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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아니나 다를까 이선희가 아직은 화장품을 만져서는 안 된다는 소리에 하윤이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하윤이는 안 갈래요.”

이선희는 얼른 수현과 윤아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얼른 가봐. 윤이와 훈이는 걱정하지 말고. 우리가 잘 보고 있을게.”

수현과 윤아가 떠나고 나서야 하윤은 고개를 들고 이선희를 올려다봤다.

“할머니, 윤이도 크면 화장품 만질 수 있어요?”

이선희는 하윤의 코끝을 살짝 쓸어내리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연하지. 크면 윤이가 꾸미고 싶은 대로 꾸며도 돼.”

이선희의 말에 하윤이 자기도 모르게 미래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할머니, 그때 화장품 많이 사줘야 해요.”

여자애라면 누구든 커서 화장품을 가득 사는 꿈을 꿀 것이다.

“그래, 윤이 크면 할머니가 화장품 많이 많이 사줄게. 좋지?”

하윤은 이선희의 볼에 뽀뽀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공항은 꽤 컸다.

수현과 윤아는 외모가 남달랐기에 함께 걷고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들을 주시했다. 어떤 여자애들은 심지어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윤아는 이를 발견하고 낮은 목소리로 수현에게 말했다.

“누가 우리를 찍고 있는 것 같은데?”

이에 수현이 윤아의 시선을 따라 그쪽을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애들 몇이 핸드폰을 들고 두 사람을 찍고 있었다.

몰래 찍다가 들킨 여자애들은 난감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돌렸다.

수현은 그저 힐끔 쳐다보더니 시선을 거두었다. 사진을 찍던 여자애들도 두 사람이 별로 반감하지 않자 다시 카메라를 그들에게로 돌렸다.

수현은 윤아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

“신경 쓰여?”

윤아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

“아니, 근데 너는 괜찮아?”

윤아는 자기가 연예인도 아니니 찍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고 별문제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아가 괜찮다고 수현은 아닐 수도 있다.

그때 수현이 오히려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

“그래? 나도 신경 안 써.”

이를 들은 윤아가 눈을 깜빡거렸다. 둘 다 괜찮다고 생각하니 찍게 내버려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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