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36화

다행히 아까 수현이 고개를 숙여 뽀뽀한 게 입술이 아니라 입가였다. 앞으로 영상이 퍼진다 해도 너무 쪽팔리지는 않을 것이다.

수현은 분명 일부러 그런 것이다. 그들이 몰래 찍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애정 행각을 해보인 것이다.

수현의 의도를 알아챈 윤아는 약간 어이없었다.

“뭐 톱 연예인이라도 되는 줄 알아? 이런 걸로 티 내게? 우린 일반인이야. 아무리 인터넷에 올린다 해도 보는 사람 없다고.”

수현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뭐 상관없어. 보는 사람 없으면 말지. 나만 실컷 봐도 돼.”

말이 끝나기 바쁘게 수현의 허리를 감싸던 손을 풀더니 두 여자애를 향해 걸어갔다.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윤아는 원래 따라가려 했지만 수현의 말에 그냥 그 자리에서 기다렸다.

하긴 윤아까지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 그쪽까지 걸어가기도 귀찮았던 터라 그냥 그 자리에서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다. 하여 윤아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선 채 수현을 지켜봤다.

두 여자애는 아직도 흐뭇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자기들을 향해 다가오는 수현을 발견하고는 표정이 굳더니 얼른 핸드폰을 뒤로 감췄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핸드폰을 뒤로 감춘 게 잘못됐다고 생각했는지 수현이 가까이 다가오자 먼저 핸드폰을 건네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윤아는 이런 광경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부러 애정 행각까지 했으면서 지금은 왜 또 애들을 찾아간 거지? 지우라고 하려고 그러는 건가?

수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 수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그저 수현이 입을 뻐끔거리며 그들과 뭔가 대화를 나누는 것만 보였다.

수현의 말이 끝나자 난감했던 여자애들의 안색이 점점 좋아지더니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마치 자기 귀를 의심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다 수현이 핸드폰을 꺼냈고 사진을 찍은 여자애도 이내 핸드폰을 꺼냈다.

이 광경에 윤아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입술을 앙다물었다.

전에 수도 없이 봤던 장면이었다. 길 가다 남녀가 눈이 맞으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