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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강세헌은 택배원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그가 들고 있는 커다란 장미꽃다발에 시선을 고정했다.

‘이 꽃은 누구에게 보낸 거지? 송연아에게 보낸 건가?’

이때 송연아가 호기심에 고개를 내밀고 물었다.

“문 앞에 누구세요?”

택배원은 강세헌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실례지만 송연아 씨 맞으세요? 저는 택배원인데 송연아 씨 앞으로 택배가 왔으니 받고 서명해 주세요!”

“누가 배달을 부탁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송연아가 물었다.

택배원이 대답했다.

“고 씨 남성분께서 보내셨어요.”

송연아의 시선은 즉시 강세헌에게로 향했고 그의 얼굴 윤곽이 빳빳하게 긴장한 것을 보았다. 옆 모습만 보였지만 그의 불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강세헌이 이미 고훈이 보낸 택배라는 것을 짐작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강세헌이 분명히 화를 낼 거라는 걸 알면서도 택배원에게 물건을 가지고 들어와 달라고 부탁했다.

택배원은 몸을 돌려 전전긍긍하면서 강세헌 옆으로 들어가서 아흔아홉 송이의 붉은 장미가 들어있는 커다란 꽃다발을 송연아에게 건넸다.

“사인해 주세요.”

송연아는 알았다고 말했다.

송연아가 사인을 다 하자 택배원은 마치 도망치는 것처럼 병실을 빠져나갔다. 이것은 아마도 그가 배달한 택배 중 가장 마음을 졸였던 택배일 것이다.

강세헌이 다가왔다.

“좋아요?”

송연아는 카드를 열어 내용을 보면서 말했다.

“여자라면 다 꽃을 좋아하지 않나요.”

강세헌은 코웃음을 치며 그녀의 손에서 카드를 빼앗았다.

그는 눈을 내리깔고 카드에 쓰인 내용을 보았다.

「나는 당신의 마음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내 마음은 크지 않아 당신 하나만 담을 수 있어요. 연아 씨, 얼른 강세헌과 이혼해요. 나와 결혼해 줘요. 당신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고훈.」

고훈의 말은 노골적이면서 미심쩍었다.

강세헌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고 그의 눈동자에는 핏기가 서리면서 핏물처럼 붉게 번졌다. 그는 화를 억누르며 송연아에게 물었다.

“나랑 이혼하고 싶은 이유가 고훈과 결혼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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