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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비록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최군형은 두 팔을 벌리고 할머니의 품에 안겼다.

강인한 여전사이던 김자옥은 최군형의 귀여움에 완전히 정복돼 연신 그의 뺨에 뽀뽀하고는 조심스레 그를 차에 앉혔다. 이어 다른 쪽으로 차에 오르려는데, 누군가 갑자기 그녀를 끌어당겼다.

“뭐야?”

그녀는 의문이 가득 담긴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최연준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조용히 말했다.

“군형이를 며칠만 맡아줘요. 저랑 서연이랑 다른 곳에서 놀다 올게요!”

“응?”

“엄마, 한 번만 도와줘요! 저 장애물을 저 서연이 옆에서 떼어줘요!”

그 말에 김자옥은 화가 치밀었다. 그녀는 최연준의 머리를 콩 때리며 말했다.

“이 자식, 군형이는 네 친아들이야! 말 똑바로 못해?”

“알아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아무리 그래도 너무했다! 난 못해.”

“네?”

“서연이가 군형이를 떼놓고 어딜 가겠어? 그건 그렇다 쳐도 네 엄마 요즘 바빠서 애 봐줄 시간 없어!”

“...”

“아들이랑 여행하는 게 얼마나 낭만적인데! 내가...”

김자옥이 말을 멈췄다. 그녀는 아들을 데리고 여행한 적이 없었다. 최문혁과 결혼한 지 얼마 안 되고부터 그녀는 이 결혼을 깊이 후회했다. 아이를 낳고는 빨리 이혼해 버리고 멀리 떠나고만 싶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심정이었다.

“아, 그래요? 연애에 정신이 팔려 친손자도 못 봐준다 이거예요?”

“최연준!”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빠져있는 거예요?”

김자옥은 심호흡하고는 웃으며 최연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곧 아저씨를 만나면 잘 좀 대해드려, 알겠지?”

“네?”

“맞다, 아저씨에게 넌 장애물이야. 무슨 뜻인지 알겠어?”

김자옥이 차에 오르려다 말고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최연준에게 말했다.

“이...”

김자옥이 그런 최연준을 보며 인상을 썼다.

‘왜 남양의 그 자식과 점점 닮아가는 거지? 사위가 장인어른을 닮아갈 수도 있나?’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얼굴을 감쌌다. 그래도 최군형을 보는 게 제일 좋았다.

최연준도 차에 올랐다. 최군형이 아빠, 아빠 하며 그를 불러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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