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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진원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당신은 왜 소희한테 그렇게 많은 돈을 주는 거예요?"

소정인은 대답했다.

"우리는 그동안 그녀한테 빚진 게 많잖아. 여자아이가 밖에서 혼자 지내는 게 쉬운 줄 알아? 내가 돈 좀 더 주면 뭐가 어때서? 당신도 연이한테 매년 옷 사준다고 돈을 더 많이 쓰잖아."

진원은 제발 저린 듯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나는 소희가 손에 돈 좀 있다고 함부로 쓰고 나쁜 것을 배울까 봐 그러죠."

"그녀는 함부로 쓰지도 않았고 나쁜 것도 배우지 않았으니 이렇게 돈을 모아서 당신에게 생일 선물을 사줬잖아."

소정인은 콧방귀를 뀌며 일어섰다.

진원은 기분이 좀 언짢았다. 왜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우 찝찝했다.

......

연희는 강성대 문 앞에서 소희가 유민의 수업을 마치기를 기다렸다 자신의 개인 숍에 데리고 가서 옷을 갈아입고서야 생신잔치에 갔다.

길에서 소희는 하영의 전화를 받았고 하영은 방금 방가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히 말했다.

소희는 알았다고 말했다.

전화를 끊고 연희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소희는 하영의 말을 그대로 연희에게 말했다. 듣자마자 연희는 화가 나서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재수 없는 년, 그런 모욕을 당해도 싸! 내가 전부터 너의 그 여동생이 못됐다고 했지. 아니면 네 친엄마도 그동안 널 그렇게 냉담하게 대하지 않았을 거야!"

말을 마치자 그녀는 또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너도 마음 아파할 거 없어. 저딴 여우 같은 년을 공주라고 떠받드는 거 보면 그녀도 반드시 큰 코 다칠 날이 올 거야!"

소희는 지난번 소 씨네 집에 갔을 때 일어난 일을 생각하며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 성부인은 밖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가 멈추자 성부인은 얼른 달려와서 소희를 껴안았다.

"우리 공주님, 오래 못 봤더니 우리 소희 또 예뻐졌네!"

그녀는 소희를 훑어보더니 눈빛이 점점 밝아졌다.

소희가 오늘 입은 작은 드레스는 연희가 고른 것이었다. 그녀는 오픈 숄더 블랙 벨벳과 무릎길이의 긴 드레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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