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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4화

임예현은 당황한 듯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변명했다.

“이곳에 오면서부터 내 인생에는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었어요. 게다가, 내가 쓸모가 없었다면, 양재아를 도와 당신을 구할 때 이미 죽었을 거니까.”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나갔다. 각자 자신의 인생과 선택이 있는 법이기에, 남이 그것을 이해하거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다가 임예현이 갑자기 말했다.

“소희 씨, 이 일은 재아에게 말하지 말아 주세요. 재아가 내가 이곳의 쾌락을 즐기느라 재아를 배신했다고 믿게 해 주세요.”

소희는 맑은 눈빛으로 대답했다.

“알겠어요, 비밀을 지켜줄게요. 그리고 저를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필요하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주세요.”

이에 예현은 약간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알겠어요.”

소희는 눈을 돌려 물었다.

“예현 씨가 일하는 곳은 어딘가요?”

“48층이요.”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 이상 묻지 않고 문을 열고 나갔다.

술집

강아심과 재아가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재아는 일이 있어서 먼저 떠났다. 아심은 자신의 잔을 비운 후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바 쪽으로 갔다. 겨우 빈 자리를 찾아 앉았을 때, 옆자리에 관리자 헤이브가 한 여인과 함께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심은 의자에 앉아 칵테일을 주문하는데 헤이브는 소리를 듣고 돌아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라나 씨!”

이에 아심은 고개를 돌려 살짝 끄덕였다.

“헤이브 씨!”

헤이브는 물었다.

“라나 씨, 이곳에서 잘 지내고 계시는가요? 어떤 불만이든 말씀해 주세요. 손님의 컴플레인은 우리의 발전 방향입니다.”

아심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모든 것이 좋아요. 헤이브 씨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헤이브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다시 옆의 금발 여성과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심은 잔을 비운 후 다시 한 잔을 주문해 모두 마셨다. 그리고 헤이브는 아심을 한번 돌아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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