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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1화

그렇게, 윤아는 잠자코 침묵을 지켰다. 이대로 수현이 윤이를 재우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역시 윤이는 쉽게 넘어가 줄 아이가 아니었다.

“어... 조금 전까지도 나랑 말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잠든다고요? 엄마...”

윤이는 윤아의 얼굴을 만져보며 정말 잠든 건지 확인까지 하려 했다.

암흑 속에서 아이의 손짓을 어렴풋이 본 수현이 얼른 아이를 안아 제 쪽으로 옮기며 말했다.

“윤이, 그만. 엄마 자니까 방해하지 말자. 그러다 엄마 깨겠어.”

수현의 곁으로 옮겨진 윤이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무언가 깨달은 듯 대답했다.

“그러니까요! 오늘 낮에 엄마가 많이 걸었으니 분명 피곤할 거예요. 그럼 쉬어야 하니까 깨면 안 되죠.”

어머니는 저나 오빠처럼 장바구니에 앉아 있지 않았다.

“응. 피곤할 테니까 푹 쉬라 그러자. 우리 윤이 낮에 말도 잘 들었지? 이제 얼른 자자.”

이미 제 곁으로 데려왔으므로, 아이가 다시 윤아의 잠을 방해하도록 둘 수 없었다. 수현은 팔을 내밀어 베게 했다.

“오늘은 아빠랑 자자.”

아직 아빠와 함께 잠을 잔 적이 없었으므로, 그의 말을 들은 윤이는 큰 눈을 두 번 깜박이더니 작게 물었다.

“아빠 팔도 말랑말랑해요?”

“...”

수현은 몸이 마른 데다 팔뚝에 살이라고는 없었다. 그런데 말랑말랑할 리가.

그의 팔은 윤이에게 베개가 될 수 없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수현이 겨우 입을 열었다.

“그럼... 아빠가 베개 가져올까?”

그러나 윤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전 엄마 옆에서 자고 싶어요.”

“그런데 엄마 이미 잠들었잖아. 네가 가면 깰 수도 있어.”

이에 윤이는 고민을 시작했다. 수현의 억센 팔과 어머니를 깨우게 될 거라는 선택지 사이 한참을 고민하다 윤이는 결국 순순히 수현의 팔을 베개 삼아 눕게 되었다. 그러나 머리를 뉘자마자 그 작고 귀여운 얼굴이 찡그려졌다.

“아빠. 그냥 베개 나눠서 베요.”

“알겠어.”

수현은 결국 반쪽 베개를 아이에게 내어주었다.

그러나 성인 남성의 베개가 아이에게 편할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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