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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여보세요, 대표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배주한은 멈칫했다.

“깼어요?”

주현아가 침대에서 뒤척이며 내려왔다. 그녀는 외국에 있을 때 그의 업무 전화를 받았듯이 안경을 집으며 물었다.

“업무에 무슨 문제가 생겼나요?”

그녀의 질문에 상대가 괴이하게 침묵을 지켰다.

“대표님?”

그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혹시 퇴사한 걸 잊은 겁니까?”

그의 말에 주현아가 동작을 멈추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의식했다.

“아, 그러네요. 퇴사했네요.”

그러니까 이 연락은...

업무를 처리하지 않아도 됨을 깨달은 후 주현아는 급작스레 피로가 몰려왔다. 몰려오는 졸음에 그녀는 뇌를 거치지도 않고 바로 말을 내뱉었다.

“그럼 계속 잘래요. 졸려 죽겠어요.”

말을 마친 주현아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한편 배주한은 통화가 끊겼음에도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아직 그녀의 집에 방문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나저나 집에서의 그녀의 모습이 이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평소 회사에서 시키는 업무를 척척 해내던 그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배주한의 입술이 예쁜 곡선을 그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것저것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다.

...

주현아가 전화를 끊고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 노크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떴다. 그리고 조금 어이가 없었다.

왜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떠들썩한 거야? 어젯밤 그렇게 늦게까지 깨어있으면서 다들 어떻게 이렇게 일찍 깬 거지?

주현아는 어이가 없었으나 비굴하게 침대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침대에서 내려와 걸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설이 지나면 반드시 자취할 집을 사야겠다고. 자신이 이사하여 혼자 살면 언제까지 자든 누가 상관하겠는가.

문이 열리자 장은숙의 웃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 옆에 둘째 이모도 서 계셨다.

주현아의 둘째 이모는 그녀를 보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고, 현아야. 오랜만이다. 너 이 계집애! 정말 갈수록 예뻐지네.”

“...”

곰돌이 잠옷을 입은 채 이제 막 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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