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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그녀의 차가운 표정을 본 강세헌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추워요?”

“아니요.”

송연아가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그에게 한 글자도 더 말하기 싫은 듯했다.

강세헌은 싸늘한 그녀의 말투에 기분이 살짝 가라앉았지만 더 헤아려주고 보듬어주기로 했다.

그녀는 아이를 잃고 산후조리 중인 데다가 강세헌이 건물 아래로 밀쳐버렸으니 그를 미워해도 이해됐다. 충분히 원망할 짓을 했으니까.

강세헌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는 다른 쪽 차 문을 열고 그녀의 옆에 앉았다.

...

갤러리 전시장에 도착한 후 기사가 먼저 내려 트렁크에서 휠체어를 가져왔다.

강세헌도 차에서 내려 송연아를 안고 휠체어에 조심스럽게 앉혔다. 그녀의 다리에 얇은 담요도 덮어주었다.

송연아는 고개 들어 주변을 쭉 둘러보았다. 고훈은 장소 선택이 참 탁월했다. 용운시 옛 성문은 나라의 보호를 받는 고대 건축물이라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어 여기 서서 봐도 역사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강세헌이 휠체어를 밀면서 그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앞엔 수많은 차들이 세워졌다.

오늘 고훈은 적잖은 사람들을 초대했다.

전시장에 들어선 후 송연아는 벽에 걸린 그림을 보더니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고훈이 왜 갤러리 전시회를 열었는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전에 그녀는 청양시에서 화실을 열었는데 나중에 고훈이 전부 폐쇄해버렸고 흔적조차 말끔히 지웠다. 목적은 바로 강세헌이 조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 안에는 그녀의 그림이 엄청 많았다.

이번에 갤러리 전시회를 주최한 의도가 강세헌을 엿 먹이기 위해서인가?

송연아는 저절로 미간이 구겨졌다.

‘마음대로 하라지 뭐. 세헌 씨가 이 일로 나랑 이혼해주면 오히려 잘된 일이잖아.’

“강 대표.”

고훈은 그들을 보자 하던 얘기를 마치고 재빨리 이쪽으로 걸어왔다.

“너도 왔어? 나 너한테 초대장 안 보낸 것 같은데?”

그의 전시회는 강세헌에게 보여주기 위해 주최한 것이다.

강세헌이 무조건 올 거란 보장이 있었다.

하여 고훈은 일부러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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