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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이씨 가문?

고씨 집안 식구들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한동안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이씨 가문은 뭔데?

“송 선생님, 이씨 가문은…….”

어르신은 미소를 지으며 몸을 약간 숙였고, 그는 방금 집사람들 입에서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다.

이씨 가문이 이렇게 많은 비싼 의료 기기와 약을 보내오다니, 이로써 고씨 가문은 이씨 가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송 선생님은 단지 미소만 지었고, 이강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저는 그저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왔을 뿐, 다른 것은 모릅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병실을 떠나는 중년 남자.

한동안, 병실 안의 모든 사람은 할 말을 잃었다.

"이씨 가문은 왜 이런 물건들을 보내왔을까? 너희 중에 이씨 가문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있어?"

어르신의 물음에 고씨 집안 식구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할아버지, 이강현이네 집은 아니겠죠?”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조롱하는 고흥윤.

이강현?

모든 사람이 한쪽에 서 있는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흥.

고씨 가문 얼굴에 먹칠하고, 한성에서 이름난 찌질이가 무슨 실력으로?

“흥윤아, 무슨 농담을 이렇게 해? 이강현이 무슨 놈인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야! 쓰레기 주제에.”

그의 장모 최순이 깔보며 말했다.

그녀는 이강현을 매우 업신여겼고, 애초에 딸이 왜 그를 좋아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응, 요 며칠 한성에 이씨 가문이 생겼는지 알아봐.”

생각 끝에 말을 하신 어르신.

“고운란, 너 설마 밖에 다른 남자가 있어?”

이때 고청야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녀는 사촌 누나를 업신여겼다. 이전에 집에서 고운란이 자기보다 더 총애받았으니까.

커서 고운란은 한성에서 명성도 높고, 4대 미녀 중 으뜸이라는 칭호도 있었지만, 이 찌질이에게 시집가면서 모두 없어졌다.

고청야의 말을 듣고, 고씨 집안 식구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고운란과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바람을 피웠다고?

이런 이상한 시선은 고운란을 불편하게 했고, 그녀는 즉시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고청야, 함부로 말하지 마. 난 이씨 가문 사람들을 전혀 몰라!”

그리고 옆에 있는 이강현을 바라보는 그녀.

이 사람일까?

만약 이강현이라면, 4년 동안 고생할 필요도 없잖아?

“됐어.”

어르신은 모두의 이야기를 중간에서 가로채고, 이강현을 보며 말했다.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겠나?”

“안 합니다.”

이강현은 거절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돈은 이미 빌려 왔으니까, 치료를 위한 골수도 제 것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흥.

어르신은 냉소하며 호통을 쳤다.

“돈을 빌려 왔다 해도 어때? 이 병원의 원장은 내 친구야! 너의 말을 들을 리가 없지!”

이 찌질이가 감히 그 천한 골수로 자기 증손녀를 치료하려고?

천만에!

이 말을 듣고, 마음이 가라앉은 이강현.

“할아버지, 솔이는 제 딸입니다. 왜 제 것을 쓰지 않으려 하죠?”

“흥! 네가 쓸모없는 병신이고, 우리 고씨 가문 얼굴에 먹칠했으니까!”

장모 최순이 두 손을 가슴에 두르고 그를 조롱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그녀도 고씨 가문에서 말 한마디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래! 너 이강현이 뭔데? 그저 개에 불과한데, 감히 그 천한 골수로 솔이를 치료하려고? 능력이 있으면 원장님을 오시라고 해!”

고흥윤은 거리낌 없이 조롱했다.

“원장님께서 너의 골수를 사용하신다면, 우리도 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않을께. 그렇죠, 할아버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시는 어르신.

“그래, 원장이 네 골수를 사용하라고 한다면, 나도 의견이 없어.”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고홍택은 친구인 원장 유신민에게 사전에 말을 해두었고, 이강현이 자기 골수로 솔이를 치료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고운란은 이 모든 상황을 보고, 눈물이 가득 찬 얼굴로 원망스럽게 이강현을 바라보며, 그의 뺨을 때렸다.

“이강현, 넌 왜 이렇게 쓸모없지?”

그 후, 그녀는 울며 몸을 돌려 얼굴을 가리고 밖에 뛰어나갔다.

뺨을 맞은 이강현은 볼이 약간 빨개졌고, 뛰어나가는 고운란을 쫓아가려고 했지만, 이때 병실 입구에서 흰 가운을 입은 의사 두 명이 들어았다.

