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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강세헌이 고개를 돌려 최지현을 힐끗 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데려와.”

순간 최지현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의사요? 무슨 의사요?”

강세헌은 우아한 모습으로 병실 안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당신 유산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당신을 수술한 의사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취를 감췄더라고요. 그래서 잡아 왔죠.”

최지현은 너무 놀라 하마터면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사고가 난 뒤 그녀는 제일 먼저 깨어났었다. 그녀는 거액의 돈을 써 의사를 매수해 강세헌의 비서에게 그녀가 유산했다고 말하라고 시켰다.

그 후 의사는 돈을 챙겨 도망쳤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다시 잡혀 왔다고?

“세헌 씨, 제 말 좀 들어봐요...”

“잠시 후면 당신이 말할 기회가 있을 테니까 조급해하지 말아요.”

돌연 그가 가까이 다가서자 강렬한 압박감이 그녀를 짓눌렀다.

최지현은 순간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녀가 부들부들 떨며 두 다리를 질질 끌며 기어가 강세헌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제가 이렇게 빌게요. 절대 다른 사람의 헛소리를 믿으면 안 돼요. 전 절대 세헌 씨를 속이지 않았어요...”

강세헌은 눈을 내리깔고 처참히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여자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대체 어떻게 저런 여자를 좋아할 수 있지? 대체 어떤 점이 그의 마음을 끌어당겼단 말인가?

하지만 그날 밤, 그의 마음은 분명 움직였다.

그때의 어둠 속 아름다움은 아무리 눈을 씻고 살펴봐도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다.

비서가 의사를 데리고 병실에 들어왔다.

의사의 얼굴엔 상처가 나 있었는데 보아하니 고문을 받은 듯했다.

그는 최지현을 보자마자 곧바로 말했다.

“저 여자예요. 저 여자가 저한테 돈을 주고 거짓말을 시켰어요.”

최지현이 고개를 들고 의사를 쏘아보았다.

“무슨 막말을 하는 거예요? 난 당신을 알지도 못해요!”

그녀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모르쇠로 일관할 생각이었다.

의사와 그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돈이 아니었다면 그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그는 강세헌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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