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37화

그 소리에 윤아는 번쩍 정신이 들어 옆에 선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눈앞에 방긋방긋 웃고 있는 수현이 보였다.

“기다리라고 했잖아. 왜 혼자 왔어?”

윤아가 입술을 뻐끔거리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수현이 보인 행동이 떠올라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기분이 잡쳐 아예 수현을 무시하고는 매장 안으로 걸어갔다.

기분이 좋은 수현은 윤아가 이 립스틱을 마음에 들어 하는 줄 알고 사주려고 했는데 윤아가 그런 수현을 힐끔 쳐다보더니 몸을 홱 돌린 것이다. 표정이 꽤 기분 나빠 보였다.

수현이 멈칫하더니 윤아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말을 잘못했나?

하지만 깊이 생각하지는 않고 얼른 윤아의 뒤를 따랐다.

“아까 그 립스틱은 마음에 안 들어? 컬러 예쁘던데?”

윤아는 수현이 따라오면서까지 립스틱 컬러를 물을 줄은 몰랐다. 인플루언서가 괜히 저 컬러를 바르면 남자들이 좋아죽는다고 말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제 보니 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런 건 아닐 수도 있다.

윤아는 걸음을 멈추더니 물었다.

“왜? 저 컬러가 좋아?”

수현은 별생각 없이 이렇게 말했다.

“좋지. 다른 립스틱은 평소에 바르기에는 부담스럽다면서? 이 컬러는 괜찮은 거 같은데? 네 입술 색과도 비슷하고.”

수현은 이렇게 말하며 윤아의 입술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전에는 몸이 허약해 입술에 핏기가 별로 없었는데 요즘에는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지 음식 섭취도 정상이었고 몸 상태도 조금 돌아왔다. 따라서 입술도 옅은 핑크색으로 돌아왔고 푸딩처럼 촉촉했다. 게다가 윤아는 피부도 매우 하얬다.

하지만 윤아는 수현의 생각을 알지 못했고 아직도 조금 전 수현이 보인 행동이 불만스러웠기에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좋아? 그럼 사서 직접 쓰던지.”

윤아는 이렇게 말하더니 수현을 던져두고는 자리를 떠났다.

수현이 아무리 무디다 해도 윤아가 두 번이나 퉁명스럽게 쏘아붙이니 드디어 뭔가 눈치챘다.

수현은 그 자리에 서서 잠깐 고민하더니 아까 윤아가 눈여겨보던 립스틱을 챙겨 얼른 뒤를 따랐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