“아이고, 유 원장님, 웬일이세요? 제 증손녀를 뵈러 오셨나요?”

어르신은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바로 양손을 내밀며 공손하게 말을 했다.

비록 친구라고 하지만, 사실 고홍택은 여전히 유신민의 체면을 세워주어야 한다.

유신민은 한성에서 명성이 자자했고, 많은 대기업가와 부자들이 그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본 적이 있으며, 관계도 매우 좋기 때문이다.

이런 사교계 명함을 가지고 있는 유신민은 국내에서도 명성이 높았고, 의료계에서 특히 백혈병을 치료하는데 능하다고 한다.

그러기에 한성에서 열 사람 중 여덟은 모두 유신민의 체면을 세워야 했고, 고홍택 같은 사람도 유신민 앞에서 공손한 태도에 아부까지 해야 했다.

유신민은 대략 50대 후반이었고, 가슴에 원장의 명태를 달고 병실 안의 상황을 훑어보며 사람을 찾는 듯하다가, 그 후에야 고홍택에게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어르신. 사실 말할 것이 있어 왔습니다.”

그 말을 듣고, 즉시 아첨하는 어르신.

“유 원장님, 간호사를 보내 알려주시면 될 것인데, 굳이 직접 오실 필요가 있으십니까?”

유신민은 웃으며, 시선을 이강현에게 옮긴 후, 고홍택의 손을 뿌리치고, 공손하게 이강현에게 말했다.

“아이고, 이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병원의 원장, 유신민입니다.”

말을 마치고, 그는 양손을 내밀었다.

지금 그의 눈에는 이강현이 범상치 않으니까.

5분 전에, 그는 원장실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것은 병원을 지원하는 재단의 전화였다!

하지만, 단지 한마디일 뿐.

병원에 신분이 높은 분이 있으니, 반드시 그분의 명령을 따르도록!

그리고 그분은 바로 고씨 가문의 찌질이 데릴사위 이강현이었다!

병원을 지원하는 재단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은 이강현이 전해진 것처럼, 그저 무능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장면은 병실 안의 고씨 집안 식구들을 모두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특히 어르신께서는 자기 눈을 전혀 믿을 수 없었다.

이게 뭐지?

유신민이 이 찌질이에게 정중하게 대하고, 게다가, 양손까지 내밀다니?

“유 원장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왜 이 찌찔이한테 예의를 차리세요?”

어르신께서는 미간을 찌푸리고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고, 고흥윤도 옆에서 뒤따라 맞장구를 쳤다.

“그래요, 유 원장님! 이강현은 단지 우리 고씨 집안의 데릴사위이고, 그에게 예의를 차리실 필요가 없어요!”

“맞아요, 유 원장님, 제 사위는 그저 가난뱅이인데 왜 예의를 차리세요?”

최순도 따라 냉소하며 말했고, 곧바로 이강현을 가리키며 꾸짖었다.

“이강현, 뭐 하는 거냐? 유 원장님께 인사해야지. 감히 그 분께서 너에게 악수하기를 기다리느냐?”

그런데…….

갑자기, 유신민의 얼굴이 어둡게 변하면서 소리쳤다.

“무례하싶니다! 이 선생님께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십니까? 찌질이는 무슨…… 당신들은 이 선생님이…….”

콜록!

이강현은 갑자기 기침 소리를 내며 유신민의 말을 끊었고, 손을 뻗어 미소를 지으며 그를 잡고 겸손하게 말했다.

“유 원장님, 안녕하세요. 제 딸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유신민은 멍하니 있다가 이강현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읽고 말했다.

“이 선생님, 안심하세요. 우리 병원은 반드시 전력을 다해 귀하의 딸을 치료할 것입니다.”

보아하니 이 선생님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

팍!

갑자기 최순은 유신민의 손을 잡은 이강현을 손을 때려치우고, 그를 꾸짖었다.

“뭐해? 이 병신아? 넌 유 원장님과 악수할 자격이 없어!

화가 난 유신민은 눈을 크게 뜨고, 최순이라는 이 무지막지한 중년 여성을 노려보았다.

이 선생님과 악수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 큰 영광이니까!

그리고 이 멍청한 여자는 아직 이 선생님의 신분을 모르네?

흥.

최순은 유신민이 붉어진 얼굴을 보고, 이강현을 향한 분노라고 생각하고 급히 말했다.

