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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배주한의 눈에 비친 주현아의 모습은 화장기 없는 얼굴로 회사에 출근하던 때와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확실히 그녀의 소개팅 상대의 말대로 민낯도 어여뻤다.

“다 들으셨잖아요. 계속 붙잡고 있어도 저는 같은 말밖에 할 수 없어요. 돌아가세요.”

“그럼 우리가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면, 누가 현아 씨와 같은 세계의 사람입니까? 설마 조금 전의 소개팅 상대입니까?”

배주한은 그녀에게 있어 항상 단정하고 엄숙한 상사였다. 그는 누구에게든 웃음기 없는 얼굴로 정색하여 말했다.

하여 주현아는 그가 무슨 일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언제나 같은 표정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비아냥거리며 기가 찬다는 듯 저를 아니꼽게 바라볼 줄이야.

“이번엔 그저 사고였을 뿐이에요. 소개팅은 또 해도 되죠. 맞는 사람을 찾을 때까지.”

배주한이 물었다.

“그럼 전 어디가 안 맞는 겁니까?”

그가 입술을 짓씹으며 집요하게 주현아를 응시했다.

“현아 씨가 생각하는 미래의 배우자와 비교했을 때, 저는 어느 부분이 별로인 겁니까?”

주현아가 대답했다.

“대표님, 오해하셨어요. 저는 대표님이 별로라고 말한 적은 없어요. 단지 같은 세계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을 뿐. 대표님께서는 돈도 많고 훌륭하신데 제 집안은 가난하잖아요. 우리가 평생 놀지도 먹지도 못하며 모으는 돈이 대표님께는 계약서 한 장의 액수에 불과하잖아요. 맞죠?”

“그래서요?”

배주한이 무뚝뚝하게 물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연애하는 데에 영향을 줍니까? 왜요? 제가 돈이 많아서요?”

끊임없이 들어오는 질문에 주현아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저는 그게 저에게 유리한 점 일 줄 알았죠.”

배주한이 말을 덧붙였다.

주현아는 입술을 말아 물며 반박하지 못했다.

맞는 말이다. 돈이 많다는 건 당연히 유리한 점이겠지만 그것이 과하게 많을 때는 오히려 스트레스, 부담이 된다.

주현아는 자신을 비웃듯 피식 웃었다.

“물론 유리한 점이죠. 만일 제가 있는 집안의 딸이었다면 소비 습관이 대표님과 같겠죠. 그럼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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