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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그 말은 주현아의 어머니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깨뜨렸다.

그녀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원래는 집안 배경이 맞지 않아 반대한 것으로 생각했었다.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나중에 단순한 배주한의 변심으로 그녀를 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 걱정하여 반대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남자 때문에 속을 썩일 딸이 걱정되어서가 이유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엄마...”

“현아야, 물론 엄마는 네가 될수록 빨리 결혼하길 바라. 하지만 결혼 상대는 하나하나 따져가며 잘 골라야 해.”

장은숙이 주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말했다.

“알았지?”

“네.”

주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시름 놓으세요. 저는 남자 때문에 그럴 일 없어요.”

딸의 씩씩한 말에 장은숙은 그제야 마음을 살짝 놓았다.

“그럼 됐어.”

장은숙은 딸이 그 남자에게 마음을 사로잡힌 건 아닐까 걱정했었다. 얼굴이 반반한 남자가 조금 아첨하기만 하면 넘어가는 여자가 대다수였으니까.

게다가 집안도 좋으니 넘어가긴 더 쉬울 것이었다.

그러나 딸이 그럴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장은숙은 흐뭇했다.

“그럼 엄마가 나중에 선 자리 알아봐 줄게.”

“선 자리요?”

선 자리라는 말에 주현아의 얼굴이 저도 모르게 구겨졌다.

“선은 갑자기 왜요?”

“바보야. 네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선 자리 없이 뭘 어떡하려고? 그리고 소개팅이 제일 빨라. 집안 배경이며 성격이며 알 거 다 알고 만나보는 거니 마음이 맞으면 바로 혼담이 오가는 거지.”

주현아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소개로 만나는 거라 해도 혼담은 함부로 꺼내선 안 되죠.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요.”

“엄마도 다 알아. 그럼 얼른 시간 정해. 내일? 아니면 모레?”

“내일 설인데, 설도 안 쉰대요?”

“설이니까 보는 거지. 나중에 집안 사람들이 다 봐줄 거야. 그럼 이렇게 하는 거로. 내일 바로 오라고 한다?”

말을 마친 장은숙은 주현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방을 나가버렸다.

주현아는 황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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