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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알지. 의사 선생님이 하신 말씀 나도 다 기억해. 근데 새해잖아. 기분이 좋으니까 한잔하고 싶어서.”

심인철을 이렇게 말하며 진태범을 바라봤다.

“어떠세요? 점심에 한잔하실래요?”

진태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요. 마신지 한참 됐는데.”

이렇게 말하자마자 진태범은 누군가의 따가운 시선이 느꼈고 이에 난감한 표정으로 멋쩍게 코를 만지작거렸다.

차화연도 이때 입을 열었다.

“점심에 차를 마시는 건 어때요? 차로 술을 대신하면 건강에도 좋고, 속도 안 쓰리고.”

한 사람은 못 마시게 하고 한 사람은 차로 술을 대신하자고 했다. 와이프가 이렇게 나오니 심인철과 진태범도 별수 없었다.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으면서 가족의 평화를 지내기 위해 두 사람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점심, 반백이 된 남자 둘이 나란히 앉아서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 심인철이 직접 차를 만들었기에 의미가 더 남달랐다.

심인철은 차를 만들면서 술을 마시지 못한 것에 아쉬워했지만 느긋하게 차를 마시면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딱히 술을 마시지 않아도 흥미진진했다.

다른 가족들은 다 밖으로 나갔고 집에는 두 사람 외에 아무도 없었다. 다들 마트로 나간 것이다.

이선희는 원래 여자끼리 나가서 쇼핑하면 된다며 수현더러 집에 있으라고 했는데 수현이 이렇게 반박했다.

“나도 갈래요. 물건 사면 짐 들어줄 사람은 있어야죠.”

이를 들은 이선희가 눈썹을 추켜세웠다.

“아이고, 바쁘기로 소문난 우리 아들이 짐꾼을 자처할 때도 있네?”

“왜 그래요.”

수현이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오늘 이렇게 짐 들어주겠다고 나섰잖아요.”

이선희가 혀를 끌끌 차더니 낮은 소리로 윤아에게 말했다.

“네가 있으니 이렇게 부지런하지 전에는 종래로 같이 쇼핑해 본 적이 없어. 나는 아들이 엄마랑 같이 쇼핑도 해주고 짐도 들어주고 하는 게 부러워서 나가자고 했거든, 근데 매몰차게 거절했어.”

이에 윤아가 가볍게 눈을 깜빡였다.

“그래요? 그러면 어머님, 다음부터 짐꾼 필요하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제가 그이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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