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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그들은 그녀의 아이를 죽인 장본인이다.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아이를 죽인 원수와 감정을 나누겠는가!

“세헌이가 이혼하지 않으려 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려고? 잠깐은 뱃속 아이를 숨길 수 있어도 시간이 길어지면 들통날 거야.”

심재경이 말했다.

송연아는 이미 생각해둔 방법이 있었지만 심재경에게 알려주지는 않았다.

심재경과 강세헌은 너무 친한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심재경이 알고 나면 강세헌이 아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봐야죠.”

심재경이 말했다.

“안 돼. 반드시 강세헌이 찾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쳐야 해. 시간이 지나면 세헌이도 잊어버릴 거야.”

송연아가 그를 힐끗 보고는 씁쓸한 얼굴로 말했다.

“세헌 씨가 못 찾을 것 같아요?”

“그것도 그러네.”

심재경은 강세헌의 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선배, 저 너무 피곤해요. 쉬고 싶어요.”

송연아가 말했다.

심재경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래.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

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심재경이 병실 문을 열었다.

“선배.”

송연아가 돌연 그를 불러세웠다.

“고마워요.”

“괜찮아.”

심재경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리 사이에 앞으로 그런 말 안 해도 돼.”

송연아가 그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너무 힘들었던 나머지 심재경이 나가자마자 곧바로 곯아떨어졌다.

저녁 한혜숙이 음식을 갖고 그녀의 병실로 찾아왔다.

송연아는 조금 먹고 난 뒤 입을 열었다.

“엄마, 저 할 말이 있어요.”

그녀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한혜숙은 가엾은 얼굴로 딸을 바라보았다.

“말해.”

“저 세헌 씨와 이혼하고 싶어요. 다만 그쪽에서 동의하지 않아 이 관계를 끝낼 수가 없네요. 하지만 전 정말 그 사람과 함께 살 수 없어요.”

그녀의 말투는 아주 침착했다.

“하여 지금 남은 방법이라곤 몰래 그 사람이 찾을 수 없는 곳에 꼭꼭 숨어버리는 것밖에 없어요.”

한혜숙이 딸을 바라보았다.

“나도 네 아빠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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