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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진짜 용건이 있단 말이야. 나 지금 속 터져 죽을 것 같아.”

심재경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

강세헌은 잠시 고민하다가 허락한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재경은 감히 앞으로 다가오진 못하고 문 앞에 서서 송연아를 바라봤다.

“연아야, 이슬이가 날 떠난 이유가 정말 딴 남자가 생겨서야?”

송연아도 물어본 적 없고 안이슬도 말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건 잘 몰라요.”

심재경은 그녀가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았다.

송연아와 안이슬은 줄곧 연락하며 지냈는데 어떻게 안이슬의 근황을 모를 수가 있겠는가?

“나 너한테 잘해줬다고 생각하는데 왜 날 숨겨?”

송연아가 말했다.

“진짜 숨긴 거 없어요.”

심재경은 여전히 안 믿으며 문에 기댄 채 스르륵 바닥에 주저앉았다.

송연아는 그런 심재경의 모습이 너무 낯설었다.

그는 누구보다 밝은 사람인데 왜 이토록 침울해진 걸까? 송연아는 그가 너무 안쓰러웠다.

심재경은 참 좋은 사람이고 그녀에게도 너무 잘해줬다.

전에 안이슬과 함께 있을 때 이슬에게도 한없이 자상하고 다정했다. 그에게 호감을 보이는 다른 여자들을 일절 거절하며 안이슬에게 무한한 안정감을 주었다.

사실 송연아도 안이슬이 왜 갑자기 그를 떠났는지 궁금했다.

말하지 못할 그녀만의 이유가 있겠지.

다만 어떤 이유든 딴 남자랑 눈 맞아서 심재경을 떠났다는 건 송연아도 믿을 수 없다.

아마 안이슬에게 말하기 힘든 비밀이 있을 듯싶었다.

그래서 말없이 심재경을 떠난 거고... 송연아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슬이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심재경은 두 다리 사이에 머리를 파묻었다.

송연아는 그를 위로하고 싶지만 어떤 말로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지 몰랐다.

어쩌면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해줄 말 같은 건 없는 듯싶었다.

힘든 그 마음을 이해한다는 말 따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직접 겪어보지 않는 한 그 고통과 절망감을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참지 말고 다 토해내요. 그러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거예요.”

심재경이 어깨를 두어 번 떨더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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