“유 원장님, 화내지 마세요. 이런 찌질이는 상대할 가치가 없습니다.”

유신민은 그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려 어르신께 말했다.

“어르신, 이번에 저는 골수 문제 때문에 온 겁니다. 저는 가족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이 나오자, 어르신과 고씨 집안 식구들은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유 원장님, 우…… 우리가 내가 산 골수를 사용하자고 약속하지 않았나요?”

급한 나머지 말까지 더듬거리는 어르신.

가족의 것이라면, 이강현의 골수를 써야 한다는 말이였다.!

그건 절대 안 되는 일이지!

유 원장은 차갑게 어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것은 병원의 규정이며, 또한 환자를 위한 것입니다. 가까운 가족의 골수를 이용하면, 거부 반응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 말에 어르신의 얼굴색이 급격히 변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강현을 바라보면서 왜 유 원장님께서 갑자기 변덕을 부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유 원장님, 혹시 저랑 따로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무언가 말하려 하는 어르신.

하지만, 유신민은 바로 거절하며 대답했다.

“필요 없습니다. 이 일은 이미 결정된 것입니다. 이 선생님의 골수를 사용하시죠. 이분은 아이의 아빠이니, 누구도 막아서는 안 됩니다.”

고흥윤은 유신민이 자기 할아버지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을 보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흥! 고약한 영감탱이네! 병원을 바꾸면 그만이지.”

순간, 병실 안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차가워졌고, 유신민은 차가운 눈빛으로 사람들 속에 서 있는 고흥윤을 노려보았다.

그 장면을 본 고홍택은 몸을 돌려 고흥윤의 뺨을 치며 꾸짖었다.

“네 이놈! 유 원장님한테 무슨 말버릇이냐?”

그리고, 그는 유신민에게 즉시 사과했다.

“유 원장님, 죄송합니다. 제 손자가 아직 어리니, 무례를 범했습니다. 제발 그를 용서해 주십시오.”

바보 같은 녀석! 유신민을 건드리면, 한성의 어느 병원이 감히 솔이를 받아?

유신민은 손을 흔들며, 콧방귀를 끄고, 사람들의 의아한 눈빛 속에서, 웃는 얼굴로 이강현에게 말했다.

“이 선생님, 그럼, 먼저 가볼게요.”

이강현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신민이 떠난 후에야 고씨 집안 식구들이 멍하니 이강현을 쳐다보았다.

“이강현, 너 대체 뭐를 한 거야? 왜 유 원장님이 너를 도와주지?”

비록 유신민은 감히 건드리지 못했지만, 만만해 보이는 이강현에게 화를 내며 원망을 쏟아붓는 고흥윤.

그러나 이강현은 단지 “고흥윤, 나랑 다투는 건 별 보움이 안 돼. 이건 원장의 결정이니, 용기가 있다면 그를 찾아가 봐.”라고 말했다.

“너!”

그 말을 듣고, 노발대발하는 고흥윤.

어르신은 차갑게 한마디 했다.

“그만해!”

그 후, 그는 매우 불만스럽게 이강현을 쳐다보았다.

“유 원장의 뜻이니, 나는 당연히 방해하지 않을 것이야.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네가 솔이의 인정을 받을 생각은 하지 마!”

말을 끝낸 후, 어르신은 고씨 집안 사람들을 데리고 병실을 떠났다.

사람들이 떠난 후, 이강현은 병상 위에서 겁에 질린 딸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빠가 꼭 너를 살려줄 거야.”

솔이는 매우 착했고, 방금까지 조용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바로 이강현의 품에 뛰어들어, 부드럽게 “아빠, 아빠…….” 부르며 울기 시작했다.

이강현은 아빠라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으며,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얼마 후, 이강현은 메세지를 받고 병실을 떠났다.

이전의 의료기기와 약들은 이미 모두 정리하였고, 그 몇몇 전문가급 의료진도 유신민에 의해 병원에 배치되었다.

이강현은 병원을 나와 한쪽 거리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던 진성택과 그의 옆에 세워있는 롤스로이스를 보았다.

그가 막 차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옆에서 익숙하고 의심스러운 목소리가 울렸다.

“이강현? 너 왜 여기 있지?”

이강현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어안이 벙벙한 고운란이 이상하게 진성택과 롤스로이스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녀 옆에 서 있는 절친도 마찬가지로 놀란 표정이었다.

이때 깜짝 놀란 이강현. 고운란한테 정체를 들키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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