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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4화

사자대면, 주명취의 간계

하지만 원경릉은 차분하게 서있을 뿐 털끝만큼도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심지어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주명취는 믿을 수 없어 계속 도발했다, “너 왜 그 사람이 나랑 이런 얘기를 했는지 알고 싶지 않아?”

원경릉은 주명취의 팔목을 홱 낚아 채서 그녀를 안으로 끌고 들어가며, “알고 싶어, 하지만 넷이 앉아 얘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원경릉은 우문호와 제왕이 안에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현재 이해하고 있는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제왕 부부가 우문호를 찾은 목적을 그도 알고 있다. 그래서 주명취가 문 앞에 서서 안에 안 들어가는 것이다.

원경릉을 보아하니 지난 일을 들먹여 도발한 게 먹혀 든 모양이다. 다시는 궁에 남아 태상황에게 접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손 놔!” 주명취는 원경릉이 이렇게 나올 거라고 상상도 못하고 대경실색해 새끼 손가락에 달린 침으로 원경릉의 손목을 죽 그었다. 원경릉이 놀라 손을 놓게 할 심산이었다.

원경릉은 어릴 때부터 집요한 성격으로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반드시 목숨을 걸고서라도 해내고야 말았다.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는데 선혈이 뚝뚝 떨어지고 바닥엔 석류꽃처럼 핏자국이 생겼다.

“초왕 전하, 제왕 전하!” 원경릉은 될 대로 되라지 하는 마음으로 예의 차릴 틈도 없이 바로 주명취를 끌어다 의자에 앉히고, 자신은 손수건을 상처에 묶으며 “제왕비께서 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으시답니다.” 하는 말을 잊지 않았다.

우문호는 원경릉이 주명취를 거칠게 대하는 것을 보고 얼굴빛이 흐려지며 “이게 무슨 짓이야?”

주명취는 방금전까지 낭패한 기색이었지만, 앉고 나서 바로 얼굴색을 바꾸고 담담하게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주명취는 방금 원경릉이 한 말이 결코 좋은 뜻에서 한 것이 아니란 걸 알았지만 여기엔 초왕 혼자 있는 게 아니라 제왕도 같이 있다. 하지만 배운 사람이라면 규방에서의 남녀의 일을 입 밖에 낼 리 없다.

그런데 틀렸다. 원경릉은 손목을 감싸 쥐고 고개를 들어 초왕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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