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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더 긴장한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점점 더 긴장하게 된다.

수현이 물었다.

“진짜? 그럼 벨 누른다?”

“응, 그래... 눌러.”

이렇게 말하면서도 윤아는 조금씩 물러났다. 그러다 수현의 뒤로 완전히 숨어버렸다.

이런 윤아의 행동에 수현의 웃음이 짙어졌다.

“준비됐다면서 왜 아직도 내 뒤에 숨어 있어?”

수현의 말투에서 장난기를 느낀 윤아가 짜증을 냈다.

“내가 이러는 게 너는 웃기지?”

수현의 웃음은 점점 짙어졌지만 인정은 하지 않았다.

“아니야.”

“나 다 들었는데.”

“뭘 들었다는 거야?”

“나 놀리는 거.”

“그래? 내가 아까 웃었어?”

“마음속으로.”

“마음속으로 웃는 것까지 들려?”

“...”

“진수현!”

“응, 왜 불러 자기야?”

뻔히 알면서 묻는 모습에 윤아는 수현의 허리를 힘껏 꼬집었다. 윤아는 수현을 혼내주려고 한 행동이었지만 꼬집고 나니 수현의 몸이 순간 딱딱하게 굳었다.

이를 발견하지 못한 윤아는 꼬집고 나서 바로 손을 뺐다.

수현은 어두워진 눈빛으로 그 자리에 서서 입을 앙다문 채 혼자 감내했다. 도끼로 자기 발등을 찍는다는 게 이런 느낌인 것 같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수현은 윤아의 작은 행동으로도 쉽게 설레고 후끈 달아올랐다.

다행히 지금 겨울이라 수현은 입고 있는 옷이 꽤 두꺼웠다.

수현은 마른기침으로 난처함을 가리고는 뭔가 말하려는데 뒤에서 누군가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엄마!”

그냥 들어도 기쁨에 차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였다. 수현은 단번에 하윤과 서훈의 목소리임을 알아챘다.

하지만 수현은 일단 먼저 윤아의 반응을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윤아는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마치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수현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두 아이는 마치 로켓처럼 윤아에게로 달려오더니 윤아의 다리에 매달렸다.

“엄마!”

두 녀석은 마치 까치처럼 윤아 옆에서 쉬지 않고 재잘거렸다.

수현은 윤아가 아까보다 더 굳어있음을 발견했다.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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