롭지 않게 니트를 벗어던졌다. 깔끔한 동작이 마치 다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회색 니트를 벗어던지자 보이는 하얀 셔츠에 피가 새어 나오지만 않았으면 윤아는 수현이 다치지 않은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

윤아는 새어 나온 피를 보며 오는 내내 아무렇지 않은 듯한 수현의 모습이 사실은 그가 억지로 버티고 있어서 그런 것임을 깨달았다.

피를 봐서 그런지 윤아가 수현을 바라봤을 땐 얼굴이 어딘가 창백해 보였다.

윤아는 꼼꼼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생각났다면 더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빨리 치료하고 쉬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윤아의 행동도 다소 과격해졌다. 허리를 숙이자마자 수현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열심히 단추를 푸는 윤아는 다른 생각을 할 여력이 없었다. 그러니 그녀가 단추를 풀 때 수현이 어떤 표정인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재빨리 단추를 풀어낸 윤아는 얼른 수현의 셔츠를 벗겼다.

셔츠를 벗겨낸 후에 보이는 붕대에 윤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윤아가 단추를 풀 때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에 살짝 타올랐던 수현의 욕망이 걱정에 찬 얼굴로 미간을 찌푸린 윤아를 보자마자 말끔하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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