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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2화

백열등 아래에서 서서히 눈을 뜬 소희는 눈이 적응할 때까지 시간을 들였다. 잠시 후, 소희는 간호사의 손에서 마취 주사기를 빼앗아 감시 카메라를 향해 세게 던졌다.

퍽! 소리와 함께 주사기가 카메라를 정확히 맞히자, 카메라 위의 빨간 불빛이 깜박이다가 어둠에 잠겼다. 소희는 매우 약해져 잠시 눈을 감았다가 힘을 내어 앉아 모니터 장비의 전선을 모두 뽑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다리가 흔들리고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 소희는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의식을 잃었는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겠다고 느꼈다. 몸은 매우 피곤했고, 힘은 절반쯤 빠진 것 같았으며, 머리는 마치 누군가가 크게 한대 내리 박은 것처럼 아팠다.

소희는 간호사의 옷을 찢어 입고, 그 간호사를 자신이 누웠던 침대에 눕혔다. 그 후 마스크를 쓰고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소희가 끌려올 때 몸에 있던 총은 압수당했지만, 항상 손가락 사이에 숨겨둔 바늘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바늘은 소희에게 몇 번이나 도움이 되었다. 소희는 손을 펴서 손가락 사이에 반짝이는 푸른색 빛을 내는 바늘 끝을 바라보았다. 소희는 자신을 공격했던 몇몇 사람들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소희는 비웃음을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밤의 복도는 조용했고, 천장의 백열등은 차가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소희는 잠시 유리문에 기대어 숨을 고르고, 옆에 있는 간호사의 카트를 발견하고는 카트 손잡이를 잡았다. 이전에 11층에 갔던 경험을 떠올리며 방향을 정한 후, 카트를 밀며 출구로 향했다.

몇 걸음 걷자 소희는 숨이 차고 다리는 무거운 납처럼 느껴졌으며, 머리의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차가운 땀이 이마에서 흘러내렸다. 이어 소희는 카트 안에서 물건을 뒤적거리다가 열지 않은 포도당 용액 한 병을 찾아 병 입구를 부수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포도당을 다 마시고 나서야 소희는 힘이 나 다시 카트를 밀며 앞으로 나아갔다. 계속 걸어 엘리베이터에 도착했을 때, 소희는 간호사 옷에서 자기 카드를 찾아냈다. 그리고 카트를 밀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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