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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봤다시피 다 갔어. 아마 단둘이 시간 보내라고 자리 비켜주신 것 같아. 하윤과 서훈을 뺏어갈까 봐 그러는 걸 수도 있고.”

“...”

윤아는 살짝 답답했다.

“내가 뺏는다고 뺏어지나? 어른들 계시면 내겐 기회조차 없는데.”

낮에도 그렇고 밤에도 그렇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은 하지 말아야 했다.

다른 사람에겐 아이를 돌보지 않는 게 행복한 일일지도 모른다. 아이를 낳아도 낳기 전처럼 자유로운데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윤아는 달랐다. 기억을 잃어서인지 아이를 직접 돌보고 싶은 생각이 많았다. 무의식중에 전업 주부로 살다가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두 아이를 보살필 힘이 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아니면 정말 회사를 나가지 않고 집에서 아이만 돌볼 수도 있다.

“많이 질투하는 거 같은데?”

수현은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윤아를 바라보며 놀렸다.

“내가 아이들 뺏어올까?”

이를 들은 윤아가 수현을 힐끔 쳐다봤다.

“진짜야?”

“응.”

수현은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이렇게 덧붙였다.

“네가 말만 하면 나는 하지.”

윤아는 의심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러 이런 말로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녀가 가서 데려오라고 해도 그러지 않을 것 같았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선희와 차화연이 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현이 허세를 부리려 하자 윤아는 어떻게든 그 허세를 까밝히고 싶었다.

“그래, 그럼 갔다 와!”

“응.”

수현은 망설임 없이 어디론가 성큼성큼 향했다. 윤아는 그 자리에 선 채 그가 걸어가는 걸 물끄러미 쳐다봤다. 수현이 몇 걸음 만에 돌아와 설명을 늘어놓을 줄 알았다.

하지만 수현은 윤아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윤아는 눈을 깜빡거리며 그 자리에 선 채 이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정말 아이를 데려오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이렇게 생각한 윤아는 시선을 거두고 다시 필요한 물건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수현이 다시 돌아올 거라 생각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윤아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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