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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그래... 알았어.”

윤아의 착각인지 몰라도 수현이 자신을 돕고 있는 건 맞지만 자꾸만 이상하게 희롱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방에서 한참을 진정하고 나서야 난처한 기분은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고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을 찾으러 나갔다.

거실에서 나오니 밖엔 커다란 정원이 펼쳐졌다.

정원엔 큰 나무도 심겨 있었고 과수원과 텃밭도 보였다. 주방은 과수원 옆에 지어져 있었다. 두 어르신이 여기서 노년 생활을 즐기기엔 딱 맞는 것 같았다. 날씨가 안 좋을 때는 옆에 있는 텃밭에서 신선한 야채들을 따다가 해 먹으면 되니 유기농과 친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었다.

윤아가 나갔을 땐 마침 이명인이 두 녀석을 데리고 텃밭에서 야채를 따고 있었다.

하윤은 자그마한 엉덩이를 내밀고 허리를 숙인 채 야채 하나를 뽑고 있었고 서훈은 옆에서 이를 도왔다. 두 녀석은 그렇게 분주히 돌아치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윤아는 마치 구름 위를 밟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

“엄마!”

두 녀석은 윤아를 보자마자 얼른 그녀를 그쪽으로 불렀고 윤아도 그쪽으로 걸어가 쪼그리고 앉았다.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예요? 저도 도울게요.”

이명인이 윤아를 힐끔 쳐다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 그 가느다란 팔다리로 뭘 하겠다고 그러니. 얼른 안에 들어가서 쉬면서 뭐 좀 먹고 있어. 여기는 나랑 선희만 있으면 돼. 조금 있다 너희 할아버지 돌아오면 할아버지가 밥하고 우리는 기다리면 된다.”

이렇게 말하더니 윤아가 반응하기도 전에 이명인은 그녀를 텃밭 밖으로 밀어냈다. 윤아가 텃밭에서 나오는데 그쪽으로 걸어오는 이선희를 만났다.

이선희가 웃으며 말했다.

“안에 들어가서 쉬어. 여기는 우리가 있으면 돼.”

윤아는 난처해서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이선희가 이렇게 말했다.

“사실 엄마는 아이들이랑 있을 시간을 더 만들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노인네가 녀석들을 무척이나 좋아하거든. 녀석들이 여기 오래 있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서 시간만 나면 녀석들이랑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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