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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난 기다리기 싫어.”

말을 마친 진수현은 손을 놓고 출입문 쪽으로 걸어갔다. 뒤에서 그걸 바라보던 심윤아는 그가 화난 줄 알았다. 그의 손길이 갑자기 사라지자 괜히 썰렁한 기분도 들었다.

‘갑자기 어딜 가는 거지?’

심윤아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진수현은 이미 문 앞으로 가서 문을 잠가버렸다. 그가 화나서 떠나는 줄 알았던 심윤아는 그대로 말을 잃었다.

심윤아는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 진수현이 위험한 눈빛으로 돌아오는 모습도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아니, 정확히는 하도 흥분해서 위험해 보이는 것이었다.

늑대에게 노려지면 딱 이런 기분일 것이다. 늑대는 강하고도 포악했다.

전에는 다쳤다는 핑계로 진수현을 거절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절하지 못하리라는 위기감이 본능적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심윤아는 그가 가까이 다가오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책상 뒤로 가버렸다.

그녀가 자신을 피하는 것을 보고 진수현은 제자리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화나면서도 웃긴 듯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공주야, 이번에는 왜 또 피해? 누가 들어올까 봐 불안한 거면 문을 잠갔잖아.”

심윤아는 진수현이 문은 잠근 탓에 더 겁이 났다. 적어도 문이 열려있으면 다른 사람이 들어올 것을 생각해서 절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특히 그의 위험한 눈빛을 보니 이대로 꿀꺽 삼켜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게 싫은 것은 아니지만 사무실에서는 선을 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만약 이상한 소리를 냈다가 옆 사무실 사람이 들으면...? 또 만약 지나가는 사람이 들으면...’

심윤아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찌 됐든 사무실에서 선을 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진수현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확히는 욕구불만이었다.

그는 앞으로 다가가 손으로 책상을 짚더니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공주야, 이쪽으로 와.”

“...”

심윤아는 잠깐 넋이 빠졌다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싫어.”

그의 말을 따른 다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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